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류한준 기자] "만약 V리그에서 뛸 기회가 생긴다면 다시 코트로 돌아갈 수 있어요."
독일 여자배구(분데스리가 프라우) 슈투트가르트의 킴 렌케마(31, 네덜란드) 씨는 지난 시즌까지 현역 선수로 뛰었다. 그는 슈투트가르트 유니폼을 입고 홈 코트인 메르세데드 벤츠 아레나에서 스파이크를 때리고 공을 받았다.
렌케마는 현역 선수생활을 접은 뒤 소속팀에서 선수단 전체를 총괄하는 스포츠 디렉터 자리를 맡았다. 슈투트가르트는 단장을 따로 두지 않고 있다.
지난 11일(이하 한국시간)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만난 렌케마는 "단장(General Manager)이 하는 일까지 함께 하고 있다"고 했다. 팀이 그에게 해당 자리를 맡긴 이유는 있다. 렌케마는 "아무래도 팀에서 오랜 시간 뛴 경험을 높게 평가한 것 같다"고 웃었다.
렌케마는 네덜란드 출신으로 자국리그에서 뛰다 2010년 분데스리가로 진출했다. 독일에서 인연을 맺은 팀이 바로 슈투트가르트다.
그는 이탈리아리그(2012-2014년) 리소 스고띠 볼리에서 뛴 기간을 제외하면 슈투트가르에서만 6시즌을 활약했다. 중간에는 비치발리볼 선수로도 활약했지만 결국 슈투트가르트로 돌아왔다.
소속팀에서는 주장을 맡아 맏언니 노릇도 했다. 렌케마는 "네덜란드리그는 여자부의 경우 세미프로라고 봐야한다"며 "본격적인 프로선수 생활은 독일리그가 출발이었다"고 말했다.
그에게 한국 배구는 낯설지 않다. 네덜란드 여자배구대표팀 소속으로도 국제대회에 참가해 한국의 경기를 지켜본 적이 있고 '월드스타' 김연경(터키 엑자사비시)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배구를 하는 사람 중에서 김연경을 모르는 사람을 찾는 일이 더 어려울 것"이라고 웃었다.
렌케마는 "김연경은 워낙 뛰어난 기량을 갖춘 선수라 터키리그로 진출하기 전부터 많은 관심을 모았다. 독일리그에서도 당연했다"며 "김연경이 유럽으로 건너 온 뒤부터 V리그에 대해서도 많이 알려졌다. 그전까지만 해도 아시아배구를 대표하는 곳은 일본리그였다. 김연경이 그런 인식을 바꿔놓은 선수라고 본다"고 얘기했다.
렌케마는 V리그 경기도 종종 본다고 밝혔다. 소셜미디어(SNS)를 통해서도 소식을 전해듣고 동영상 플랫폼도 이용한다. 그는 "예전과 비교해보면 V리그를 포함한 다른 해외리그 소식을 자주 쉽게 접할 수 있어서 좋다"고 했다. 선수 시절보다는 지금이 그렇다. 짬이 날 때마다 틈틈히 다른 리그 경기를 챙겨 보고 있다.
그는 V리그 외국인선수 선발 방식이 바뀐 것도 알고 있었다. 렌케마는 "자유선발 방식으로 V리그 팀에서 러브콜이 온다면 지금이라도 하고 있는 일을 그만두고 선수로 복귀할 수 있다:고 웃었다. 그러나 그는 단신 레프트에 속한다. 국내 프로팀 지도자들이 원하는 유형은 아니다. 렌케마도 "선수로 뛸 때 키가 좀 더 컸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다"고 다시 한 번 웃었다.
슈투르가르트는 오프시즌 선수 이동이 많았다. 그는 "지난 시즌 팀 로스터와 비교하면 8명이 바뀌었다"며 "우리팀만 그런 것은 아니다. SC 드레스너와 아헨 블랙 레이디스 등도 비슷하다"고 했다. 드레스너와 아헨은 분데스리가에서 슈투트가르트와 함께 '빅3' 클럽으로 꼽힌다.
선수 이동이 잦은 이유는 있다. 렌케마는 "독일에서 여자배구 인기가 전보다는 많이 올라온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아직은 보완해야하고 발전해야하는 부분이 많다. 그러다보니 독일에서 뛰고 있는 재능 있는 선수들이 해외리그로부터 영입 제의를 많이 받는다"고 했다.
오프시즌 동안 이탈리아리그로 이적한 루이제 립만도 그렇고 이전 독일여자배구를 대표하는 선수 중 한 명으로 꼽힌 마르가레타 코주흐도 비슷한 경우에 속한다.
렌케마는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쪽 여자배구 인기가 부러울 때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시스템도 그렇고 팀 운영 면에서도 배울 부분이 있다고 본다"며 "이동거리도 그렇고 비용 문제도 발생하겠지만 상황이 맞아 떨어진다면 V리그 팀과 교류전도 충분히 치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슈투트가르트는 분데스리가 개막(11월 2일)에 앞서 오는 25일 유럽배구연맹(CEV) 주최 2018-19시즌 챔피언스피그 플레이오프 2라운드를 치른다. 상대는 슬리에드흐트(네덜란드)다.
슬리에드흐트를 꺾은 뒤 또 다른 플레이오프 2라운드 경기인 VK 올로모쿠(체코)-CSM 볼레이 알바 블라아(루마니아)전 승자와 3라운드에서 만난다. 여기서 승리할 경우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 본선행 티켓을 손에 넣는다. 챔피언스리그 조 편성은 플레이오프 일정이 끝난 뒤 정해진다.
조이뉴스24 /슈투트가르트(독일)=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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