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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人] "로또 같은 작품"…윤시윤, 책임감으로 이뤄낸 '탄생'


영화 '탄생'서 김대건 신부役…"실제 기독교, 종교적 위인 연기하게 돼 기뻐"

[조이뉴스24 김지영 기자] 배우 윤시윤이 청년 김대건으로 다시 태어났다. 김대건 신부의 열망과 열의를 스크린에 그대로 녹여냈다.

최근 개봉한 '탄생'은 한국 최초의 사제 성 김대건 안드레아의 이야기이자 조선 근대의 길을 열어젖힌 청년 김대건의 위대한 여정을 그린다.

천주교가 박해받던 시기, 교리를 신도들에게 전하겠다는 신념으로 마카오 유학길에 오른 김대건 신부는 가족과 떨어져 낯선 이국 땅에서 공부를 시작한다. 불란서 극동함대 사령관 세실의 에리곤호 승선, 아편전쟁, 동서 만주를 통한 육상 입국로 개척, 라파엘호 서해 횡단, 백령도를 통한 해상 입국로 개척 등을 겪으면서 조선 최초의 신부이자 글로벌 리더로 성장한다.

배우 윤시윤이 영화 '탄생'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민영화사]
배우 윤시윤이 영화 '탄생'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민영화사]

윤시윤은 그런 김대건 신부의 성장사를 세밀하게 담아내며 관객의 몰입을 돕는다. 유학 초반, 타지에서 어렵게 수업을 따라가는 모습부터 반짝반짝 빛나는 눈으로 국제 정세에 관심을 기울이는 모습, 백령도를 통해 해상으로 귀국하며 겪는 고난, 천주교 박해로 수감돼 생을 마감하기까지의 김대건 신부의 긴 서사를 이번 한 작품으로 전해 여운과 감동을 전한다.

이하 윤시윤과의 일문일답

-'탄생'은 어떤 부분에 끌려 출연을 결정했나요?

"처음에 제가 대본을 받았을 땐 완대본은 아니었어요. 시놉시스 느낌이어요. 대사화되어있지 않은 대본이어서 사료에 가까웠죠. 그래서 프랑스어가 많이 나올지 몰랐어요. 그렇게 시작했는데 저한테는 너무 사실 감사하고 너무 복이니까. 제가 감당할 수만 있다면 의미 있는 도전이었어요."

-시놉시스 수준의 대본을 보고 출연을 결정한 이유는 무엇이었나요?

"배우가 실존 인물을 연기할 수 있다는 것은 큰 영광이에요. 저도 기독교가 종교이기도 한데 대한민국에 역사적 인물 중에 크리스트교에 대한 인물을 연기할 수 있다는 것은 영광이잖아요. 그게 청년인 종교인을 연기할 수 있다는 것도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얼마 남지 않은 기회라고 생각했어요. 저에겐 로또죠."

-반대로 실존 인물을 연기해 부담도 있었을 것 같아요.

"처음엔 감사하고 벅차서 시작했는데 제작 발표회 때 보니까 1차로 부담되고 바티칸 가니까 부담이 더 가중돼서 미칠 것 같았어요. 이 영화가 너무나도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염원하고 있던 작품이라고 생각하니 부담됐어요. 바티칸에서 시사회를 할 때 교황님이 제게 '이 영화를 만들어줘서 감사하다'라고 말씀하셨어요. 동양의 작은 나라에서 이런 영화가 나오길 기다렸다는 말을 들으니 기뻤죠."

배우 윤시윤이 영화 '탄생'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민영화사]
배우 윤시윤이 영화 '탄생'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민영화사]

-영화 '탄생'에서 김대건 신부의 일대기를 표현했어요. 무엇이 가장 연기할 때 중요한 것이었나요?

"김대건이라는 인물의 일대기를 최대한 질감 있게 표현하려면 김대건 신부가 겪은 고생들을 실감 나게 해야 했어요. 그런 표현들을 하는 장면이 많았죠."

-김대건 신부의 새로운 모습을 알게 된 것이 있다면요?

"그때 당시에 김대건 신부가 남겨놨던 프랑스어, 라틴어의 자료를 보면 그때에 아편전쟁, 국제 정세에 대해서 정확하게 모든 것을 집어냈어요. 조선에도 지식인과 학자들은 끊임없이 새로운 세상에 대해 논의하고 있었죠. 조선은 발전해 나가고 새롭게 개화되도록 준비를 하고 있었다는 것 같아요. 그건 식민사관과 대치된다고 봐요. 스스로가 깨달을 수 없다고 말하는 이가 있다면 100년 전의 자료에 우리가 그렇게 지금의 자료를 보듯이 객관적으로 서양의 시각으로 봤다는 것이 신기했어요. 그걸 보면서 놀라웠죠."

-제작진이 준비해 준 자료 외에 따로 사전 조사를 하진 않았나요?

"감독님 자체가 교수님이시기도 하고 김대건 신부에 대한 공부를 엄청나게 하셨어요. 감독님이 추천해 주시는 책과 우리나라에 출판돼 있는 어린이 김대건, 만화 김대건까지 다 봤어요. 연기하는 제가 틀리면 안 되니까요. 그리고 실제로 남아있는 김대건은 없잖아요. 사진 자료, 그림 자료가 없다 보니. 제가 선택한 것은 많은 사람들이 표현하고 그려낸 그림들을 최대한 많이 볼수록 교집합이 실제 김대건과 가까울 것 같았어요."

-극에서 불어, 중국어 등 여러 언어를 사용해요. 힘들지 않았나요?

"외국어 원문을 해석한 것이나 단어의 뜻이 정리된 파일로 달라고 하니 40장이 나왔어요. 프랑스어만. 이거만 외우면 영화가 끝나겠구나, 내가 끝나던가 영화가 끝나던가 하겠더라고요. 다행히 잘 끝났죠."

배우 윤시윤이 영화 '탄생'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민영화사]
배우 윤시윤이 영화 '탄생'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민영화사]

-외국어 연습은 얼마나 걸렸나요?

"한 달 정도 걸렸어요. 현실적으로 그 단어의 뜻을 알고 연기할 수는 없었어요. 프랑스 발음이 한국어로 적혀있는데 한국 사람이 할 수 없는 발음 몇 가지가 있어요. 그걸 연습하고 통째로 다 외웠어요. 형광펜 색깔별로 단어를, 음절별로 나눴어요. 시각적 정보로 나눈 거죠. 그림을 나누듯이. 한 일주일 동안 계속 봤어요. 그러면 머릿속에 그게 판화처럼 박혀요. 그렇게 연기를 할 수밖에 없었어요. 발음 훈련 같은 것도 한 달 정도 걸렸고요. "

-안성기 배우와의 호흡은 어땠나요?

"저한테는 배우의 꿈같은 분이에요. 저는 안성기 선생님을 따라 하고 싶어서 부단히 노력하면서 살아가는 것 같아요. 그런 배우가 되는 게 제게 꿈이었고 바람이고 소망이었어요. 드디어 이번 작품에서 만난 거죠. 손주처럼 장난도 치고 그러고 싶었는데 날씨가 너무 추웠어요. 제가 말을 걸 수도 없는 상황이었고요. 그 와중에도 제게 말 걸어주시면서 촬영했어요. 아쉬워요. 선생님이랑 많은 얘기를 하고 싶었어요. 연기 후배니까 좋은 작품 찍어서 이 영화 보실 테니 당신을 롤 모델로 하고 있는 작은 배우가 이렇게 열심히 했다는 메시지를 꼭 전달해 드리고 싶은 마음이에요."

-드라마로는 꾸준히 대중과 만났지만, 영화는 오랜만이에요. 어때요?

"늘 무서워요. 영화관에 와서 돈을 내고 큰 스크린으로 보고 있는 거잖아요. 그만큼 영화를 사랑하시는, 작품을 사랑하시는 분들이고 저라는 사람한테 기회를 줬지만 그만큼 또 냉정한 저의 심판자이기도 해요. 그래서 늘 무서워요. 하지만 또 거쳐가야 하는 과정이에요. 이렇게 조금씩 이분들에게 테스트를 통과하다 보면 저도 어느 날 신뢰받는 배우가 되지 않을까요. 엄청나게 많은 테스트를 통과해야 하고 욕도 많이 먹어야겠지만요."

-윤시윤 씨는 본인을 되게 작은 배우로 표현하는 것 같아요. 그렇게 말씀하시는 이유가 있나요?

"그게 사실이기도 하고 말 그대로 계속 나아가야 하니까요. 아직까지 정말 영화 안에서의 저라는 사람의 티켓 파워는 나아가야 할 방향이 맞고 평가라는 것을 통해서 영화인이 될 것인지 아닐 것인지의 관문도 남은 사람이기 때문에 잃지 않으려고 해요."

배우 윤시윤이 영화 '탄생'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민영화사]
배우 윤시윤이 영화 '탄생'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민영화사]

-연기 인생에 터닝 포인트가 있다면요?

"1차적으론 군대가 맞는 것 같아요. 재능 없는 배우가, 아직 준비되지 않은 배우가 큰 사랑을 받았고 모자란 것이 들킬까 봐, 얼마나 아마추어 같은 것이 들킬까 고민하고 살았어요. 안 들키고 싶었고 결국엔 지키고 싶었으니까요. 내 힘으로 얻은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었죠.

군대를 갔다 오고 나서는 잃든 얻든, 어떤 그 모든 것들이 과정이라는 것을 알았어요. 경험해야 해요. 잃어도 잃는 게 아니라 가는 과정 중에 하나라는 것을 알았죠. 그래서 군대 제대하고 나서 갑자기 작품을 안 쉬고 계속하고 있어요."

-윤시윤 배우의 연기적 목표는 무엇인가요?

"나로부터 출발해야 하는 것 같아요. 아직은. 일단은 저로부터 표현하다 보면 언젠가 제가 아닌 누군가로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요. 건강한 연기를 하고 싶어요. 목표는 궁금한 배우가 되는 게 목표예요. '저 사람이 또 이번엔 무엇을 보여줄 수 있을까'라고 궁금해하는 것은 최고가 아닐까요.."

/김지영 기자(jy1008@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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