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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호 베이스캠프 '꼼꼼하게 결정'


상트페테르부르크 편안한 휴식 초점…백야·공항 소음 문제 없어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신태용호'의 2018 러시아월드컵 베이스캠프가 상트페테르부르크로 결정됐다. 모스크바와 경합했지만 애초부터 신태용 감독의 마음은 상트페테르부르크쪽으로 기울어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축구협회(이하 축구협회)는 12일 신태용호의 월드컵 전진 기지를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뉴 페테르호프 호텔과 스파르타크 훈련장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숙소와 훈련장을 안정된 분위기에서 전용으로 사용 가능하다는 장점을 앞세웠다.

호텔은 3개의 독립된 숙소동 중 2동을 전용으로 사용한다. 월드컵 본선에는 선수들 개개인이 1실씩 독립적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활용 객실이 많아진다는 점도 고려했다.

지리적으로 보면 뉴페테르호프 호텔은 상트페테르부르크 시내와는 떨어져 있다. 공항에서 시내 대신 외곽으로 빠진다. 복잡함보다 여유로움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공항에서 출발하면 30분 이내면 호텔로 도착할 수 있다.

호텔 주변으로는 호수와 분수 그리고 공원으로 잘 알려진 페테르호프 궁전이 있다. 흙길로 조성돼 선수들이 피로를 달래기 위해 조깅이나 산책을 하기에도 그만이다. 안전에도 문제가 없다. 호수 한 바퀴를 도는데는 40분 정도가 걸린다. 무릎에 부담이 가지 않는다. 내 집처럼 느껴지는 호텔을 만들자는 신 감독의 의도에 충분히 부합한다.

훈련장은 호텔에서 15분 이내 이동할 수 있다. 훈련장 주변에 고층건물이 없고 군사시설이 많아 일반인이 출입 불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훈련장 밖에는 잔디를 심하게 훼손해도 되는 체력 운동 공간까지 갖추고 있다. 잔디 훼손 걱정 없이 편안하게 할 일을 마치고 돌아가면 되는 구조다.

물론 상트페테르부르크가 개최 도시 중 가장 북쪽에 있다는 점에서 우려도 있었다. 모스크바와 떨어져 있는데 한국이 경기를 치르는 니즈니노브고로드(1차전)와 카잔(3차전)과 상대적으로 멀어지는 단점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선수들은 대회가 열리면 직항 전세기로 이동한다. 이동 시간이 모스크바와 비교해 평균 30분 정도가 더 소요되는 것은 사실이다. 모스크바에서 니즈니노브고르드는 50분, 로스토프 온-돈 1시간 40분, 카잔은 1시간 20분이 각각 걸린다.

반면 상트페테르부르크 기준으로는 니즈니노브고로드 1시간 30분, 로스토프 온-돈 2시간 15분, 카잔 1시간 50분이다. 어차피 항공 이동이고 큰 차이가 없다면 비행시간이 조금 길어도 문제가 없다는 것이 신 감독과 코칭스태프가 내린 판단이다.

세밀한 결정은 신 감독의 몫이다. 지원스태프가 결정을 앞두고 세 차례나 사전 답사하며 신 감독에게 정보를 제공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의 경우 다른 개최 도시와 비교해 평균 일몰 시각이 밤 11시 24분으로 늦다. 백야 현상이 더 오래 이어진다.

분명한 단점이다. 선수들의 피로 해소에 백야는 치명적인 요소다. 하지만 빛을 막아주는 객실 암막 커튼 등을 꼼꼼하게 살피며 문제 요소를 최대한 차단했다는 것이 축구협회 측 설명이다.

한편 상트페테르부르크 공항 활주로는 호텔 쪽으로 길게 뻗어 있다. 항공기 이·착륙 문제가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모스크바 다음가는 러시아 제2 도시인 상트페테르부르크 폴코보 공항은 24시간 이륙과 착륙이 가능한 국제공항이다. 국내와 국제선이 모두 취항한다. 평균 5분 간격으로 이·착륙이 이어진다.

그나마 나은 점은 호텔이 공항에서 직선거리로 25㎞ 정도 떨어졌다는 점이다. 한국공항공사 관계자는 "보통은 공항 착륙 시에는 후방 10㎞부터 고도가 지면과 거의 맞닿는다고 보면 된다. 25~30㎞ 정도면 소음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착륙도 마찬가지다. 기수가 급상승해 문제될 부분이 없다"고 전했다.

베이스캠프 실사에 직접 나섰던 축구협회 관계자도 "직접 확인했지만 이·착륙 소음 문제는 문제되지 않는다. 일본의 경우 6번이나 점검했는데 우리는 대표팀 상황 때문에 많이 늦게 출발했다. 그래도 선방했다고 본다"고 답했다.

축구협회는 2014 브라질월드컵 당시 이구아수로 베이스캠프를 결정했다. 상파울루 등 대도시 인근에 베이스캠프를 차린 경쟁국과 비교됐다. 조용한 환경에서 훈련했지만 상대적인 이동 거리가 늘어났다는 단점이 명확했고 잦은 폭우와 저온까지 겹쳐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이번에는 달랐다. 러시아 현지의 6월 평균 5년 치 기온과 강수량을 모두 확인하는 등 꼼꼼하게 살폈다. 더이상은 시행착오는 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조이뉴스24 도쿄(일본)=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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