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27년 만에 남북단일팀이 출발한다. 남북측은 지난 17일 판문점 남측에 있는 '평화의 집'에서 차관급 실무회담을 가졌다.
남북은 이 자리에서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하는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에 합의했다. 이로써 지난 1991년 이후 27년만에 세 번째로 남북단일팀이 닻을 올린다.
남북은 1991년 일본 지바에서 열린 세계탁구선수권대회와 같은해 포르투갈에서 열린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에 단일팀을 꾸려 출전했다. 올림픽과 같은 국제종합경기대회에서 단일팀 구성은 이번이 처음이다.
남북은 지난 9일 고위급 회담을 통해 여자 아이스하키에서 단일팀 구성을 논의했고 8일 만에 결정을 낸 것이다. 이번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단일팀 구성은 의미가 있다.
남북관계를 새롭게 정립하고 서로간 교류를 늘릴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남북 화해 무드를 마련할 수 있는 출발선이 될 수도 있다.
단일팀 엔트리는 오는 20일 스위스 로잔에서 열릴 예정인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평창 회의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을 비롯해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대한올림픽위원회·민족올림픽위원회(북한)·남북 IOC위원·남북 정부인사 등 관계자들이 참석하는 '남북한 올림픽 참가 회의'다.
이번 회의에 관심이 모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IOC는 국제빙상경기연맹(ISU)·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과 협의한 북한 선수들의 와일드카드(특별출전권) 배분 내용을 남북 양측에 통보할 예정이다. 따라서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엔트리가 확정된다. 또한 올림픽 개회식 공동입장과 한반도기 사용 등에 대해 최종적으로 합의하는 자리가 된다.
남북 단일팀이 닻을 올리지만 고비는 있다.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오는 2월 10일 첫경기를 치른다. 시일이 촉박하다. 단일팀 엔트리 숫자가 어떻게 정해지느냐도 중요하다.
정부는 단일팀이 되더라도 기존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선수들에게 피해를 절대 주지 않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23명인 엔트리를 늘려 남북 선수들이 모두 출전할 수 있도록 IOC와 IIHF에 최대 35명의 엔트리 증원을 요청한 상황이다.
남북 실무회담에서도 기존 23명(남측)을 그대로 유지하고 북측 선수를 추가하는 식으로 단일팀을 구성하자고 합의했다. 선수 선발 전권도 여자대표팀 사령탑을 맡고 있는 세러 머리 감독에게 맡긴다.
하지만 '단일팀 엔트리 확대' 요구를 평창동계올림픽 출전국과 IIHF 회원국이 받아들일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여자대표팀과 첫경기를 치르는 스위스는 반대 의사를 전했다. 정치적인 측면에서 단일팀 구성은 남북관계를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 신호지만 스포츠로만 놓고 보면 특혜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스위스 측은 "남북단일팀에 한해 엔트리를 늘린다면 스포츠에서 공정한 경쟁을 왜곡시킬 수 있다"는 뜻을 전달했다.
단일팀에 북한 선수가 몇명이 합류할지도 관심이다. 머리 감독은 지난 16일 입국 당시 "2~3명 정도가 팀에 온다면 모르겠지만 10명 정도로 늘어날 경우는 곤란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팀 워크와 조직력 등에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올림픽 첫경기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다. 남북 선수들이 함께 손발을 맞출 시간도 없고 머리 감독이 북측 선수를 파악하는데도 여유가 없다. 한편 앞서 두 차례 구성된 단일팀은 남북은 선수 숫자가 같았다.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남북은 남녀 모두 11명씩으로 팀을 구성했다.
청소년축구대표팀 역시 엔트리(18명) 절반인 9명씩을 맞췄다. 물론 당시에는 단일팀 구성에 기간이 지금처럼 촉박하지 않았다. 올림픽 첫 단일팀이 되는 여자 아이스하키대표팀에 기대와 우려의 교차하는 이유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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