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배우 이재원이 사랑꾼이 된 상남자로 변신해 시청자들의 마음을 제대로 사로잡았다. 이토록 로맨틱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사랑 앞에서는 '직진' 그 자체인 이재원표 권시욱이 있어 더욱 빛이 났던 '남이 될 수 있을까'다.
이재원은 최근 종영된 지니TV오리지널 '남이 될 수 있을까'(연출 김양희/극본 박사랑)에서 종갓집 5대 독자로 나고 자라 뼛속까지 상남자인 권시욱 역을 맡아 비취 역 조은지와 러브라인을 형성했다.
'남이 될 수 있을까'는 이혼은 쉽고 이별은 어려운 이혼 전문 변호사들의 사랑과 인생 성장기를 다룬 드라마로, 강소라와 장승조, 조은지, 이재원 등이 이혼 전문 변호사로 변신해 다양한 의뢰인과 사건을 만나면서 한층 성장하고 변화되어 가는 과정을 현실적으로 그려내 시청자들의 공감 지수를 높였다.
2008년 영화 '강철중: 공공의 적'으로 데뷔해 '흉부외과', 'VIP', '청춘기록', '철인왕후', 'Dr. 브레인' 등에서 인상깊은 연기를 보여줬던 이재원은 이번 '남이 될 수 있을까'에서도 시욱의 귀엽고 로맨틱한 면모는 물론이고 사랑하는 이를 위해 진심을 다하는 진중함을 깊이 있는 연기로 표현해내 진한 울림과 재미를 안겼다.
이에 이재원은 최근 조이뉴스24와의 인터뷰에서 '남이 될 수 있을까'를 떠나보내는 소회와 함께 시욱을 향한 애정 어린 마음을 전했다.
- 드라마가 끝이 났는데 소감이 어떠한가. 배우들과 다같이 마지막 방송을 본 걸로 아는데 그 때 분위기는 어땠나.
"12개라 짧게 느껴졌다. 좋아하는 캐릭터기도 하고, 비취랑 아이 낳는 걸 보여주고 싶었는데 끝나서 아쉬웠다. 다같이 보면 정신이 없긴 하지만 화기애애하게 웃으면서 같이 보면 재미있다. 또 촬영할 때 몰랐던 부분도 있어서 다 같이 얘기하면서 잘 봤다."
- 시욱의 어떤 점에 끌렸나.
"투박하고 답답한 부분이 많은데 진심은 굉장히 진솔하고 남을 배려하는 마음도 있다. 또 비취를 만나면서 시욱이 단점이라고 하는 부분이 보완이 된다. 전체 대본을 보고 매력을 많이 느꼈다."
- 시욱은 종갓집에서 5대 독자로 나고 자라 뼛속까지 보수적인 자칭 상남자인데 비취를 만나 많이 달라지는 캐릭터인데, 답답한 구석도 없진 않았다. 어떻게 접근을 하려 했나.
"초반 미움 받을 용기를 가졌다. 답답한 부분이 원래 있는 친구인데, 달라지는 부분이 있으니까 초반엔 미움 받을 생각하고 제대로 보여주자는 마음이었다. 두려움 없이 했다."
- 미움 받을 용기를 냈다고 했는데, 어떤 점에서 조심스러웠는지 궁금하다.
"이혼에 대해 얘기를 하는 부분, 또 남녀에 대한 이야기에서 조심스러웠다. 작가님이 밸런스 있게 써주셨지만 내 연기로 그 밸런스가 무너진다거나 시욱이를 너무 세게 표현을 하면 '이런 사람은 이렇구나' 라고 비쳐질 수 있을까봐 조심스러웠다. 예를 들어 초반 장면에 좀 남녀에 대해 강압적으로 얘기를 하는 것이 있는데, 사투리 쓰는 분들이 다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런데 시욱이가 사투리를 쓰다 보니 그 인물을 대표하는 것처럼 보일까봐 사투리 쓰는 부분이 조심스럽게 다가왔다."
- 시욱과 싱크로율은 얼마 정도인가.
"시욱이가 저보다는 더 좋은 사람 같다. 진국이고 매력이 있다. 표현하는 것보다는 마음을 크게 먹고 있다. 좋은 마음을 먹고 있지만 그만큼 표현을 잘 못하는 것은 비슷한다. 저도 잘 표현하는 타입은 아니다. 좋으면 오히려 장난을 치는 식이다."
- 시욱 같은 경우 미역국 장면도 그렇고 마지막 회에선 호적에서 파여도 괜찮다고 할 정도로 표현을 많이 하는 걸로 바뀌어 간다. 이런 캐릭터를 연기하는 입장에서도 마음의 울림 같은 것이 있지 않았나.
"제가 결혼 생활, 육아를 하면서 더 성숙해진 상태에서 드는 생각인데 사실 누구의 성을 따라가고 하는 것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비취를 사랑하면서 포기하는 부분이 생긴다. 시욱은 결혼도 안 하고 한 여자를 사랑하는 총각의 입장에서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다는 점이 굉장히 성숙된 친구가 아닌가 싶었다."
- 다양한 에피소드가 등장했는데 가장 공감이 됐던 장면은?
"6회에서 시욱과 비취가 맡은 건물주 조카 부부 이혼 사건이다. (비취와 시욱은 승진을 위해 1년간 부산에서 근무하려는 아내와 자녀 양육을 위해 이를 반대하는 남편 사이에서 남편 측의 변호를 맡았다. 그러나 비취는 아내의 입장과 커리어는 무시한 채 엄마와 아내로서의 역할만 바라는 남편의 의견에 동의할 수 없다며 맞섰다. 해당 사건은 마치 시욱과 비취의 상황을 대변하는 동시에 현 시대 아내와 남편 사이 생각할 거리와 공감을 안겼다.) 어떤 개인의 잘못이라기 보다는, 우리가 이 시대, 사회에서 살면서 자연스럽게 인식이 생길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의뢰인이었다. 누군가와 같이 살아갈 때 생각해볼만한 것들을 이혼이라는 포맷을 통해서 재미있게 던져본 것 같다."
- 이혼 전문 변호사라는 역할의 직업을 위해 따로 준비를 한 부분이 있나.
"'우리가 결혼할 수 있을까'라는 드라마를 했을 때 이혼 변호사 역할을 했다. 그래서 기본적인 정보는 있었다. 하지만 이번 드라마 같은 경우엔 비취와의 로맨스 비중이 더 많아서 그렇게 힘들거나 따로 공부를 한 것은 없었다. 다만 새롭게 알게 된 것은, 이혼으로 가는 길이 감정에 따라서 빨라지고 느려지기도 한다는 것이다. '내 말 못 알아듣냐'며 화가 나기 시작하면 이혼 속도가 빨라지고, '대화하는 것이 힘들어도 함께 찾아보자'라며 시간과 여유를 가지고 단계를 거치면 좋은 결과가 나온다거나 이혼으로 바로 가지 않을 수도 있더라."
- 아내 분의 반응은 어땠나.
"너무 재미있게 봤다. 승조 형이 너무 잘 생겼다고 하더라. 그러면 샘이 좀 나지만 팩트니까.(웃음)"
- 장승조 배우가 연기한 은범의 선택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이를 어떻게 바라보는지도 궁금하다.
"승조 형이 공감을 위해 노력을 정말 많이 했다. 제가 볼 때 굉장히 고민도 많이 하고 대본 여백이 없을 정도로 분석을 했다. 은범이는 어려서부터 트라우마가 있어서 '어른애기'가 된다. 시청자들이 보기에 후반에 어른스럽고 강직한 모습을 확실하게 보여주면 시원하고 좋겠지만, 연애를 하는데도 사랑하는 여자를 끌어안을 수 없는 미성숙함이 있다. 저는 그 불안정함이 오히려 좋았던 것 같다. 장르적으로 재미를 줘야 하기 때문에 구조적으로 어려움이 있고 안 보여지는 것도 있지만 형이 잘 잡아줬다고 생각하고 많이 배웠다."
- 그렇다면 이혼한 이들이 재결합 혹은 다시 만나는 것에 대해 개인적으로는 어떻게 생각하나.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제 주변에도 그런 분들이 있다. 법적으로는 정리가 됐지만 감정은 무 베듯이 할 수는 없지 않나. 이혼을 한다고 해서 다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이 사람과 있었던 것들, 감정들은 그대로 남는다. 밉고 마음에 안 들어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으니까. 그렇기에 '우리가 남이 될 수 있을까?'라는 물음표을 주는 결말이 된 것 같다."
- 조은지 배우와의 케미가 굉장히 좋았다. 코믹한 상황도 잘 살렸고, 로맨스의 설렘과 현실 공감까지 완벽하게 맞아떨어지다 보니 보는 재미가 상당했다. 함께 호흡한 소감이 궁금하다.
"평소 팬이었다. 연출도 하셨던 분이라 우리 작품에서도 객관적인 시선으로 봐주신다. 많이 의지를 했다. 비취가 강한 캐릭터라서 그런 것도 있지만 리드를 잘 해주셨다. 비취에게 혼나는 신이 있으면 전 잘 혼나면 됐다. 너무 좋았다. 연기적인 것 외에도 멘토링도 많이 받았다. 불안한 부분에 대한 상담도 해주셔서 작품 외에도 도움을 많이 받았다. 연륜도 오래 되고 연출도 하기 때문에 상황 판단력이 좋고 맥을 잘 집어준다. 든든한 조력자를 만난 기분이고, 자주 연락을 하고 있다. 감독님으로 작품을 하시고 저에게 러브콜을 해주신다면 언제든 함께 하고 싶다."
- 작품 속 로펌 분위기도 정말 좋았다. 대표님들까지 서로를 존중해주는 곳이라 부러울 정도였다.
"길해연, 전배수 선배님 두 분 모두 권위의식이 없으시다. 배우들이 더 할 수 있게 끌어내주신다. 촬영하면서도 제가 인복이 좋다고 생각이 들 정도였다. 장르가 장르다 보니 편한 분위기라야 나올 수 있는 케미가 있는데 두 분이 너무 잘 풀어주셨다. 평소에도 두 분이 너무 웃겨서 계속 빵빵 터졌다."
- 드라마 속에서 양육권, 부모로서 임해야 하는 자세 등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는데, 실제 딸을 둔 아빠이기 때문에 느낀 부분도 있을 것 같다.
"좋은 아빠가 되어야 하는 건 당연하다. 이번 작품을 빗대어 느낀 것이 있다면 정말 신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부부 관계에서 이혼과 같은 안 좋은 상황이 오면 상대방이 밉고 싫을 수도 있지만, 아이를 대할 때는 최선을 다해 상처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차가운 머리를 가지고 어른스럽게 행동해야 한다고 생각을 했다."
- 올해 '남이 될 수 있을까'로 좋은 출발을 했는데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나.
"계획은 특별히 없다. 앞에 놓여있는 작품을 최선 다해서 하자는 마음이다. 저는 년 단위가 아니라 작품대로 인생의 단위를 정한다. 열심히 준비해서 즐기고 보시는 분들과 공감하는 것, 다음 작품 들어갈 때 인생의 한 단위가 생길 것 같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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