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한국에서 치르는 올림픽이라 (아리랑을) 선택했습니다."
피겨스케이팅 아이스댄스 민유라(23)-알렉산더 겜린(25) 조가 아름다운 아리랑을 선보이며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마쳤다. 외국인이 이해하기 힘든 정서였지만 우리의 문화를 보여주려 노력했다고 전했다.
민유라-겜린 조는 20일 강원도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피겨스케이팅 아이스댄스 프리 댄스에서 86.52점(기술점수(TES) 44.61점, 예술점수(PCS) 41.91점)을 받았다.
전날 쇼트 댄스에서 61.22점(TES 32.94점, PCS 28.28점)을 받아 전체 24개조 중 16위로 20위까지 주어지는 프리 댄스에 진출했던 민유라-겜린 조는 총점 147.74점을 받았다. 한국 최초 올림픽 기록이다.
민유라는 "끝나서 아쉽다. 또 나가서 하고 싶다. 처음부터 끝까지 힘들지 않았고 팬들의 호응도 좋았다. 쉽게 마음 편하게 할 수 있었다. 아주 완벽하지 않았지만, 기술적으로 이런 이야기가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뿌듯하다"며 감상을 남겼다.
'홀로 아리랑'은 해외에서는 익숙하지 않은 곡이다. 민유라는 "메인 코치는 괜찮다고 했지만 어시스턴트 코치는 위험한 선택이라고 했다. 한국 사람은 알아도 독일, 미국 심판은 모르지 않나, 힘들 것 같지만 알렉스와 끝까지 해보겠다고 했다"며 아리랑에 집착했던 이유를 설명했다.
처음 아리랑을 선보인 뒤 한국 심판이 다른 배경음악으로 바꾸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제안을 들었다는 민유라는 "우리가 올림픽 출전권을 얻지 못했다. 기술 점수가 떨어지면 올림픽 출전권을 얻기 어렵지 않나. 그래도 끝까지 하겠다고 했다. 올림픽까지 와서 아리랑을 할 수 있어 기뻤다"고 말했다.
평창 올림픽이라 아리랑은 선택했다고 누누이 강조했던 민유라-겜린 조다. 민유라는 "국내에서 열린 올림픽이라 선택한 음악이다. 이 곡을 올림픽에서 한다면 꼭 쓰고 싶었다. 여자 싱글은 김연아가 있어서 잘 알려졌지만 아이스댄스는 이번이 두 번째 출전이다. 한국 아이스댄스 알리고 싶었고 아리랑에 한복을 입고 나왔다"고 전했다.
태극마크를 달고 올림픽에 나선 기분은 어떨까. 재미교포인 민유라는 "한국 자부심(Korean Pride) 같은 것이 있다. 미국에서 태어났어도 어머니가 늘 너는 한국 사람이고 한국을 알아야 한다고 말해줬다. 나는 미국에서 태어난 한국 사람이다"며 자신의 정체성을 강조했다.
겜린은 2022 베이징올림픽을 생각하고 있었다. 그는 "베이징까지 4년 남았다. 또 하고 싶다. 지금 시즌 다 끝나가고 있는데 한국에도 아이스댄스가 있다는 것을 알려서 좋았다. 전에는 '피겨 선수 아니냐'고 했지만, 요즘은 아이스댄스 선수 아니냐고 말해줘서 기분 정말 좋았다. 또 하고 싶다"며 의지를 보였다. 한복 착용에 대해서는 "입어봤다. 제대로 된 한복 착용은 나중에 해봤다"며 웃었다.
민유라도 한복 의상은 다소 어색했던 모양이다. 그는 "한복은 약간 느슨하다. 치마도 크다. 스케이트 탈 때는 못 한다. 디자이너와 상의했고 딱 붙도록 제작했다. 알렉스도 불편하지 않다고 했다"며 특수 제작해 연기에 문제가 없었다고 답했다.
캐나다 출신의 겜린은 부모님이 노후자금을 모아 훈련 비용을 지원하는 것에 대해 "나를 위해 많은 걸 희생했다. 말을 못 하겠다"며 울먹거렸다.
조이뉴스24 강릉=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사진 이영훈기자 rok6658@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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