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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NOW] '닥터차정숙'·'보라 데보라', 실망만 남긴 무책임함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닥터 차정숙'과 '보라! 데보라' 제작진의 사과에도 후폭풍이 계속 되고 있다. 특히 '닥터 차정숙'은 후속 조치가 전혀 되지 않고 있어 시청자들의 공분은 더욱 커지고 있다. 사과는 하지만, 책임감은 전혀 찾아볼 수 없는 '닥터 차정숙'이다.

JTBC 토일드라마 '닥터 차정숙'이 시청률 18%(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하며 승승장구 중이다. 요즘 10%만 넘어도 큰 성공을 얻었다고 하는 드라마 판에서 18%는 가히 놀라운 기록이라고 할 수 있다.

'닥터 차정숙', '보라 데보라' 제작진이 최근 불어진 논란에 사과했다. [사진=JTBC, ENA]
'닥터 차정숙', '보라 데보라' 제작진이 최근 불어진 논란에 사과했다. [사진=JTBC, ENA]

하지만 '닥터 차정숙' 제작진이 보여준 무책임함은 시청률과 별개로 씁쓸함을 자아낸다. 앞서 지난 6일 방송된 '닥터 차정숙' 7회에서는 크론병을 앓고 있는 환자가 항문 복원 수술 실패 후 장인, 장모에게 모욕적인 말을 듣는 장면이 등장했다. 장인과 장모는 "어떻게 이렇게 못된 병을 숨기고 결혼할 수 있느냐", "이 병, 유전도 된다면서. 이 결혼 자네가 포기해줘"라고 환자를 몰아세웠다.

이는 곧바로 논란으로 번졌다. 크론병을 '못된 병'이라고 표현하고 유전이 된다는 식의 잘못된 정보를 준 것에 대해 시청자들의 분노가 폭발한 것. 이에 시청자 게시판에는 환우와 가족들에게 큰 상처를 줬다는 항의글이 쏟아졌다.

논란이 커지자 '닥터 차정숙' 제작진은 "해당 에피소드는 크론병 증세 중에서도 중증도 만성합병증을 가진 환자의 특정 케이스를 다루려 한 것이나, 내용 전개 과정에서 일반적인 크론병 사례가 아니라는 설명이 미흡했다"라며 "의학 전문지식이 없는 등장인물들이 환자를 몰아세울 의도로 발언한 대사가 특정 질환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지 못했다"라고 사과했다.

또 "투병 중인 환자 분들의 고통과 우울감을 가볍게 다루려는 의도가 전혀 없었음을 말씀드린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문제가 된 장면은 편집, 삭제 되지 않았다. 부정적인 인식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사과까지 했음에도 불구하고 후속 조치가 전혀 이뤄지지 않은 것. 재방송, 다시보기 등을 통해 해당 장면이 계속해서 등장하자 시청자들은 여전히 시청자 게시판을 통해 항의글을 게재하고 있다.

ENA 수목드라마 '보라! 데보라' 역시 부적절한 대사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지난 10일 방송된 9회에서 데보라(유인나 분)가 이수혁(윤현민 분)에게 외모 관리의 중요성을 얘기하던 중 아우슈비츠 수용소를 언급한 것. 데보라는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는 배설물 위에 누워 죽어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누군가는 한 컵의 물을 받아서 반만 마시고 나머지 반으로 세수했다. 유리 조각으로 식판 뒤 얼굴을 보면서 면도도 했다. 그리고 살아남았다"라며 "외모를 가꾸고 치장하는 건 생존의 문제다. 솔로로서 살아남아야 하지 않겠냐"라고 했다.

아우슈비츠 수용소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나치의 학살이 자행됐던 곳으로, 가슴 아픈 역사적 비극을 상징하는 장소다. 하지만 '보라! 데보라' 제작진은 당시 생존을 위한 행동을 외모 관리의 중요성에 빗대어 표현해 시청자들의 비판을 받았다.

이에 '보라! 데보라' 제작사는 "특정 대사로 인해 불편함을 드린 점에 사과드린다. 역사적 사실에 대한 정확한 시각으로 언급했어야 했는데, 신중하고 세심하게 고려하지 못했다"라며 "앞으로는 제작에 더욱 더 신중을 기하도록 하겠다"라고 사과했다.

이어 논란이 된 장면을 다시보기에서 삭제했다. 이들은 "역사적 비극을 가볍게 소비하려는 의도는 결코 없었다"라고 강조했지만, 재미를 위해 타국의 비극적 사건을 부적절하게 거론한 것은 변하지 않는 사실이다. K-콘텐츠가 전 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온라인을 통해 세계 각지의 소식과 콘텐츠를 바로바로 확인할 수 있는 시대에 이 같은 제작진의 실수는 씁쓸함을 넘어 부끄럽기까지 하다. 재미와 시청률도 중요하지만, K-콘텐츠의 파급력이 전 세계적으로 커져가고 있는 상황 속 제작진의 더욱 신중하고 책임감 있는 의식이 필요한 시점이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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