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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人] 동자씨, 30년 박수무당의 가수 도전기 "소리부적 됐으면"


데뷔곡 'Good'(굿) 발표 "음악으로 행복 축원"

[조이뉴스24 이미영 기자] "좋은 기운을 줄 수 있는 '소리부적'이 되고 싶어요."

박수무당으로 30년을 살아온 동자씨가 가슴 속에 품고 있던 가수의 꿈에 도전했다. 점술을 통해 누군가의 인생의 방향을 잡고 행복을 빌어왔다면, 음악으로 행복을 축원하고 싶다고 했다.

신인가수 동자씨가 최근 데뷔곡 'Good'(굿)을 발매하고 데뷔했다. 동자씨는 현직 박수무당으로 평안도 다리굿 전수교육 조교로 활동하고 있다. 동자신(동자씨)을 모시고 있다는 그는 "내 삶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는 존재라, 가수 활동명을 '동자씨'로 했다"고 말했다.

무속인이면서 가수가 된 동자씨는 색안경을 지워내고 한국적인 색채로 노래하고 싶다고 했다.

음원 'Good'을 발표하며 본격 활동을 개시한 신인가수 동자씨가 20일 서울 마포구 상수동에 위치한 조이뉴스24 사옥에서 인터뷰를 갖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음원 'Good'을 발표하며 본격 활동을 개시한 신인가수 동자씨가 20일 서울 마포구 상수동에 위치한 조이뉴스24 사옥에서 인터뷰를 갖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 "19살에 신내림 받고 박수무당의 길로"

동자씨는 고등학교 3학년이던 19살에 신내림을 받은 박수무당이다. 친구들과 해비메탈 밴드를 만들어 음악을 즐기고, 육사에 진학해 군인이 되는 것이 꿈이었던 평범한 고등학생이었다. 동자씨는 "무병이 찾아왔다. 가족들이 퇴마사와 신부, 목사 등을 찾아다녔지만 소용이 없었다"라며 "결국은 무속인의 길을 가게 됐다"고 했다. 박수무당이 된지 30년 됐지만, 우여곡절 많은 삶이었다.

남들처럼 평범하게 살기 위해 생활전선에 뛰어들었고, 직업도 수차례 바꿨다고도 고백했다.

"참 서글펐던 기억이 많아요. 쌍둥이 아들이 있는데, 아버지가 '무당'이라는 소리를 듣게 하고싶지 않아 생업에 뛰어든 적도 있어요. 택시기사, 버스기사, 화물운전, 대검찰청 파견운전기사, 정화조차, 주유소 알바, 카드사 영업, 음식점 종업원, 가수 매니저 등등 정말 안해본 일이 없어요. 그런데 정말 사건사고가 끊이질 않더라고요. 버스운전 5일차에 손님이 서있는걸 모르고 출발 했다가 해고되고, 주유소 알바를 할 때는 등유 대신 경유를 배달해 집을 태워먹는 일이 있어 보상을 하기도 했어요. 정화조차에서 일할 때는 흡입 밸브 대신 배출 밸브를 틀어 반장님에게 혼나고 그만 뒀죠. 일을 시작만 하면 사건사고가 끊이질 않았어요. 신이 싫어한다는 걸 알고 있었죠."

음원 'Good'을 발표하며 본격 활동을 개시한 신인가수 동자씨가 20일 서울 마포구 상수동에 위치한 조이뉴스24 사옥에서 인터뷰를 갖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음원 'Good'을 발표하며 본격 활동을 개시한 신인가수 동자씨가 20일 서울 마포구 상수동에 위치한 조이뉴스24 사옥에서 인터뷰를 갖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동자씨는 새출발을 위해 아예 한국을 떠나기도 했다. 가야금을 전공한 여동생과 어머니가 거주하고 있는 일본으로 건너갔고, 대학교에 진학했다. 그러나 그 곳에서도 사주명리를 배우고, 교민들을 상대로 점사를 봐주는 일은 계속 됐다. 일반인이라면 좀처럼 믿기 힘든 일도 있었다.

"2011년도에 귀국을 했어요. 당시 제가 미야기현 센다이시에 살고 있었는데, '동자씨'(동자신)가 갑자기 한국으로 가자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귀국했는데, 한 두달 뒤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났죠."

귀국한 동자씨는 신당을 차리고 점사를 봤다. 그는 "고등학교 3학년 때 처음 만난 신어머니가 국가무형문화재가 됐어요. 지금은 평안도 다리굿 전수조교로 활동하고 있고 문화재청에도 등록됐어요. 사람들 점사도 봐주고, 나라굿을 돕고 있어요."

◆ "녹음·뮤비 촬영 신의 기운으로…행복 메시지 전하고파"

동자씨에게 음악은 이루지 못한 꿈이었다.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취미로 헤비메탈 카피밴드를 했던 그에게 가수의 길을 권유한 건 30년지기이자 지금의 소속사 대표인 지평권 음악감독, 그리고 지금의 매니저 맑죠 씨였다.

지평권 음악감독은 김연아의 아리랑인 '오마주 투 코리아'의 편곡자이자 한국 드라마 음악계의 거장으로, 한국 민요의 세계화에도 관심이 많았던 인물. 지난해 동자씨에게 연습실을 빌려줬던 지 대표는 "소리도 좋은데 왜 카피밴드를 하냐. 너의 목소리 톤을 잘 살려보자"라며 가수 데뷔를 권했다.

음원 'Good'을 발표하며 본격 활동을 개시한 신인가수 동자씨가 20일 서울 마포구 상수동에 위치한 조이뉴스24 사옥에서 인터뷰를 갖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음원 'Good'을 발표하며 본격 활동을 개시한 신인가수 동자씨가 20일 서울 마포구 상수동에 위치한 조이뉴스24 사옥에서 인터뷰를 갖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난관은 있었다. 현직 무당인 그는 "신령님에게 허락을 받아야 하는데, 그 말을 하지 못해 마음 고생을 했다. 지리산, 계룡산, 태백산으로 기도를 다녔고, 신의 이야기를 음악으로 풀어가면 허락하겠다는 답을 얻었다"라며 "악기만 달라졌지, 노래의 형식은 굿이다. 그래서 허락받았다"고 말했다.

그렇게 탄생한 '굿'은 EDM 장르를 기반으로 하여 평안도 굿의 사설을 첨가하고 하드코어와 락적인 요소를 가미하여 우리의 전통 굿을 현대적으로 해석했다. 동자씨는 자신이 전수하고 있는 평안도 다리굿 중 자손들의 안녕과 재복, 수복을 비는 '재수굿'을 기반으로 '굿과 락'의 만남이라는 주제로 음원을 발매했다. 'Good'은 행운을 뜻하는 영어 단어 '굿'과 전통적인 '굿'을 의미하는 중의적 의미로, 현재를 살고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행운과 희망을 안겨준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사바세계 남섬부주 해동제일에 대한민국'으로 시작하는 가사는 '여기저기 돈실러가자' 등의 내용이 담겼다. 동자씨는 "평안도굿에 있는 '돈 실러가자'를 일부 발췌했다. 국민들이 돈 때문에 힘들어하는데, 돈 실어주면서 재수를 주자. 돈도 잘 벌고 평안을 바라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음원 'Good'을 발표하며 본격 활동을 개시한 신인가수 동자씨가 20일 서울 마포구 상수동에 위치한 조이뉴스24 사옥에서 인터뷰를 갖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음원 'Good'을 발표하며 본격 활동을 개시한 신인가수 동자씨가 20일 서울 마포구 상수동에 위치한 조이뉴스24 사옥에서 인터뷰를 갖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많은 사람들에게 행복을 주고 싶었던 '굿'으로, 동자씨도 그리고 동자신도 행복을 느끼고 있다. 그는 "처음 무당이 됐던 19살엔, 신이 음악하는 것 대신 무당으로서의 삶을 원했다"라며 "동자신이 자신과 관련한 음악이 나오고 캐릭터화 되는 것을 즐거워하고 있다"고 웃었다.

동자씨는 '굿'이 신의 기운으로 탄생한 노래라며, 녹음과 뮤직비디오 촬영 때 생긴 신기한 에피소드들도 들려줬다.

"녹음실에서 몇날 며칠동안 수백번도 노래를 해도 목소리가 잘 안 나왔어요. 갑자기 어느 순간 음악하는 동자씨가 들어오면서 지금의 사운드가 나왔죠. 뮤직비디오 촬영할 때도 아이처럼 웃는 모습이 나오는데, 평소 제 표정에선 나올 수 없는 웃음이에요."

무속인 가수에 대한 색안경을 끼고 보는 세상의 선입견과 편견에 대해서도 물었다. 동자씨는 "사실 음악은 다양한 종류의 형태를 띠고 있다. 오일장에서 나오는 음악은 마을사람들에게 흥을 불어넣어주는 놀이이지 않나"라며 "제 음악이 종이 부적이 아닌 소리부적이 됐으면 한다. 좋은 기운을 갖고 잘 받았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벌써 다음 곡도 준비해놨다는 동자씨는 세상과 또다른 방식으로 소통할 준비를 마쳤다.

"신의 기운이 들어있는 음악으로 행복을 잘 풀어주자는 메시지를 주고 싶었어요.

굿은 우리나라 전통 공연이고, 곡들이 쌓이면 현대식의 굿을 테마로 풀어내 공연을 하고 싶어요. 종교를 떠나 모두의 소원을 빌어주는 정월대보름 같은, 축원하는 형태의 공연이 됐으면 합니다."

/이미영 기자(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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