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은 류한수(30, 삼성생명)에게 충격의 대회로 남아 있다. 그레코로만형 68㎏급에서 그랜드슬램을 앞뒀지만,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8강에서 패한 뒤 패자부활전으로 밀려 동메달결정전까지 진출했지만, 노메달에 그쳤다.
노골드는 류한수는 물론 한국 남자 레슬링에도 큰 충격이었다. 자존심 회복이 절실했다. 2020 도쿄 올림픽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은 가능성을 확인하는 무대였다.
류한수는 2012 런던올림픽에서 눈이 퉁퉁 부으며 금메달을 목에 건 김현우(30, 삼성생명)의 훈련 파트너였다. 오랜 파트너 생활을 정리하고 2013년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으로 이름을 알렸다. 이후 2014 인천 아시안게임, 2015년 도하 아시아선수권대회 우승으로 상승세를 탔다.
하지만, 리우에서 메달을 따지 못하며 힘든 시간을 보냈다. 2017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다시 금메달을 따며 명예 회복에 성공했고 자카르타까지 왔다.
류한수는 경기 전 수염을 깎지 않은 징크스가 있다. 덥수룩한 수염을 앞세워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겠다는 나름대로의 각오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도 수염을 유지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를 앞두고 바뀐 규정은 류한수를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세계선수권대회 그레코로만형에서 노골드에 그친 러시아가 국제레슬링연맹에 압박을 가해 파테르 제도를 재도입했다. 이번 아시안게임은 바뀐 규정을 적용하는 대회가 됐다.
자주 바뀌는 규정은 류한수에게는 어려움으로 작용하기에 충분했다. 손기술이 좋고 민첩성이 뛰어나 스탠딩이 강한 류한수에게 그라운드 기술을 구사하는 파테르는 약점이었다. 그러나 영리하게 극복하며 결승까지 올랐다.
21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자카르타 컨벤션센터 어셈블리홀에서 열린 경기에서 장가오취엔(중국)과 준결승에서는 노련한 버티기로 2-0으로 승리했다.
결승에서 류한수와 만난 알마트 케비스파예프(카자흐스탄)는 2011년과 올해 세계선수권대회 정상에 오른 강호다. 2014 인천 대회에서는 59㎏급에서 동메달을 차지했다. 신중한 승부가 필요했고 정확한 기술 구사로 5-4로 승리하며 금메달을 품에 넣었다. 노련한 경기 운영이 돋보인 류한수였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이성필 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조이뉴스24 사진 이영훈 기자 rok6658@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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