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선수들의 발은 무뎌지는데 벤치의 대응은 소극적이었다.
김봉길 감독이 이끄는 한국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이 20일 중국 쿤산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아시아 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8강전에서 말레이시아에 2-1로 신승을 거두고 4강에 진출했다.
출발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조영욱(FC서울) 대신 왼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조재완(서울 이랜드FC)이 12초 만에 골망을 흔들었다. 중앙선 아래에 있던 이상민(울산 현대)의 롱패스를 머리로 잡아 왼발로 골을 터뜨렸다. 순전히 개인 전술이었다.
그러나 이후 말레이시아의 조직력에 한국 공격 전개는 부정확했다. 말레이시아는 무작정 수비만 하지는 않았다. 기본 틀은 '선 수비 후 역습', 그러나 조별 예선에서 확실한 단점을 보여줬던 한국에 담대하게 도전했다.
김 감독은 최전방의 이근호(포항 스틸러스)에게 수비 경합을 맡기면서도 좌우 측면 공격수로 나선 조재완과 김문환(부산 아이파크)이 말레이시아 측면을 체력을 앞세워 흔들게 했다.
의도는 좋았다. 결승 진출이 목표인 대표팀의 상황을 고려하면 주요 자원의 체력을 아낄 필요가 있었다. 김문환은 시리아전 종료 직전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해 체력에도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후반이 문제였다. 한국을 이기는 것이 최대 목적이었던 말레이시아는 적극적으로 밀고 올라왔다. 말레이시아의 강한 압박에 한국 수비는 뒤로 밀렸다. 전방의 공격진도 체력이 떨어지면서 수비 가담이 적어졌다.
결국 22분 타나발란 나다라자에게 실점했다. 이번에도 순식간에 측면이 뚫렸다. 선수들의 압박이 헐거워진 틈을 놓치지 않은 말레이시아의 빠르기가 효과를 발휘한 결과였다.
선수 교체는 26분에서야 이뤄졌다. 조재완이 빠지고 조영욱이 나섰다. 왼쪽 측면 공격에만 변화가 있었을 뿐 전체적인 효과는 크게 보이지 않았다. 최전방의 이근호는 볼을 놓치는 등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그 사이 말레이시아는 3명을 모두 교체해 지친 한국을 공략했고 동점골이라는 수확물을 얻었다.
40분 한승규(울산 현대)가 이근호와 콤비플레이로 결승골을 넣고 나서야 43분 고명석(부천FC 1995), 추가시간 조유민(중앙대)이 투입됐다. 골이 터지지 않았다면 연장전을 대비하는 선수 아끼기처럼 보였다. 확실한 승리를 잡지 못하고 벤치의 소극적인 대응만 더 드러난 김봉길호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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