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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장에서 축구 자선 경기, 웃음+의미 모두 잡았다


홍명보 자선축구, 고척돔에서 열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당신들은 영원한 국가대표~'

골을 넣은 뒤 선수들은 유니폼 상의를 벗어 티셔츠 안에 적힌 글자 순서대로 섰다. 6인의 축구영웅을 기억하자는 뜻으로 마련된, 자선 축구 경기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겠다는 행동이었다.

19일 오후 서울 고척 스카이돔, 야구장에서 축구가 열리는 이색적인 행사가 열렸다. 지난 2003년 홍명보 축구재단이 시작한 'KEB하나은행과 함께하는 셰어 더 드림(Share The Dream) 2017 자선 축구'가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왔다. 벌써 16회째다.

희소병에 걸린 환아를 돕는 등 자선의 의미에 충실했던 자선 축구는 올해 대한민국의 축구 영웅 6명(고 김화집, 김용식, 한홍기, 최정민, 홍덕영, 정남식)을 기리고 수익금은 축구 발전을 위해 공헌한 국가대표 출신 원로 중 형편이 어려운 분들을 위한 의료지원금으로 활용된다.

동시에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 개최와 땀을 흘리며 훈련하는 선수단을 응원하는 의미도 담았다. 축구에만 국한되지 않고 올림픽을 응원해 남은 열기를 러시아월드컵까지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사랑(12명), 희망(11명), 하나(12명)팀으로 나눠 18분씩 풀리그로 치렀다. 일반 축구장 규격보다는 작았지만, 야구장 외야 전체에 선을 긋고 활용했다는 점이 이채로웠다. 자선 경기 관계자는 "야구장에서 한다는 아이디어는 좋은 것 같은데 실제로 어떤 느낌일지는 잘 모르겠다"고 전했다.

홍명보 자선 축구는 추운 겨울을 장식하는 중요한 행사다. 축구 경기 자체에 충실하다 너무 추워서 체육관으로 옮겨 풋살로 치르기로 했다. 올해는 관전 여전히 더 쾌적한 고척돔으로 옮겨 축구에 집중했다.

외야 1층 관중석은 꽉 찼다. 2층도 상당한 관중이 몰렸다. 편안한 분위기에서 관중들은 조용히 관전하다가도 좋아하는 선수가 나오면 소리를 쳤다. 약한 경쟁이다 보니 팬들도 편하게 즐겼다.

인조 잔디 위를 뛰다 보니 이민아(고베 아이낙)는 다리가 풀려 혼자 넘어지는 우스꽝스러운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초청 선수로 나선 개그맨 서경석은 개인기를 부렸고 이탈리아 출신 방송인 알베르토는 강한 슈팅을 보여주기도 했다. 전직 마라토너 이봉주는 뛰는 모습 자체가 팬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소소한 프로그램도 팬들의 집중도를 높였다. 사랑-희망팀 경기가 끝난 뒤에는 걸그룹 우주소녀가 공연했고 희망-하나팀 경기 후에는 이어달리기가 있었다. 축구공 드리블, 하키, 전력 질주, 지압 슬리퍼 신고 뛰기, 성화봉송 등 재미나게 뛰었다. 지압 슬리퍼를 신고 뛰던 이민아는 앞서가던 심서연의 슬리퍼가 벗겨지자 멀리 던져버리는 재치를 보여줬다.

영웅들을 향한 세리머니에도 충실했다. 1경기 3분 사랑팀 정대세가 골을 넣은 뒤 '잊지 않겠습니다. 축구 영웅들'이라는 글자를 만들었다. 희망팀도 '당신들은 영원한 국가대표'를, 하나팀은 '열정의 땀방울! 기억될 평창'이라는 글자를 만들어 세리머니에 충실했다. 재미와 의미를 모두 잡은 야구장에서의 자선 경기였다.

조이뉴스24 고척=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사진 이영훈기자 rok6658@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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