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마지막 경기에서도 자기 역할을 충실히 해낸 조현우(27, 대구FC)다.
조현우는 27일 오후(한국시간) 러시아 카잔의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F조 최종전 독일전에도 골문을 지켰다.
스웨덴, 멕시코전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줬던 조현우는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리버풀 팬들이 카리우스 대신 조현우를 영입하라고 할 정도로 급부상했다.
독일전에서도 조현우의 선방은 필요조건이자 충분조건이었다. 독일의 화력을 생각하면 조현우의 선방이 중요했다. 세트피스에서도 위력을 보여주는 독일이라는 점에서 더 그랬다.
조현우는 빠른 판단력과 긴 팔을 앞세워 공중볼을 장악했다. 수비가 다소 애매한 상황이면 본인이 직접 잡겠다고 외치며 뛰어나왔다. 생각보다 독일 관중의 응원이 크지 않아 조현우의 외침이 수비진에도 충분히 전달됐다.
21분에는 조슈아 키미히의 날카로운 왼쪽 가로지르기(크로스)를 잡았다. 토마스 베르너나 마르코 로이스에게 가는 볼이 잘렸다. 38분 마츠 훔멜스가 페널티지역 안에서 넘어지며 시도한 슈팅을 몸을 던져 막았다.
최후방이 흔들리지 않으니 앞선의 김영권, 윤영선 두 중앙 수비수도 몸을 던져 방어했다. 독일은 적잖이 당황했다.
특히 시작 2분 만에 레온 고레츠카에게 결정적인 헤더 슈팅 기회를 내줬다. 하지만, 조현우가 손을 뻗어 막아냈고 경기장에는 탄성의 박수가 터져 나왔다. 조현우가 아니었다면, 한국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심리적으로 무너질 수 있었다.
독일은 급했다. 후반 7분께 스웨덴의 선제골 소식이 전해졌다. 이대로면 독일의 탈락이었다. 무조건 골을 넣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었다. 조현우가 바빠지는 것이 당연했다. 게다가 13분 187㎝의 장신 마리오 고메즈가 등장하면서 더 힘들어졌다. 독일이 공중볼 플레이를 하겠다는 의도를 확실하게 보여줬기 때문이다.
23분 오른쪽 측면에서 연결되는 가로지르기를 고메즈가 머리에 정확하게 맞췄지만, 조현우는 흔들리지 않고 잡았다. 33분에는 키미히의 왼발 크로스가 어설프게 떨어졌지만, 발로 선방했다. 이후 독일이 무섭게 페널티지역 안으로 치고 들어왔지만, 빨리 뛰어나가 잡았다.
조현우가 볼을 잡으면 관중의 환호성은 계속됐다. 독일의 파상 공세를 막은, 가장 튼튼한 방패였다. 경기는 김영권과 손흥민의 골로 2-0으로 끝났다. 조현우가 승리를 지켜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닌 경기였다. 경기 최우수선수(MOM)은 당연했다.
/카잔(러시아)=이성필 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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