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미영 기자] 나영석 PD가 요즘 예능을 '대하드라마'에 비유했다.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 속 유튜브 채널 등에 위기감도 느꼈다. 시청률을 답보할 수 없지만, 새로운 도전을 했다. TV 안으로 들어온 숏폼 코너들, '금요일 금요일 밤에'는 지금의 예능에 의미있는 지각변동을 일으킬 수 있을까.
10일 오후 서울 상암동 스탠포드호텔에서 tvN 새 예능프로그램 '금요일 금요일 밤에'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나영석 PD와 장은정 PD, 김대주 작가가 참석해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금요일 금요일 밤에'는 스포츠, 과학, 미술, 여행, 요리, 공장 등 각기 다른 소재의 6개의 숏폼(short-form) 코너가 옴니버스 형식으로 구성된 프로그램이다. 10분 내외의 짧은, 서로 다른 주제의 코너들로 구성됐다. 나영석 PD와 '삼시세끼 바다목장 편', '스페인 하숙'의 장은정 PD가 공동 연출을 맡는다.
나영석은 "요즘 프로그램들이 너무 길다는 생각을 했다. 예능프로그램을 만들고 있지만, 한시간 짜리가 70분~90분 한다. 대하 드라마 같다. 가벼운 코너들을 하고 싶은데 방송사의 편성은 기본적으로 60분 이상을 해야 한다. 한 바구니라고 생각하고 작게 작게 둥지를 트는 것을 하면 어떨까. 그러면 평소에 시도하지 못했던 것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고 기획의도를 말했다.
나영석은 "공장을 찾아간다거나, 미술이나 과학을 배우는 것이 한 시간을 만들라고 하면 시청자들이 지루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하나하나 의미없는 프로그램은 아니다. 각자의 의미를 갖고 있다. 시청자들이 다양한 것을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싶어 이런 것을 실험하게 됐다"고 말했다.
나영석은 유튜브 채널에 대한 위기감에 탄생했냐는 질문에 유튜브의 특정 프로그램을 참고한 것은 아니다. 다들 일정 부분 위기감 갖고 있다. 방송 환경이 급속도로 변하고 있고, 텔레비전만 보는 시대는 아니다. 어느날 '신서유기'를 만들다 보니 TV를 통해 보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 이후에 나오는 클립으로 시청을 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전체 프로그램을 보기 힘든 패턴이면, 제작자가 맞춰서 제작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었다. 저희가 한 번 작게 작게 해보자고 했다"고 말했다.
'금요일 금요일 밤에'는 이승기의 공장 체험을 다룬 '체험 삶의 공장', 홍진경이 게스트의 집을 방문해 유년시절 소울푸드의 레시피를 전수받는 '아주 특별하고 비밀스런 내 친구네 레시피', 뉴욕대를 졸업한 이서진의 생생한 뉴욕 여행기 '이서진의 뉴욕뉴욕', 김상욱 교수와 양정무 교수가 출연하는 '신기한 과학나라'와 '신기한 미술나라', 박지윤 아나운서와 한준희 축구 해설가가 평소 접하기 어려웠던 스포츠를 중계하는 '당신을 응원합니당' 등 6개의 코너로 구성됐다.
나영석 PD는 "이 프로그램은 6개의 코너로 나뉘어져 있기에 캐릭터가 뭉쳐 시너지를 내고 서로 재미를 주고받는 기존 예능 문법은 전혀 없다. 기본적으로 사람보다 소재, 그리고 보여주고 싶은 정서가 우선이다"라며 "기존 프로그램보다 폭발력이 낮을 거라고 보지만 예능이라는 것이 시청자에게 어떤 것을 보여줄 것인가, 앞으로의 전개 방향에 대한 고려로 만든 것이다. 이 고민이 좀 의미있는 결과를 가져다 주길 바란다. 대신 어느 정도 각오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너가 여러 개라 산만하지 않냐는 지적에 대해 "산만하긴 하다"고 인정하면서도 "시청자들의 권리와 권익만 생각하면 자신이 마음에 드는 코너만 보면 된다. 내가 안방극장 시청자라면 어떻게 TV를 소비하고 싶은지에 초점을 맞췄다. 물론 그런 의도로 만들었지만 그래도 첫방송은 쭉 다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서진과 이승기를 비롯해 으닞원, 송민호, 김상욱 교수 등 기존 나영석 사단 프로그램에서 호흡을 맞췄던 출연진들이 대거 출연한다.
나영석 PD는 "새로운 코너를 친숙하게 설명해주기 위해 우리가 잘 아는 사람들에게 연락했다"면서도 "새로운 시도라 잘 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덜 미안하게 친한 사람들 위주로 연락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승기와 다시 만난 '체험 삶의 공장' 등은 방송 전부터 화제가 됐다.
나 PD는 "이승기의 '체험 삶의 공장'에 대해서는 "공장 시스템을 보여주는 콘텐츠가 외국에도 다큐로 많이 있다. 재미있기 한데 온기가 없다. 과정은 과정대로 궁금하지만 그 안에서 삶의 터전을 잡고 일하시는 사람들에 대한 궁금증도 있다. 두 가지 결합시키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 지식과 감동이 교차하는 프로그램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국민이 다 아는 사람이며 성실해야 한다. 그래서 이승기가 떠올랐다"며 이승기 섭외에 높은 만족도를 드러냈다.
또 '이서진의 뉴욕뉴욕'은 나영석 PD의 전문 분야인 여행을 소재로 한 프로그램이지만, 기존 여행프로와는 또 다르다. 나 PD는 "여저도 행가는 프로그램을 만들었지만, 여행 프로의 ABC가 있다. 도착하고 감상을 이야기 하는 패턴이 있는데 그런 틀을 깨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이서진이 유학생활을 했기 때문에 뉴욕에 대해 잘 알고 있다. 잘 모르는 부분에 대해서는 솔직한 감상을 이야기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대주 작가는 "짧은 이야기 안에 정확한 완결성을 보여주자, 본론을 보여주자가 목표였다. 각 코너마다 개성이 뚜렷하다. 완벽하게 한 회에 완결이 된다. 이야기를 일부러 늘인 것이 아니라 밀도 있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전체를 보고 나면 하나씩은 얻어갈 것 같다. 훨씬 더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이라며 프로그램을 홍보했다.
나영석 PD는 시청률에 대한 낮은 기대치를 이야기 하며 프로그램의 의미를 거듭 강조했다.
나 PD는 "김대주 작가가 꿈 이야기를 하며 7.8% 이야기 했는데 '꿈도 야무지다'고 했다. 5% 정도 기대하고 있다. 5% 나오면 회식할 것이다"라며 "각자의 취향에 따라 재미있는 것이 있고 재미없는 것도 있을 테지만, 의미가 없는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첫 방송은 내 취향이 아니더라도 너른 마음으로 보면 '걸러도 될 코너'가 나올 것이다. 억지로라도 봐주는게 현명한 패턴을 위해 좋지 않을까 싶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끝으로 "만들면서 떳떳했던 프로그램은 요즘 잘 없었다. 코너 하나하나가 갖고 있는 의미나 전달하려고 하는 것들이 선하고 따뜻한 정서다"고 의미를 강조했다.
'금요일 금요일 밤에'는 '신서유기7' 후속으로 10일 밤 9시 첫 방송된다.
조이뉴스24 /이미영 기자 mycuzmy@joy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