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김동현 기자] "탄도가 낮아 넘어갈지 몰랐어요."
극적인 끝내기 홈런으로 플레이오프 시리즈를 마무리한 SK 와이번스 한동민이 5차전 데일리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SK는 2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넥센 히어로즈와 5차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11-10으로 이겼다.
한동민이 승리의 파랑새가 됐다. 그는 10-10으로 팽팽하게 맞선 10회말 넥센 투수 신재영을 상대로 극적인 끝내기 홈런을 쏘아올렸다. 야구장을 찾은 SK 팬들을 열광의 도가니에 빠뜨리는 한 방이 됐다.
그는 이번 시리즈 내내 방망이가 달아오르지 않았다. 1할대 타율로 부진했다. 그러나 트레이 힐만 SK 감독은 그를 믿었다. 타순을 조정하면서 컨디션을 끌어올리도록 위해 최선을 다했다. 그리고 한동민은 가장 중요한 순간 믿음에 부응했다. 데일리 MVP는 당연히 그의 몫이 됐다.
그는 경기 종료 후 참석한 공식 인터뷰에서 "지난 1차전부터 팀에 도움이 되는 점이 없었다. 악착같이 하려고 했지만 의욕만 앞섰다"며 "그러나 결정적일 때 좋은 타구가 나왔다. 기분이 좋다"고 웃었다.
부진했던 시리즈였기에 위축된 부분도 있었다.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100㎏ 초반까지 늘었던 몸무게는 플레이오프 기간 동안 5㎏가량 빠졌다. 빈타가 그를 괴롭혔다. 팀의 패배가 겹치면서 더욱 큰 스트레스가 됐다.
한동민은 "고개를 못 들고 다닐 정도였다"며 "위로의 말이 많으니까 더욱 작아지는 것 같았다. 밝게 하려고 했지만 어려웠다. 1차전 팀 승리로 기분이 좋았는데 3, 4차전에서는 팀도 졌고 나도 부진했다. 오늘도 자칫 잘못하면 올해 야구가 끝이 날 수 있는 벼랑 끝이었다"다고 말했다.
그는 "좋은 선배, 코치님, 감독님과 하루라도 더 야구를 하고 싶었다. 오늘의 끝내기 홈런으로 좀 더 팀에 녹아든 것 같다"고 안도했다.
극적인 끝내기 홈런이었다. 관중석에서는 지진이라도 난듯한 진동이 있었다. 한동민 또한 정신이 없었다. 그는 "방망이에 공이 맞았을때, 탄도가 좀 낮아서 넘어갈지 몰랐다. 그런데 갑자기 임병욱이 걸음을 멈추더라. 넘어간 걸 직감했고 나도 망아지처럼 뛰었던 것 같다"고 웃었다.
그는 "정신이 너무 없었다. 선수들이 그러는데 한 3초 만에 들어왔다고 하더라. 훔 베이스를 밟은 뒤 누가 때렸는지 모르겠는데 자꾸 맞는 느낌이 났다. 그때 정신을 차렸다"고 농담을 건넸다.
한국시리즈서 만날 상대는 정규리그 1위인 두산 베어스다. 그는 "플레이오프를 치르기 전에도 넥센을 상대로 강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보란듯이 못 쳤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그러면서도 "두산과 경기에선 1차전부터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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