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어? 같은 청백적이네."
7일 수원월드컵경기장, 수원 삼성-상하이 선화(중국)의 2018 아시아 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H조 3차전 경기에는 이색적인 풍경이 펼쳐졌다.
수원의 상징색은 파란색, 흰색, 빨간색이다. 엠블럼에도 세 가지 색상이 섞였다. '청백적'이라 칭하는 이유다. 서포터 그랑블루(프란테 트리콜로)의 응원곡에도 '청백적의 기를 높여라'라는 가사가 있다.
그런데 유사품(?) 청백적 군단이 나타났다. 상하이 선화도 수원과 같은 색을 상징색으로 사용한다. 홈 유니폼은 수원과 똑같은 파란색이다. 원정 유니폼도 흰색이다.
5백여 상하이 원정 서포터는 청백적으로 물들인 응원 현수막을 내걸었다. 응원가도 박자와 리듬이 똑같았다. 중국어만 아니었다면 영락없는 수원 서포터였다. 평일 경기라 수원 팬들보다 인원도 많아 응원가도 크게 들렸다. 그랑블루는 태극기를 내걸어 클럽 국가 대항전 의미를 강조했다.
상하이 응원단은 남쪽 관중석 1층 70%를 차지했다. 응원은 열정적이었다. 그러나 조직적인 면에서는 수원 그랑블루가 압도했다. 전반 초반만 해도 응원 소리는 상하이가 더 컸지만, 퇴근, 수업을 마친 그랑블루가 합류하면서 분위기는 달아올랐다.
수원 관계자는 "AFC가 경기 시작 시작을 일괄적으로 정리하는 바람에 팬들이 늦게 올 수밖에 없었다"며 아쉬움을 표현했다. 지난해까지는 저녁 7시 30분 시작이었지만 올해는 7시 시작이다. 후속 경기 생중계 등 상업적인 부분을 고려했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수원 팬들의 힘은 상하이에 우위였다. 대신 수원 측은 상하이 응원단의 안전 관리에 집중했다. 행여 똑같은 색상으로 인해 불상사가 발생하면 구분이 어렵기 때문이다. 수원 관계자는 "상하이 팬들이 워낙 극성맞아서 경찰력을 배치하는 등 신경을 썼다. 지역 라이벌팀 상하이 상강 경기에 가서 행패를 부리는 등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고 전했다.
실제 상하이 선화 팬들은 최근 대대적인 투자로 성장해 ACL 단골 손님이 된 상하이 상강에 반감을 갖고 있다. 2016년 상강의 호주 원정까지 간 선화 팬이 행패를 부린 일도 있었다. 같은 해 8강에서 상강을 만나 원정을 갔던 전북 현대 팬 곁에서 응원하는 선화 팬도 있었다.
그나마 선화가 2011년 이후 7년 만에 나와 자신들의 무대를 누비면서 난폭성을 확인하는 일은 사라졌다. 물론 어디까지나 조별리그에서의 일이다. 선화와 상강의 성적에 따라 유별남을 확인하는 기회가 생길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조이뉴스24 수원=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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