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김양수 기자] 연극계 미투 열풍이 거세다. 이승비에 이어 이번엔 김지현이 연희단거리패 이윤택 예술감독의 성폭행을 고발하고 나섰다.
특히 김지현은 임신과 낙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성폭행을 당했다고 밝혀 파장이 커질 전망이다.
19일 김지현은 자신의 SNS에 장문의 고발글을 올렸다. 김지현은 "며칠 전 이윤택 선생님의 성폭력 사건이 밝혀지면서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연희단거리패에서 있었던 과거의 끔찍했던 기억이 다시 떠올랐고, 치유된 줄 알았던 전 다시 심장이 뛰고 온몸이 뻣뻣하게 저리고 눈물이 났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조금 전 이윤택 선생님의 기자회견장에 갔다. 일말의 양심이 있다면 모든 죄를 인정하고 용서를 빌 것이라고, 그래서 제가 받은 상처도 치유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작은 희망에서 갔던 것"이라며 "그러나 선생님께선 전혀 변함이 없으셨다. 특히 성폭행 부분에서 강제성이 없었다는 말씀에 저는 기자회견장을 뛰쳐나올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2003년부터 2010년까지 연희단거리패에서 활동을 했다. 황토방이란 곳에서 여자단원들은 밤마다 돌아가며 안마를 했고, 저도 함께였다. 그 수위는 점점 심해졌고, 급기야 혼자 안마를 할때 성폭행을 당했다. 그리고 2005년 임신을 했다"라며 "제일 친한 선배에게 말씀을 드렸고 조용히 낙태를 했다. 낙태사실을 아신 선생님께선 제게 200만원인가 건네시며 미안하단 말씀을 하셨다"고 폭로해 충격을 자아냈다.
또한 "이후 얼마간은 절 건드리지 않으셨지만 사건이 점점 잊혀져갈때쯤 다시 성폭행하시기 시작했다. 전 자신의 사람이란 말씀을 하시면서"라며 "그런데 언젠가부터 하늘을 똑바로 쳐다볼 수가 없었다. 무대 위에서 관객 앞에 떳떳하게 서있을 수가 없었다. 몸이 아프다는 핑계를 대며 조용히 그곳을 나왔다. 집에 돌아왔지만 일상생활이 불가능했고, 공황장애 판정을 받았고 지금도 치료를 받고 있다"고 고백했다.
앞서 지난 14일 김수희 극단 미인 대표는 10년 전, 당시 연극 '오구' 연출을 맡은 이윤택 연출가가 "자기 성기 주변을 주무르라고 했다"고 폭로했다. 지난 17일 연희단거리패에서 활동한 A씨 또한 이윤택 연출가에게 두 차례 성폭력 당했다고 주장했다. 19일 이승비 역시 "발성연습을 빌미로 CCTV가 없는 곳에서 온몸을 만졌다"고 밝혔다.
한편, 이윤택 연출가는 19일 서울 종로구 30스튜디오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자들에게 진심으로 사죄드린다. 정말 부끄럽고 참담하다"며 성추행을 인정했다. 하지만 "성폭행은 하지 않았다"라며 "법적 절차가 진행된다면 성실히 수사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이하 김지현 심경글 전문
몇일전 이윤택 선생님의 성폭력 사건이 밝혀지면서 잠을 이룰수가 없었습니다. 연희단거리패에서 있었던 과거의 끔찍했던 기억이 다시 떠올랐고 치유된줄 알았던 전 다시 심장이 뛰고 옴몸이 뻣뻣하게 저리고 눈물이 났습니다. 페이스북에 제가 아는 사람들의 글이 쏟아졌지만 전 용기가 없어 그냥 지켜보고만 있을 뿐이었습니다.
그리고 조금전 이윤택 선생님의 기자회견장에 갔습니다. 일말의 양심이 있다면 모든 죄를 인정하고 용서를 빌것이라고 그래서 제가 받은 상처도 치유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작은 희망에서 갔던것 같습니다. 그러나 선생님께선 전혀 변함이 없으셨습니다. 특히 성폭행 부분에서 강제성이 없었다는 말씀에 저는 기자회견장을 뛰쳐나올수밖에 없었습니다.
저는 2003년부터 2010년까지 연희단거리패에서 활동을 했습니다. 많은분들이 증언해 주신것 처럼 황토방이란 곳에서 여자단원들은 밤마다 돌아가며 안마를 했었고 저도 함께였습니다. 그리고 그 수위는 점점 심해졌고 급기야 혼자 안마를 할때 전 성폭행을 당했습니다.
그리고 2005년 전 임신을 하였습니다. 제일 친한 선배에게 말씀을 드렸고 조용히 낙태를 했습니다. 낙태 사실을 아신 선생님께선 제게 200만원인가를 건내시며 미안하단 말씀을 하셨습니다. 이후 얼마간은 절 건드리지 않으셨지만 그 사건이 점점 잊혀져갈때 쯤 선생님께서 또 다시 절 성폭행 하시기 시작했습니다. 자신의 아이를 임신했던 아이기에 전 자신의 사람이란 말씀을 하시면서요. 괜찮다. 괜찮다.
이윤택 선생님과의 일 말고는 연희단거리패에서의 생활이 선배들과 후배들과의 관계가 그리고 그곳에서의 공연이 너무 좋고 행복해서 그곳을 나올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하늘을 똑바로 쳐다볼수가 없었습니다. 무대위에서 관객앞에 떳떳하게 서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전 몸이 아프다는 핑계를 대며 조용히 그곳을 나왔습니다. 집에 돌아왔지만 일상생활이 불가능 했고 병원에서 공황장애 판정을 받았고 지금도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지금 연희단거리패에 계신 선배님들께선 아마 이 사실을 모르실겁니다. 그때 용기내서 도와달라고 말씀 못드려 죄송합니다. 그리고 제가 나온 이후에도 분명 선생님과 피해자만이 아는 저와 같은 아픔을 가지고 있는 후배가 분명 더 있을것이라 확신합니다.
지금 용기 내지 않아서 이 일이 흐지부지 된다면 지금까지 자신의 아픔을 힘겹게 꺼내준 피해자들이 또 한번 고통을 당할 것입니다. 제가 이렇게 용기를 내는 것이 연극계가 바로 서는 일이고 제가 다시 하늘을 똑바로 볼수 있고 무대 위에서 떳떳한 배우가 될수 있는 길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하늘에 계신 윤주선배님 죄송합니다. 나중에 만나서 무릎 꿇고 죄송하다고 말씀 드리겠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조이뉴스24 김양수기자 lia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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