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미영 기자] "큐시트도 없는 하늘나라에서는 편안히 자유롭게 쉬십시오."
한국 연예계의 큰 별이었던 송해가 하늘의 별이 됐다. 고인을 존경하고 사랑했던 수많은 연예계 동료, 후배들, 그리고 매주 일요일 '전국노래자랑'을 외치던 그 목소리를 기억하는 시민들이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여의도 KBS에서는 36년을 함께 했던 '전국노래자랑' 악단의 눈물 연주가 하늘에 울려퍼졌다.
故 송해의 영결식이 10일 오전 4시 30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거행됐다. 영결식의 사회는 방송인 김학래 씨가, 엄영수 장례위원장이 조사를 맡았다. 희극인장으로 치러진 만큼 이상벽, 임하룡, 전유성, 강호동, 유재석, 이수근, 최양락, 조세호, 윤형빈 등 수많은 후배 방송인들이 참석해 고인의 마지막을 함께 했다. 이른 새벽이었지만 장례식장에는 수많은 시민들이 발걸음 해 '국민MC'를 눈물로 작별했다.
장례위원장을 맡은 엄영수 한국방송코미디언협회 회장이 추모사로 영결식을 열었다. 침통한 분위기 속 엄영수 한국방송코미디언협회 회장은 "전국 수많은 어른들께 웃음을 주신 송해 선생님. 선생님의 눈길과 손길이 가야할 곳이 가야할 곳이 많은데 이렇게 가시다니 믿기지 않는다"며 "큐시트도 없는 하늘나라에서는 편안히 자유롭게 쉬십시오. 존경하고 사랑합니다"라고 추모했다.
방송인 이용식은 추도사를 통해 "평소에 스승님께서 그렇게 보고싶어하신 많은 인재들이 선생님 영정 앞에 모였습니다"라며 "대한민국 국민들의 가슴에 슬픔과 아쉬움을 남기시고 뭐가 그리 바쁘시다고 가셨습니까. 항상 먼저 하늘나라로 간 후배들의 영정을 어루만지시면서 '못된 놈. 나보다 먼저 갔다'고 그렇게 혼내시더니 이 새벽에 이별이라뇨"라고 애통해했다.
이용식은 "이곳에선 '전국 노래자랑'을 많은 사람들과 힘차게 외쳤지만 이제 수많은 별들 앞에서 '전국노래자랑'을 외쳐주세요"라며 "사모님과 아드님과 반갑게 만나서 이젠 아프지 마시고 편히 쉬십시오. 우리 나라는 동해 서해 남해 그리고 송해가 있습니다. 선생님 안녕히 가십시오"라고 작별인사했다.
고인과 생전 막역하게 지냈던 이자연 대한가수협회 회장은 "지난주에 맛있는 거 먹으러 가자고 뵙자고 했는데"라고 추억하며 울컥했다. 그는 "선생님은 지난 70년 동안 모든 사람들의 스승이었고 아버지였고 그리고 형님 오빠였다"며 "선생님은 우리들 가슴 속에 영원히 남아 있을 것"이라고 눈시울을 붉혔다.
발인식 이후 진행된 운구는 강호동과 유재석, 전유성, 조세호 등 후배들이 맡았다. 허망한 표정으로 고인의 마지막길을 함께 했다.
운구차는 송해의 개인 사무실과 종로구 낙원동 '송해길'을 지났다. '송해길'에는 고인이 생전 자주 이용했던 국밥집, 이발소, 사우나 등이 있는 곳이다. 여의도 KBS 본관에서는 오랜 시간 '전국노래자랑'을 함께해온 악단이 송해의 마지막을 연주로 배웅했다.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고인의 현수막이 내걸린 본관에서, KBS 직원들과 시민들이 헌화 행렬이 이어졌다.
이후 고인의 운구차는 경북 김천시에 위치한 화장터로 가며, 고인은 이후 아내 석옥이씨가 자리한 대구 송해공원에 안장된다.
고 송해는 지난 8일 오전 서울 강남구 도곡동 자택에서 향년 95세의 일기로 별세했다.
고인의 빈소에는 방송인 유재석과 조세호, 이상벽, 임백천, 심형래, 김학래, 조영남, 김흥국, 설운도, 태진아, 현숙, 장민호, 송가인, 정동원, 이찬원, 장윤정, 이순재, 최불암, 이순재, 이미자, 신동엽, 김흥국, 유동근 등 분야와 나이를 뛰어넘은 수많은 동료, 후배 연예인들이 찾아 조문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 당선인과 황교안 전 국무총리 등 여야 정치인들도 장례식장을 찾아 유족들을 위로했다.
故 송해는 국내 최고령 MC로 방송가를 누볐으며, 소탈함으로 전국민과 소통해온 이 시대의 진정한 어른이었다.
1927년 황해도 재령에서 태어난 고인은 1955년 창공악극단을 통해 가수로 데뷔했다. 1960년대부터 70년대를 주름잡은 인기 코미디 프로그램 '코미디 하이웨이', '고전 유머 극장' 등에 출연하며 가수와 희극인의 길을 함께 걸었다.
1988년부터 '전국노래자랑'을 34년 간 진행한 '국민 MC'였다. 전국 팔도 국민들과 노래하고 춤추며 희로애락을 함께 해왔다. 지난해 3월 KBS 1TV '아침마당'에 출연한 송해는 "녹화가 있으면 맨 먼저 그 고장의 분위기를 알아야겠다는 생각에 하루 전에 그 곳으로 갔다. 목욕탕에 가서 얘기 듣고 고장을 돌아다녔다"라고 프로그램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최근에는 TV 부문 최고령 방송 진행자임을 인정받아 기네스 세계 기록에 등재됐다. 고인은 기네스북 등재 당시 "긴 세월 '전국노래자랑'을 아껴 주신 대한민국 시청자 덕분"이라며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한국 대중문화예술 발전에 이바지한 공적을 기려 금관문화훈장을 추서했다.
/이미영 기자(mycuzmy@joy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