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배우 손석구가 전혀 다른 두 인물을 연기하며 배우로서 엄청난 파워를 보여주고 있다. '나의 해방일지'로 인생 캐릭터를 완성하고, '범죄도시2' 빌런으로 강렬함을 선사한 손석구의 존재감이 놀랍다.
손석구는 18일 오전 영화 '범죄도시2'(감독 이상용) 화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현재 디즈니플러스 '카지노' 촬영으로 인해 필리핀에 있는 손석구는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범죄도시' 뿐만 아니라 JTBC 토일드라마 '나의 해방일지'를 향한 뜨거운 반응에 남다른 소감을 전했다.
지난 18일 개봉된 '범죄도시2'는 괴물형사 마석도(마동석 분)와 금천서 강력반이 베트남 일대를 장악한 최강 빌런 강해상(손석구 분)을 잡기 위해 펼치는 통쾌한 범죄 소탕 작전을 그린 영화로, 5년 만에 2편으로 돌아와 기대를 모았다.
사전 시사회를 통해 폭발적인 반응과 호평을 얻은 '범죄도시2'는 개봉 당일 46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1위로 출발했다. 이는 2019년 12월 18일에 개봉된 영화 '백두산'의 오프닝 45만171명을 뛰어넘은 수치로, 882일 만에 한국영화 흥행 신기록을 세웠다. 팬데믹 이후 및 2022년 한국영화 최고 오프닝 기록이기도 하다.
손석구는 1편 장첸(윤계상 분)에 이어 새로운 빌런 강해상 역을 맡아 탄탄한 연기력을 뽐냈다. 극악무도한 악행을 저지르는 강해상은 손석구를 통해 범접할 수 없는 존재감을 뿜어낸다. 액션부터 강렬한 눈빛과 표정까지, 새로운 악인을 탄생시키며 손석구만의 저력을 과시했다.
같이 작업하는 사람들이 작품 선택의 기준이라고 밝힌 손석구는 "'멜로가 체질' 방송이 끝날 쯤에 제안을 받고 감독님을 만났다. '범죄도시2'는 고민을 꽤 많이 한 작품이다. 제가 액션 영화를 선호하지 않는다. 전문적으로 액션을 해본 적도 없다"라며 "'범죄도시' 자체는 너무 좋아하는 영화지만 2를 직접 하는 건 욕심이 나지는 않았다. 그런데 감독님 만나고서 생각이 바뀌었다. 감독님이 가진 열정이 너무 뜨거워서 같이 하기로 했다"라고 출연 이유를 설명했다.
강해상은 '범죄도시'의 빌런 장첸 못지 않은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이는 손석구가 선택한 주황색 의상을 비롯해 더욱 적어진 말수, 문신 등으로 극대화됐다.
그는 "왜 그런지 모르겠는데 의상 실장님에게 주황색을 입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옷을 많이 안 갈아입는 가운데 그 옷을 제작해주셨다. 너무 마음에 들고 뿌듯했다"라며 "길에서 이런 상황을 목격하고 이걸 설명할 때 첫 마디가 '주황 점퍼 입은 미친 놈이 그랬다'라고 할 것 같다. 그 색이 기억에 각인이 될 것 같아서 무채색이 아닌 주황색을 입고 싶었다"라고 의도한 바를 밝혔다.
몸이 먼저 나가는 다혈질을 더 임팩트있게 보여주고 싶었다는 손석구는 "원래는 욕이 더 많았다. 감독님에게 욕은 좀 안 하고 싶다고 말씀드렸다. 욕을 한다면 나와 대척점에 있는 경찰이 아니었으면 해서 따로 신을 만들었다"라며 "순경을 찌른 후 공포에 떨고 있는 시민들에게 욕을 하는 것이 유일하다. 충격적인 장면을 하나 넣은 것이다. 그 외에는 말수를 줄이고 충동적으로 나가는 쪽으로 무게를 담았다"라고 전했다.
문신 역시 콘셉트를 네 번 정도 바꿨다고. 가슴에 있는 한문 문신은 '한번 복수를 시작하면 지옥까지 간다'는 뜻이라고. 이것이 강해상과 어울린다고 생각했다는 손석구는 "처음엔 물고기 문신만 하고 싶긴 했다. 문어에 꽂혔었다. 별거 다 해봤다"라고 전하며 웃었다.
그러면서 그는 "감독님의 열정이 크다 보니 스물, 서른 테이크를 하더라도 감독님을 해피하고 만족스럽게 집에 보내는 것이 목표였다"라며 "제가 만족하는 것보다 감독님이 만족하는 것에 대한 목표가 컸다"라고 남달랐던 촬영 당시를 회상했다.
손석구는 더욱 강력해진 마석도 형사와 맞서기 위해 10kg 체중 증량을 했다. 무조건 많이 먹었다는 그는 "단백질 보충제를 먹었는데 지나고나니 저와는 안 맞았던 것 같다. 만성 피로가 생겨서 지금도 고생하고 있다"라며 "몸 키우는 것은 재미있지만, 그걸 유지하는 건 좀 힘들었다. 팬데믹으로 촬영 기간이 길어지다 보니 빠지더라. 운동 많이 하면서 카타르시스를 느꼈다"라고 체중 증량을 위해 노력한 바를 밝혔다.
'범죄도시'는 어쩌다 우연히 보게 되어도 채널이 안 돌아갈 정도로 장면마다 다 재미있어서 지금도 많이 본다는 그이지만 연기자로서는 '연애 빠진 로맨스'가 자신과 더 잘 맞다고. 그는 "공감하기도 쉽고 누군가에게 상해를 입히는 것이 아니지 않나. 캐릭터도 성격에 맞는 것 같다. '범죄도시2'는 피 분장하는 것이 쉽지 않다"라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앞서 제작자이기도 한 마동석은 '범죄도시'가 나오기 전부터 8시즌을 생각해뒀다고 밝히기도 했다. 현재 3편 촬영을 앞두고 있다. 이에 '어벤져스'처럼 빌런들이 함께 등장하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라는 바람이 쏟아져 나오기도.
하지만 손석구는 "저는 '범죄도시'를 다시 할 마음은 없다. 그건 '범죄도시'를 위해서도 저를 위해서도 좋지 않은 것 같다"라며 "'범죄도시'는 브랜드가 확고해지면서 많은 사랑을 받아야 하고, 저는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것이 맞다. 시작과 끝이 명확해야 의미있는 것 같다"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마동석은 손석구의 액션에 대해 "어마어마하다"라며 극찬을 하기도. 손석구 역시 "뿌듯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무술 감독님이 '근래 찍은 작품 중 가장 만족한다'라고 하시더라. 스스로 대견하고 뿌듯하긴 한데 액션보다 말로 하는 연기가 좋긴 하다"라고 덧붙였다.
현재 손석구는 '범죄도시2' 외에도 JTBC 토일드라마 '나의 해방일지'를 통해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극중 미스터리한 남자 구씨 역을 맡아 김지원과 '추앙커플'로 큰 사랑을 얻고 있다. 이에 손석구와 김지원은 드라마 출연자 화제성 1, 2위에 오르며 그 인기를 증명하고 있다.
필리핀에서 촬영 중이다 보니 인기에 대한 실감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그는 "연기하는 것이 편해졌다. 예전보다는 훨씬 더 숨 쉬듯이 연기한다. 그래서 주의해야 하는 것 같기도 하다"라며 "너무 편해지면 안 좋은 것 같아서 피드백을 받는다. 제가 대중에게 어떤 식으로 다가가고 있는지 객관화가 되는 것이 가장 큰 수확인 것 같다"라고 배우로서의 성장 포인트를 밝혔다.
또 구씨에 대해서는 "굉장히 여린 사람"이라며 "인생 캐릭터가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는 "김석윤 감독님은 구씨가 제 인생 캐릭터가 될 거라는 걸 미리 보셨던 것 같다. 이 캐릭터를 통해 배우로서 많이 바뀔거라는 얘기를 진작부터 해주셨다"라며 "감독님이 편집하신 구씨를 보며 '저런 그림을 그리고 계셨구나' 싶어서 새삼 놀랐다"라고 애정을 듬뿍 드러냈다. 그러면서 자신의 매력에 대해 "보기 부담스럽지 않은 것 아닐까 싶은데 잘 모르겠다"라고 대답하며 기분 좋게 웃음 지었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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