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류한준 기자] 2년전과 같은 불운은 없었다. 남자 프로배구 외국인선수 드래프트가 지난 10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몬자에서 열렸다.
확률 추첨으로 진행된 지명 순위 결정에서 1순위는 우리카드가 가져갔다. 우리카드는 드래프트에 앞서 진행된 트라이아웃에서 1순위 후보로 첫 손가락에 꼽힌 아가메즈(33·콜롬비아)를 주저않고 선택했다.
우리카드는 V리그 남자부 외국인선수 선발 방식이 현행 제도로 바뀐 첫 해 불운에 고개를 숙였다. 지난 2016년 외국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지명순위가 뒤로 밀렸다. 당시 1순위 지명권을 가져갈 확률이 높았지만 4순위가 나왔다. 내심 점찍은 선수를 데려오지 못했다.
4순위로 뽑은 파다르(22·헝가리)가 나름 제몫을 했다. 우리카드와 파다르는 이후 두 시즌을 함께했다. 파다르는 V리그에서도 경쟁력이 있는 공격수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우리카드는 파다르가 뛰고 있던 동안 '봄배구'에 나서지 못했다.
아가메즈 영입으로 우리카드는 좌우 쌍포를 확실하게 구축하게 됐다. 최홍석·나경복·한상정 등이 버티고 있는 공격형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 진영에 아가메즈가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로 나선다. 화력 뿐 만 아니라 사이드 블로킹에서 높이도 보강할 수 있는 장점이 생겼다.
파다르는 공격력은 증명했지만 높이에서 만큼은 아쉬운 점이 있었다. 파다르는 신장이 2m가 안된다. 그래서 단신 공격수로 분류된다. 하지만 아가메즈는 다르다. 공식 신장이 207㎝로 파다르 보다 10㎝ 더 크다.
또한 2013-14, 2014-15시즌 현대캐피탈 소속으로 V리그를 이미 경험했다. 아가메즈 영입으로 우리카드는 어느때 보다 다음 시즌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우리카드는 전신이라 할 수 있는 우리캐피탈 시절부터 유독 외국인선수와 인연이 없었다. 이름값만 놓고 보면 아가메즈와 견줘 전혀 밀리지 않은 군다스(33·라트비아)도 있었다.
김상우 전 감독이 우리카드 지휘봉을 잡은 첫 해인 지난 2015-16시즌 군다스를 영입했다. 그런데 그는 시즌 일정을 모두 소화하지 못하고 부상으로 팀을 떠났다.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컸다.
군다스를 대신해 알렉산더(러시아)를 급하게 데려왔지만 효과는 크지 않았다. 우리카드는 결국 외국인선수 문제로 당시 시즌을 그르치고 말았다.
트라이아웃 현장에서 각 구단 코칭스태프와 사무국은 아가메즈에 대해 '역시 클래스가 다르다'는 평가를 내렸다. 현대캐피탈에서 뛸 때보다 나이가 들었지만 V리그 코트에서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뚜껑은 열어봐야한다. 우리카드는 지난 2013-14시즌 숀 루니(미국)를 야심차게 영입했다. 루니는 2005-06, 2006-07시즌 현대캐피탈의 2연속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이끈 주역이었다. 하지만 루니 영입은 당시 실패작으로 남았다.
공교롭게도 아가메즈 역시 현대캐피탈에서 뛰었다. 김 전 감독에 이어 팀 지휘봉을 잡은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과 우리카드 구단 입장에서는 '제2의 루니'는 원하지 않을 것이다.
기량과 경험만 놓고 본다면 우리카드는 팀 창단 이후 최고의 외국인선수와 함께 뛰게 됐다. 다가올 2018-19시즌 우리카드의 성적과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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