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권혜림 기자] 영화 '신과함께-죄와 벌'에서 깜짝 활약을 펼친 인물이 저승과 이승을 오가며 활약한 수홍(김동욱 분)이었다면, '신과함께-인과 연'의 히든카드는 해원맥(주지훈 분)이다. 저승 삼차사의 해원맥과 덕춘(김향기 분)은 망자를 데리러 도착한 현생에서 자신들의 과거를 기억하는 성주신(마동석 분)을 만나고, 전혀 알지 못했던 천년 전 과거를 마주한다. 염세적이면서도 코믹한 '허당' 캐릭터였던 해원맥의 반전 과거 앞에서, 2부 속 가장 인상적인 인물로 그를 꼽는 일은 전혀 이상하지 않다.
천만 관객 동원을 목전에 둔 영화 '신과함께-인과 연'(이하 신과함께2, 감독 김용화, 제작 리얼라이즈픽쳐스㈜, ㈜덱스터스튜디오)은 환생이 약속된 마지막 49번째 재판을 앞둔 저승 삼차사가 그들의 천 년 전 과거를 기억하는 성주신을 만나 이승과 저승, 과거를 넘나들며 잃어버린 비밀의 연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배우 주지훈은 1부에서 꽁꽁 숨겨 온 해원맥의 과거 '하얀삵'의 모습을 2부를 통해 그려낸다. 고려 무사였던 그의 전생 속 외양과 눈빛, 그리고 덕춘과의 인연은 저승 삼차사 해원맥이 보여준 이미지나 에피소드와는 전혀 다른 무드로 완성됐다.
주지훈은 조이뉴스24와 만나 '신과함께' 시리즈를 작업하며 기대해온 해원맥의 반전에 대해 털어놨다. 강림과 덕춘과 비교해 이를데없이 가볍고 제멋대로였던 해원맥이 예상 못한 과거를 지닌 인물이었다는 것을, 1·2부를 동시 촬영한 주지훈은 일찍이 알고 있었다. 그랬기에 1부 속 해원맥의 활약에 다소 아쉬움을 느꼈다는 피드백에도 조금의 여유를 가질 수 있었을 터. 1부 개봉 당시보다 더욱 뜨거운 2부에 대한 관객 반응에 주목할 때, 해원맥의 숨은 매력도 아낌없이 빛을 발한 듯하다.
"'하얀삵'은 고려 최고 무사인데, 너무 고수라 누구도 손을 못 대는 인물이죠. 전쟁터에서 강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고요. 실제론 칼로 액션을 하지만 몽둥이로 싸우는 느낌이었어요. 모든 것을 이겨나갔지만, 그의 모습을 보면 힘겨워 보이잖아요. 액션 장면들은 그런 느낌을 잘 살린 것 같아요."
고려 무사인 그를 적들은 '하얀삵'이라 부른다. 흰 삵으로 만든 목도리를 두른 채 매서운 눈으로 전장을 누비는 모습에서 기인한 별명이다. 저승의 해원맥과는 인물을 둘러싼 공기부터 다른 캐릭터다. 이를 위해 주지훈과 제작진은 프리프로덕션 단계부터 '하얀삵'의 외양을 완성해나가는데 공을 들였다.
"엄청 신경을 많이 썼어요. 프리프로덕션을 할 때부터 헤어, 메이크업, 수염, 가발 등 각 분야의 스태프들이 모여 고민이 많았죠. 촬영을 하기 불과 며칠 전까지도 계속 컨펌을 받는 과정의 연속이었어요. '하얀삵'의 외양은, 꼭 멋져보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캐릭터를 살리기 위해 굉장히 중요했어요. 정말 열정을 가지고 모든 스태프들이 달려들었죠."
1부 개봉 당시만 해도 한국영화 최초로 1부와 2부를 동시 기획, 제작한 이 시리즈의 흥행을 누구도 장담하지 못했다. 이미 촬영해 둔 2부가 남아있는 상태에서 1부가 흥행에 실패한다면 암담한 상황이 펼쳐질 것이 뻔했다. 1부의 흥행 후 2부를 개봉하게 돼 마음이 놓이진 않았는지 묻자 주지훈은 "그러기엔 너무 '쫄린다'"고 답해 웃음을 줬다.
"너무 큰 예산의 영화잖아요. 1부가 너무 잘 됐으니 웃으며 2부 인터뷰를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다 찍었는데 1부가 외면받으면 2부는 어쩌지? 오픈될 수 있을까?' 고민했죠. 쉽게는 '자본'이라 이야기할 수 있곘지만, 그 외에 이 영화를 사랑하고, 또 목숨 걸고 만든 정성과 열정, 모두의 염원이 담겨 있잖아요. 그것이 외면받지 않길 바랐어요."
2부 속 해원맥을 이야기하며 덕춘과의 케미스트리를 빼놓을 수 없다. 1부에 이어 함께 호흡을 나눈 배우 김향기를 주지훈은 "거목"이라 불렀다. 어린 나이 연기를 시작해 19세인 현재까지 부지런히 연기 활동을 이어 온 김향기는 아역 스타들 중에서도 손꼽히는 연기력을 자랑한다.
"김향기는 거목이에요, 거목. 나이가 중요한 게 아니에요. 20대의 김향기가 어떻게 커 갈지 너무 기대되지 않아요? 한국영화계는 대단한 배우를 얻은 거라고 생각해요. 2부 분량에서는 향기 뿐 아니라 (마)동석 형 덕분에 편했어요. 동석 형은 나이가 있지만, 향기는 어리잖아요. 그 둘은 말이 안되는 걸 말이 되게 만드는 힘이 있더라고요. 코믹한 신도, '너무 가는 것 아닌가' 싶은 신도 향기와 동석 형이 있으면 '말이 된다'는 느낌이 들어요. 그래서 더 자유롭게 연기할 수 있었어요. 물론 그 중심엔 김용화 감독이 지닌 특유의 비트감이 있었죠."
2부를 통해 '인생 캐릭터'를 만들었다는 평을 듣고 있는 주지훈에게 '신과함께' 시리즈의 후속편 출연 의사에 대해서도 물었다. 그는 "나도 기대되지만 아직 구체적인 이야기를 나누진 않았다"고 답했다.
"2편 홍보 일정을 하며 기분좋게 밥 먹으며 이야기했었어요. '관객에게 너무 감사하다'는 이야기를 하며 3·4편도 만들 수 있지 않겠냐는 의견이 나왔던 것 같아요. 2부를 사랑해주셨다는 건 이 기획 자체를 좋아해주신 거잖아요. 3·4편까지 좋은 대본이 나와 함께 하자고 한다면 안 할 이유가 있을까 싶어요. 스케줄 맞추기가 힘들겠지만, 그래도 좋은 마음이죠."
한편 지난 1일 개봉한 '신과함께2'의 누적 관객수는 오는 14일 1천만 명을 돌파할 전망이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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