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류한준 기자] "오늘처럼만 뛰어준다면 뭐라고 하지 말아야겠네요."
남자프로배구 현대캐피탈이 4시즌 연속으로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현대캐피탈은 지난 18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18-19시즌 도드람 V리그 남자부 플레이오프(3전 2승제) 우리카드와 2차전 원정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0으로 이겼다.
현대캐피탈은 이로써 시리즈 전적 2승으로 우리카드를 제쳤다. 현대캐피탈은 이날 승리와 함께 소득도 있었다. 기대주 허수봉의 가능성을 확인했고 주전 세터 이승원이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보였다.
2차전을 앞두고 팀은 어려운 상황을 맞았다. 주포 파다르(항가리)가 허리 통증으로 결장했다. 그러나 파다르가 빠진 자리는 허수봉이 잘 메웠다. 허수봉은 이날 두 팀 합쳐 가장 많은 20점을 올리며 임시 주포 노릇을 톡톡히했고 파다르처럼 서브에서도 강세를 보였다. 허수봉은 서브 에이스 4개를 성공했다.
허수봉의 공격에 발판을 마련해준 주인공도 있다. 세터 이승원이다. 이승원은 지난 16일 안방인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흔들렸다. 패스(토스)가 불안했다. 정규 시즌 경기에서도 기복이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달랐다. 1~3세트 내내 팀 동료를 잘 살리는 패스를 했고 미들 블로커(센터)와 세트 플레이도 잘 맞아 들어갔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1세트 20점대 이후 솔직히 내가 원하는대로 공격 전개를 안하더라"며 "그런데 결과가 좋았다"고 말했다. 1세트 후반 이승원은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허수봉에게 두 차례 후위 공격을 할 수 있는 패스를 보냈다.
최 감독 말대로 현대캐피탈 입장에서는 최상의 결과를 손에 넣었다. 허수봉의 후위 공격은 모두 점수로 연결됐다. 그리고 현대캐피탈은 듀스 접전 끝에 1세트를 따냈다. 1세트 승부가 2차전 승패를 가른 셈이 됐다.
최 감독은 "(이)승원이가 흔들렸어도 계속해서 선발로 내세운 이유가 드러난 경기였다"며 "평소 팀 연습에서 보인 기량이 드디어 실전에서도 나왔다. 언젠가는 꼭 드러날 거라고 봤는데 기대에 걸맞는 경기를 치렀다"고 만족해했다.
이승원도 "플레이오프 1, 2차전은 정말 많은 경험이 됐다. 좋은 결과까지 얻어 이번 봄배구는 앞으로도 기억에 오래 남을 거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제 챔피언결정전이 기다리고 있다. 더 집중하고 잘 준비하겠다"며 "마지막에 웃는 팀 소속 선수가 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현대캐피탈은 대한항공을 상대로 3시즌 연속 '마지막 승부'를 치른다. 앞선 두 차례 챔피언결정전에서는 서로 한 차례씩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이승원에게도 이번 챔피언결정전은 설욕 무대가 돤다.
그는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 2차전부터 주전 세터 임무를 맡았다. 사정은 있었다. 당시 주전 세터 노재욱(현 우리카드)이 1차전 종료 후 허리 부상을 당하는 바람에 백업 이승원이 대신 주전으로 뛰었다.
그러나 현대캐피탈은 당시 1차전 승리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이승원이 뛴 2~4차전을 모두 내줬다. 이승원도 자존심 회복을 벼르고 있다.
조이뉴스24 장충체육관=류한준 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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