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동근 작가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지금 우리 학교는'이 전 세계 넷플릭스 1위를 휩쓸며 '오징어 게임' 열풍을 재현하고 있다.
좀비를 다룬다는 게 비현실적이긴 하지만, 바이러스, 무증상 감염, 체온 측정, 민감한 후각, 격리 등 현재 2년간 우리에게 익숙한 어휘들을 접할 수 있어 문득 현실을 반영한 드라마라는 착각을 하게 만든다.
드라마에는 학교을 배경으로 한 만큼 학폭, 입시제도, 10대 출산, 청소년 흡연 등이 소재로 등장한다. 그리고 세월호를 연상케 하는 장면도 나와 눈길을 끈다. 여기에 등장인물들의 우정과 가족애, 의리, 희생, 사랑과 같은 아름다운 주제까지 다루고 있어 몰입감을 더한다.
'오징어 게임'에 초록색 체육복이 있었다면 '지금 우리 학교는'에서는 초록색 교복을 전편 내내 볼 수 있다. 의사들이 초록색 수술복을 입듯 빨간색과 보색인 초록색은 붉은 색을 더욱 강렬하게 보이게 한다.
'uniform'은 라틴어 'uniformis'에서 파생된 것으로 '하나의 형태'로 번역되며 unus(하나)+forma(형태)로 한 팀을 한 마음으로 묶어 준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 드라마에서는 학생의 교복, 양궁선수의 운동복, 경찰의 제복, 건설업자들의 작업복, 군인의 군복 같은 유니폼을 볼 수 있다.
남학생은 초록색 조끼(vest), 재킷(blazer), 초록색과 남색의 넓은 스트라이프 타이(wide stripe tie), 체크 무늬(plaid) 바지로 구성된 교복을 입었고, 여학생은 주름치마(pleated skirt), 초록색 카디건(cardigan), 무릎 양말(knee socks), 리본(ribbon)으로 구성된 교복을 입었다. 단순한 교복에 후드집업(hood zip-up), 조거 팬츠(jogger pants)등 실제 고등학생들이 즐겨 입는 룩이 잘 연출됐다.
우리에게는 '착한 만능 아저씨'로 기억되는 맥가이버 (MacGyver)의 헤어 스타일은 악역인 윤귀남(유인수 분)을 통해 와일드한 헤어 스타일로 연출됐다. 이는 'wolf cut' 또는 'mullet'이라고 하며 이는 'Mullet Head'(얼간이, 멍청이라는 속어)라는 노래 제목에서 유래됐다. 귀남은 다른 학생과 달리 등에 '한마음'이라는 문구가, 가슴에는 빨간색 하트가 새겨진 흰색 체육복을 입고 등장한다.
'아침에 세 개, 저녁에 네 개'라는 뜻으로, 눈앞에 보이는 차이만 알고 결과가 같은 것을 모르는 어리석은 상황을 비유하는 사자성어인 조삼모사(朝三暮四)는 "조금 모르면 삼번, 아예 모르면 사번(I pick C if I'm not sure and D if I'm clueless)"과 같은 위트 있는 대사로 번역돼 드라마의 재미를 더한다.
영어 제목은 'All of Us Are Dead(우리는 모두 죽었다)'이지만 모두가 죽지 않은 결말이 다음 시즌을 예고 하는 듯 하다. 현실, 비현실적인 요소를 모두 담고 있는 또 다른 한국 드라마가 '오징어 게임'에 이어 롱런 하기를 '한마음'으로 바라 본다.
◇조수진 소장은 국내에서 손꼽히는 영어교육 전문가 중 한 명이다. 특히 패션과 영어를 접목한 새로운 시도로 영어 교육계에 적지 않은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펜실베니아 대학교(UPENN) 교육학 석사 출신으로, SAT, TOEFL, TOEIC 전문강사이며 '조수진의 토익 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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