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2018 러시아월드컵을 준비하는 신태용호의 네 차례 평가전은 본선을 대비해 조직력을 확인할 좋은 기회다. 28일 온두라스, 6월1일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전은 26명에서 3명의 탈락자를 가림과 동시에 플랜C의 가동이 제대로 되는지 점검하는 무대가 된다.
물론 상황이 좋지는 않다. 일단 수비의 리더인 장현수(27, FC도쿄)는 발목 염좌 부상으로 국내 평가전은 출전이 어렵다. 신태용 감독은 23일 파주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파주NFC)에서 "장현수는 국내 평가전에 나서지 않는다. 오스트리아 사전 캠프에서 출전할 수 있다"며 선수 보호를 강조했다.
장현수가 나서지 못하면서 수비진은 새로운 조합으로 두 경기를 치르게 됐다. 중앙수비가 최근 4년 동안 4경기 이상 같은 선수로 나섰던 사례가 없었기 때문에 장현수의 이탈은 아쉽게 됐다.
남은 선수들은 생존 경쟁을 벌인다. 중앙수비 자원은 장현수까지 6명이다. 5명이 두 경기에서 경쟁력을 시험받는다. 권경원(26, 톈진 콴잔), 김영권(28, 광저우 에버그란데)이 경험에서 앞서 있고 정승현(24, 사간도스), 윤영선(30, 성남FC), 오반석(30, 제주 유나이티드)이 따라가는 모양새다.
권경원, 김영권은 올 시즌 중국 슈퍼리그, FA컵, 아시아 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를 병행했다. 운이 좋다(?)면 K리거처럼 1월부터 터키 안탈리아 전지훈련과 3월 유럽 원정에 소집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피로 걱정은 조금 덜 수 있다.
그러나 미드필드와 공격으로 향하면 사정은 다르다. 손흥민(26, 토트넘 홋스퍼)은 왼쪽 발목 통증을 참고 시즌 말을 보냈다. 기성용(29, 스완지시티)도 살벌한 잔류 경쟁을 벌이면서 무릎이 다소 피로해졌다. 황희찬(22, 잘츠부르크)이나 김신욱(30, 전북 현대)도 마찬가지다. 둘은 첫 훈련에서 훈련장 옆으로 빠져 가볍게 걷기와 스트레칭에 집중했다.
평가전에서 내용과 결과를 모두 잡기는 어려운 일이지만, 월드컵으로 가는 분위기를 살려가야 한다는 점에서는 고민이다. 게다가 4-4-2 포메이션에 기반을 뒀던 플랜A, B 가동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C가 제대로 확인할 수 있느냐에 대한 의문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주전급 선수들의 피로 누적으로 반쪽 활용만 할 수 있다. 6월3일 오스트리아로 떠나 7일 볼리비아, 11일 세네갈과 평가전이 연이어 있어 피로가 제대로 풀릴지에 대한 의문도 생긴다.
최강희 전북 현대 감독은 "평가전에 올인했다가 본선을 망치면 누가 좋아하겠는가"며 신 감독이 흔들리지 않고 계획대로 갈 것으로 내다봤다. 어차피 본선에 근접하면서 선수들의 컨디션을 올리기 때문에 현시점에서는 모든 것을 얻기가 어렵다는 뜻이다.
신 감독은 “스웨덴 언론에서는 우리가 4-4-2 포메이션에 기반을 둔 플랜A로 간다고 하더라. 스웨덴이 그렇게 준비를 한다면 더는 이야기 할 것이 없다. 다른 것도 준비 중이라는 말만 할 수 있다”며 궁금증을 유도했다.
이어 “기존 전술과 새 전술이 가미될 것이다. 경기장에서 힌트를 볼 수 있을 것이다. 2차례 평가전을 통해 내가 의도한 것들을 알아차릴 수 있을 것”이라며 국내에서 기본을 만들고 오스트리아에서 살을 붙이겠다는 것을 시사했다.
신태용호는 F조에서 가장 많은 네 번의 평가전을 치른다. 부상자 발생에 피로 누적 등으로 평가전이 득에서 독이 될 우려가 생겼다. 완성도 부족이라는 과제를 평가전에서 해결해야 하는 이해관계도 충돌한다. 깊은 고민을 안고 평가전을 준비해야 하는 신 감독이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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