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배우 설경구와 이하늬, 박소담이 액션부터 감정 열연까지, 폭풍처럼 휘몰아치는 역대급 스파이 액션 '유령'으로 돌아왔다. 의심과 반전, 그리고 연대로 깊은 울림을 전하는 '유령'이 설 연휴 극장가를 장악할 수 있을지 기대가 쏠린다.
11일 오후 서울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유령'(감독 이해영) 언론배급시사회가 진행됐다. 현장에는 설경구, 이하늬, 박소담, 박해수, 서현우, 이해영 감독이 참석했다.
'독전' 이해영 감독의 신작인 '유령'은 1933년 경성, 조선총독부에 항일조직이 심어놓은 스파이 '유령'으로 의심받으며 외딴 호텔에 갇힌 용의자들이 의심을 뚫고 탈출하기 위해 벌이는 사투와 진짜 '유령'의 멈출 수 없는 작전을 그린 영화로, 마이지아 소설 '풍성'을 원작으로 한다.
설경구는 경무국 소속 무라야먀 쥰지 역을, 이하늬는 총독부 통신과 암호문 기록 담당 박차경 역을 맡았다. 또 박소담은 총독부 2인자 정무총감의 비서 유리코를, 박해수는 경호대장 다카하라 카이토를 서현우는 통신과 암호해독 담당 천계장을 연기했다.
이들은 서로를 향한 의심과 반전, 대립과 연대를 보여주며 새로운 연기 앙상블을 형성했다. 특히 유령에 대해 의심을 하는 심리전과 후반 휘몰아치는 액션 시퀀스는 '유령'의 관전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이날 이해영 감독은 "스파이 액션이 장르적으로 잘 표현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라며 "스파이로 중간까지 끌고 가고 이후 액션 장르로 역동적인 느낌이 들길 바라는 마음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캐릭터 무비로 보이길 바랐다. 캐릭터가 빛이 나고 배우들의 호연이 이야기의 구심점 역할, 개연성이 되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작업을 했다"라고 전했다.
또 그는 원작과의 차이점에 대해 "'유령이 누구인가' 라고 하는 건 재미가 없어서 놓으려 했다가 유령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시작하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으로 바뀌었다"라며 이하늬가 연기한 박차경의 이야기로 영화를 시작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백지에 이하늬라는 점 찍었더니 '유령'이 됐다고 한 적이 있는데, 이하늬가 안 하면 안 되겠다라는 생각하면서 만들었다"라며 "박차경을 따라가면 정적이고 차가운 느낌일 것 같은데 그것으로 두 시간을 끌고 가기엔 지루함이 있을 것 같았다. 구미가 당기려면 장르의 변주를 주면 좋겠다 싶고 온도가 올라가면 재미있을 것 같아서 중반 이후 액션을 많이 넣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원작 소설에서 멀리 도망갈 생각은 안 했다. 첫 단추가 유령의 입장에서 꿰어지면서 영감을 받아 완벽히 다른 이야기에 가깝게 창조를 했고 개인적으로는 만족한다"라고 덧붙였다.
'유령'에서 설경구와 이하늬는 두 번의 액션으로 강하게 부딪힌다. 이에 대해 설경구는 ""이하늬 배우가 팔 다리가 길어서 힘에 부쳐서 버거웠다. 저는 기술이 없어서 힘으로 하다 보니 그랬다"라고 고백했다.
이에 이하늬는 "그 두 번의 액션신을 후반에 찍었다. 계속 그 신을 머리에 달고 6개월을 살았다"라며 "체력이 준비 되어 있지 않으면 이도 저도 안 되겠다는 생각에 체력 준비를 했다. 멋있는 액션이 아니라 힘의 실랑이가 있어야 하는, 감정이 들어간 액션이다 보니 테이크가 몇 번 가도 힘이 들더라"라고 회상했다.
또 이하늬는 "역도산과 같이 붙어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었다. 역도산을 머리에 그리면서 몇 개월을 살았다"라며 "역도산을 딱 만나 주먹이 들어갔는데 안 빠지더라. 진짜 역도산이구나 생각을 했다"라고 전했다.
이해영 감독은 "액션신 구상을 할 때 성별의 대결로 절대 보이지 않았으면 했다. 남녀가 없길 바라고 단 한순간도 그렇게 접근하지 않았다. 성별을 떼고 기세로 붙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설계했다"라고 밝혔다.
또 "설경구 배우가 피지컬에서는 우월하신데 이하늬 배우가 액션을 비교적 덜 했고 여배우라서 케어를 많이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이야기를 많이 했다"라며 "호텔 방 몸싸움을 먼저 찍었다. 두 컷 찍고 나서 이하늬 배우가 너무 세다 보니 설경구 배우가 괜찮은지 살피며 찍었다. 설경구 배우를 역도산이라고 했는데 이하늬 배우는 그냥 마동석이었다"라고 전했다.
박차경을 "애정하는 캐릭터"라고 밝힌 이하늬는 "행복하게 연기를 했다. 최근에 연기는 웜톤이 많았다. 오랜만에 쿨톤을 만났다. 밑에서는 부글부글 끓는데 겉으로는 드러내면 안 되고 화도 내면 안 되는 쿨톤이라 감정을 꾹꾹 눌러도 비집고 나오다 보니 연기를 하는데 재미있었다"라고 애정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고백했다.
그러면서 "'살아, 죽어야 할 때 죽어'라는 대사를 한다. 삶을 위해서 사는 캐릭터가 아니라 죽기 위해 산다. 생즉사 사즉생, 독립투사들이 그런 마음으로 살 것 같았다. 죽음을 위해서 사는 건 어떨지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다"라고 덧붙였다.
'유령'은 이하늬와 박소담의 남다른 케미가 돋보이는 영화이기도 하다. 이하늬는 "소담과는 처음 만났는데 살아있는 기백이 좋았다. 정말 단단한 배우라, 너무 반갑고 아릅답다"라며 "평소에는 살갑고 그런 친구가 연기에 들어갔을 때 정말 배우구나, 동생이지만 존경스럽다는 부분이 많았다"라고 칭찬했다.
그러자 박소담은 "선배님 목소리를 들으면 위안이 된다"라며 "차경의 대사 '살아' 그 말이 저에게 굉장히 필요했던 말이다. 혼자 많이 혼란스러운 시기에 너무 좋은 사람을 만난 것 같아서 촬영하는 내내 선배님에게 받았던 에너지가 컸다"라고 전했다.
또 "오늘 같이 영화를 보고 바로 이야기를 나누니까 그 때 제가 느꼈던 감정들이 막 올라는 것 같다"라며 "간담회에 나오기까지 시간이 필요했다. 좋은 에너지를 받고 케미 좋았다는 말이 기쁘고 감사하다"라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그러면서 박소담은 "제 영화를 보고 이러면 되나 싶지만 저는 찍는 내내 감사했다. 받은 것이 커서 다 돌려드리고 싶다. 감사하고 사랑한다"라고 덧붙였다. 박소담의 눈물 고백에 이하늬와 이해영 감독까지 눈물을 흘렸다.
그러자 설경구는 "소담이가 많이 힘들었다"라며 "평생 못 겪을 수술도 했고 마음이 그랬던 것 같다. 장하다"라고 갑상선유두암 수술을 했던 박소담을 격려했다.
이하늬는 "소담이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큰 일(출산)을 치르고 왔는데 두렵고 설레는 마음이었고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더라"라며 "이런 어려운 시국에 영화 시장이 어렵지만 땀과 피와 노력이 담긴 산물을 관객들에게 내놓을 수 있다는 것이 영광이다.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박소담 역시 "'소담이가 기쁘게 돌아와줘서 고맙다'라고 하시는데 제가 너무나 감사드린다. 뵐 수 있어서 기뻤다"라며 "많은 분들에게 걱정 끼친만큼 2023년 '유령'을 시작으로 많은 모습 보여드리겠다. 건강하게 잘 살아가겠다. 모두 건강하길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유령'은 오는 18일 개봉된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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