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류한준 기자] 신치용 전 삼성화재 배구단 단장이 다시 한 번 마이크를 잡았다. 신 전 단장은 올 시즌 도드람 V리그 개막 후 지금까지 해설위원으로 두 차례 코트 나들이를 했다.
지난 10월 27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대한항공과 삼성화재의 맞대결이 해설위원으로 데뷔 무대가 됐다. 그리고 지난 21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현대캐피탈과 삼성화재의 올 시즌 세 번째 V클래식매치는 좀 더 특별했다.
신 전 단장이 단독으로 해설위원 자리에 앉은 첫 번째 경기가 됐다. 그는 두팀의 경기가 끝난 뒤 "경기 해설은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역시 어렵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아직까지 감독으로 경기를 바라보는 눈이 남아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럴만도 하다. 신 전 단장은 한국전력 코치를 시작으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지난 1995년 삼성화재 창단 사령탑으로 부임한 뒤 실업시절과 V리그 출범을 모두 거쳤다.
2014-15시즌까지 삼성화재 감독으로 수많은 경기를 치렀다. 삼성화재 한 팀에서만 20년 동안 감독 생활을 한 것이다.
신 전 단장은 "감독 시절 습관이 여전히 있는 남아 있는 것 같다. 해설을 할 때 그러면 안되는데 큰일"이라고 웃었다. 사령탑 시절 치열한 승부를 펼쳤던 현대캐피탈전은 그에게도 의미가 남다르다.
신 전 단장은 "아무래도 삼성화재쪽으로 자꾸 얘기를 하게 되고 마음도 솔직히 그쪽으로 간다. 팬들이나 중계방송을 지켜본 시청자들로부터 펀파해설이라는 얘기를 들으면 안될텐데 걱정이다. 그래서 경기 도중 일부러 현대캐피탈과 관련한 얘기를 더 많이 했다"고 껄껄 웃었다.
그는 삼성화재 사령탑 자리를 오랜 기간 수석코치로 함께 한 임도헌 코치(현 한국남자배구대표팀 수석코치)에게 넘기고 이선으로 물러났다. 배구단 단장과 스포츠단을 총괄하는 제일기획 부사장 자리에 올랐다. 그러나 그 기간은 길지 않았다. 3시즌을 꽉 채우진 않았다.
지난해 연말 단장에서 고문으로 자리를 옮겼다. 코트 옆 벤치를 떠난지는 시간이 꽤 흘렀지만 그래도 경기를 보는 눈썰미는 여전히 매섭다. 신 전 단장은 '해설위원' 입장에서 현대캐피탈과 삼성화재전을 되짚었다.
두팀의 이날 경기에서는 현대캐피탈이 세트 스코어 3-1로 삼성화재에 이겼다. 지난 2라운드 맞대결에서 1, 2세트를 먼저 따낸 뒤 내리 3~5세트를 내주면서 역전패를 당한 빚을 되갚았다. 1세트는 삼성화재가 먼저 가져갔으나 현대캐피탈은 2~4세트를 따내며 승부를 마무리했다.
특히 18-22로 끌려가며 5세트 승부가 예상되던 4세트 후반 믿어지지 않은 추격전을 펼쳤고 듀스 끝에 30-28로 승부를 끝낸 장면은 이날의 백미로 꼽힌다.
신 전 단장은 "결과를 떠나 두팀 모두 반성해야할 것 같다"고 꼬집었다. 그는 "현대캐피탈은 세터를 경기 도중 계속 교체하는 부분이 문제인 것 같다"며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도 경기가 잘 안풀리다보니 그렇게 교체를 시도하는것 같은데 세터에 너무 부담을 주는 것 같다"고 했다.
최 감독과 마찬가지로 신 전 단장이 삼성화재 사령탑으로 있는 동안 인연을 맺은 신진식 현 삼성화재 감독에 대한 언급도 잊지 않았다. 신진식 감독 또한 최 감독과 마찬가지로 실업과 프로 시절을 거치며 삼성화재 왕조의 한 축이 됐다.
신 전 단장은 "삼성화재는 세트 후반 결정을 잘 못내더라"라며 "세트 중반까지 앞서다가 뒤집히는 경우도 그렇고, 올 시즌 개막 후 삼성화재 경기를 보다보면 이런 상황이 자주 나오는 것 같다"고 걱정했다.
그는 "양팀 선수들도 그렇고 코칭스태프 모두 이런 부분은 곰곰히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반성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이기는 배구, 즉 승부를 결정하는 배구를 해야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 같다. 그리고 삼성화재의 경우 박철우 교체 타이밍이 한 박자 늦더라. 4세트 23-23 상황에서도 그렇고(당시 삼성화재는 박철우를 대신해 이지석을 코트에 투입했다). 이런 점은 꼭 다시 따져봐야한다"고 덧붙였다.
신 전 단장이 다시 해설위원으로 나서는 경기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그러나 올 시즌 종료까지 적어도 한 두번 정도는 더 해설위원으로 나올 가능성은 충분하다.
신 전 단장과 함께 두 번째로 함께 현장 중계를 한 윤성호 SBS스포츠 아나운서는 "역시나 오랜 기간 팀을 맡은 경험과 관록은 있다고 본다"며 "경기를 큰 툴에서 보는 시야가 기존 해설위원들과 비교해 좀 더 다른 것 같다"고 얘기했다.
윤 아나운서는 "경기 상황에 대한 예측이 좀 더 날카롭다고 해야할까. 그런 부분이 있다"며 "연륜과 경력은 무시할 수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앞으로도 꾸준히 경기 해설을 한다고 하면 아주 잘하실 것 같다"며 "물론 경상도 사투리에 대한 (시청자들로부터)거부감도 들 수 있겠지만 현재 해설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종경 위원(경기대 교수)도 있지 않느냐"고 웃었다.
한편 두팀은 오는 27일 다시 만난다. 4라운드 첫 경기가 다시 V클래식 매치로 잡혔다. 이번 맞대결은 삼성화재의 안방인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다.
조이뉴스24 천안=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