[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단기적으로 머무는 것이라면 어디에나 있어도 좋죠."
신태용(47) 축구대표팀 감독이 2018 러시아월드컵 베이스캠프로 최북단의 상트페테르부르크를 선정한 것에 대한 이유를 밝혔다. 신 감독은 '환경'을 최우선으로 꼽았다. 내 집처럼 생활 가능한 편안함 유지가 핵심이라는 의미다.
신 감독은 지난 13일 일본 도쿄 아지노모토 스타디움 서부 훈련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하루 앞선 12일 결정된 상트페테르부르크 베이스캠프 선정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지난 10월 러시아·모로코와 유럽 원정 평가전을 치른 뒤 러시아 현지에 직접 들어가 베이스캠프 후보지를 두루 둘러봤던 신 감독은 상트페테르부르크와 모스크바 두 곳을 놓고 고심했다. 코칭스태프 및 지원스태프와 상의를 통해 결정을 내렸다.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페테르호프 호텔과 스파르타크 훈련장을 최종 선정했다.
페테르호프 호텔은 3개동으로 구성됐다. 2개동을 대표팀이 단독으로 사용하며 1개동에 위치한 리셉션홀은 치료실과 장비실 등 선수들을 지원하는 시설로 활용된다. 폴코보 국제공항과 30분 떨어져 이동이 용이하고 흙길 산책이 가능한 공원도 있다.
2017 동아시아 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일본전(16일)을 준비하고 있는 신 감독은 "(베이스캠프 선정에 있어) 환경적인 부분을 먼저 생각했다. 상트페테부르크와 모스크바 모두 직접 가서 살폈다. 상트페테르부르크의 경우 쉬는 조건이 좋았다. 호수도 앞에 있고 안락한 분위기라 좋았다. 다른 곳은 호텔 밖을 벗어나기 어렵다"고 말했다.
최대한 번잡한 환경에서 벗어나 독립된 그리고 조용한 훈련 환경에서 축구에만 집중하겠다는 의도인 셈이다. 해당 호텔은 주변에 있는 숙박 시설 중에서도 가장 많은 객실(150개)을 갖추고 있다. 사우나·체력단련실·수영장 등 훈련에 몰두하기에는 최상이다.
F조에 속한 한국은 6월 18일 니즈니노브고로드에서 스웨덴과 첫 경기를 치른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첫 경기 기준으로 5일 전까지는 베이스캠프에 입성하는 것을 권고하고 있다. 보통 경기 이틀 전 개최 도시로 이동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신태용호'는 6월 10일 전후로 베이스캠프 입성이 유력하다.
장기적으로 머무는 곳이라는 점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신 감독은 "다른 후보지는 선수들이 마음을 정비할 산책 공간이 없다. 모스크바의 경우 도심 내에 숙소가 있어 교통 체증 등으로 훈련장으로 가는 길이 멀다. 상트페테르부르크로 결정하면서 선수단 컨디션 조절 등 여러 가지 부분을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단점으로 꼽히고 있는 백야에 대해서는 철저한 대비를 했다고 전했다. 위도가 높은 러시아는 여름에 해가 늦게 지고 빨리 떠오르는 백야 현상이 심하다. 모스크바의 경우 평균 오전 4시 49분에 해가 뜨고 오후 11시17분에 진다. 상트페테르부르크의 경우 4시 40분이 일출이고 일몰은 오후 11시 24분이다.
백야는 긴장감이 큰 선수들의 수면 장애 유도 가능성으로도 이어진다. 하지만 신 감독은 "(베이스캠프 방문 당시)백야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일단 빛이 들어오지 않는 수면 커튼을 제작하면 문제가 없다. 선수들이 잠드는 시간만 인지하면 된다"고 말했다.
규칙적인 훈련으로 잠드는 시간은 크게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신 감독은 "선수들은 기본적으로 하루에 7~8시간을 잔다. 또한 낮에도 1시간 정도 수면을 취한다. 대회에 돌입하면 하루 평균 한 시간 반 정도 훈련한다. 큰 문제는 없다고 본다"며 오랜 시간 형성된 생체 리듬이 백야를 극복하는 요소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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