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결국, 눈물샘이 터졌다. 두 번의 연장전에서 이겼다면 4강 진출이 가능했기에 더욱 안타까웠다.
컬링 믹스더블(혼성 2인조)의 장혜지(21)-이기정(23) 조가 2018 평창동계올림픽 마지막 경기를 끝냈다. 11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믹스더블 예선 최종전에서 케이틀린 로스-존 모리스(캐나다) 조에 3-7로 졌다.
2승 5패를 기록한 장혜지-이기정 조의 4강 진출은 꿈으로 끝났다. 그러나 얼마든지 세계에 도전 가능함을 알렸다.
대회 내내 안구건조증으로 눈을 깜빡이며 경기를 치렀던 이기정은 "영광스러운 대회였다"며 쉽게 말을 잇지 못했고 눈물을 글썽거렸다. 겨우 감정을 제어한 이기정은 "정말 즐거운 올림픽이었다. 컬링을 많이 봐주셔서 감사드린다"며 팬들에게 인사를 전했다.
유쾌한 장혜지의 목소리도 떨렸다. 그는 "우리가 올림픽에 오도록 도움을 준 분들께 감사드린다. 감독, 코치, 지원스태프 모두 그렇다. 동해에서 강릉을 오가며 도왔다"고 말했다. 특히 장혜지는 안예진 트레이너, 김정태 전력분석관의 이름을 꼭 넣어 달라고 부탁(?)했다.
믹스더블은 끝났지만, 남녀 단체전은 이제 시작된다. 이기정은 컬링의 보는 재미를 높였다는 지적에 대해 "팬들에게 너무 감사하다"며 "우리가 부족했다. 다음 올림픽은 많이 준비해서 최고의 선수가 되겠다"며 더 발전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과정을 살펴보면 장혜지-이기정의 아쉬움이 진하게 묻어 나오는 것이 당연하다. 핀란드와의 첫 경기를 9-4로 이겼고 미국도 9-1로 꺾었다. 그러나 OAR(러시아 출신 선수)와 중국에는 연장 혈전을 벌여 패했다. 소위 종이 한 장 차이 승부였다.
이기정은 "우리의 실력이다. 많이 부족했다고 느꼈다. 기초부터 다듬는 것이 중요하다. 어이없는 실수도 했다. 스톤을 순서대로 던지지 못했던 실수는 하지 말아야 한다. 안구건조증이 심해서 일부 팬들이 비난하는 것이 두려웠지만 다들 걱정해주셔 감사하다"고 냉정하게 평가했다.
그나마 컬링의 대중화 가능성을 봤다는 것은 긍정적이다. 장혜지는 "컬링을 대중에 알린 것이 가장 큰 소득이다. 재미있다는 말이 고마울 따름이다"고 전했다.
믹스더블은 이번 올림픽부터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경기 시간이 빨라 보는 재미를 높인다. 개최국 자격으로 나선 장혜지-이기정은 생각 이상으로 선전했다. 4월 세계선수권대회에 대한 기대감도 상당하다.
이기정은 "정말 쉬고 싶다"며 휴식을 원했다. 반면, 장혜지는 "남자 아이스하키를 보고 싶다"며 올림픽을 즐기겠다는 뜻을 전했다. 이어 "아이돌 그룹 FT아일랜드를 정말 좋아한다. 이홍기를 꼭 만나보고 싶다. (취재진이) 도와달라"며 유쾌한 청탁(?)을 했다.
괜찮은 호흡을 보였던 두 사람은 서로에 대해서도 감사함을 잊지 않았다. 웃고 있던 이기정은 "수고했다고 말해주고 싶다"며 짧게 전했다. 반면 장혜지는 눈물을 쏟으며 "내가 많이 부족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조이뉴스24 강릉=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사진 이영훈기자 rok6658@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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