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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진의 패션잉글리쉬] '나쁜 엄마'의 좋은 패션


소풍을 갈 수 없는 사유에 아들 최강호(이도현 분)가 '나쁜 엄마'라고 적는 가정 통신문으로 시작된 JTBC '나쁜 엄마'가 많은 시청자들에게 웃음과 진한 감동을 선사하며 막을 내렸다.

아들을 위해 악착같이 나쁜 엄마가 될 수밖에 없었던 진영숙(라미란 분)과 교통사고로 다시 어린 아이의 지능으로 돌아간 검사 아들 사이에서 펼쳐지는 감동의 힐링 코미디로 매 회마다 노래 '나는 행복 합니다'를 들을 수 있었다. '조우리' 마을 사람들의 구수한 사투리와 농촌 마을의 가족 같은 끈끈한 정이 큰 웃음을 주는 조연 배우들의 열연이 특히 돋보였던 드라마였다.

나쁜엄마(The Good Bad Mother) [사진=넷플릭스]

마을 사람들의 대표적인 패션은 몸빼 바지와 깔깔이와 같은 훈훈한 패션 코드였다.

베트남이 통일되기 전 South Vietnam을 '월남'이라고 불렀으며 베트남 전쟁(1960-1975)을 월남 전쟁이라고 한다. 8년 간(1965-1973) 월남에 파병됐던 군인들은 알록달록한 무늬를 지닌 일자형 고무줄 통치마로 입고 벗기 편한 치마를 선물용으로 많이 사왔다. 1970년대에 크게 인기를 끈 이 치마는 월남치마로 불리게 된다.

월남치마와 바지의 특징은 단연 화려한 깨알 같은 문양이다. 몸빼 바지라고도 불리는 이유는 일본어인 몬페로(もんぺ)에서 유래 되었으며 일본 도후쿠 지방에서 전통적으로 입던 바지를 일제 강점기 때 우리나라 부녀자들에게 보급되면서 몸빼로 불리게 된 것이다.

몸빼바지는 고무줄로 된 허리, 힙 아래의 여유, 통은 넓지만 아래로 갈수록 좁아지는 라인이다. 폴리에스터(polyester) 소재로 열에 약하고 주름이 잘 가지 않아 시원함과 편안함을 준다. 여름 날씨에 한국인들이 즐겨 입는 냉장고 바지(refrigerator pants)로 CNN에 소개된 바 있다. 드라마에서는 하의 뿐만 아니라 상의까지 깨알 문양을 더하며 정감 있는 패션 코드를 연출했다.

이와 비슷한 바지를 찾아보면 고무 밴드로 허리 부분이 처리된 밴딩 팬츠(banding pants)가 그나마 가장 유사하다. 현란한 문양이 없는 단색으로 역시 고무줄로 된 허리가 특징이다. 허리 라인에 핀턱(pintuck)이 들어간 배기팬츠(baggie pants)는 디테일이 가미되어 다소 슬림(slim)하며 불륨감 있는 롱 바디라인을 갖춰 냉장고 바지의 친근감은 없지만 편안함을 지닌 것이 유사하다. 또한 허리 부분의 끈을 선물 포장하듯 앞에 리본을 묶은 디자인의 paperbag pants(페어퍼백 팬츠)도 이와 유사한 디자인을 지닌다.

누벼서 만든 조끼인 깔깔이는 사투리처럼 정감 있는 패션 아이템이다. 이는 영어로 '누빈다'는 의미를 지닌 퀼티드 재킷(quilted jacket)라고 하며 안의 재질이 까끌해서 '깔깔이'로 통한다.

나쁜엄마 [사진=JTBC]

최종회에서 검사로 다시 돌아온 최강호는 짙은 색의 코트를 입고 법정을 나선다. 그가 착용한 코트는 chesterfield coat(체스터필드 코트)로 19세기 영국의 체스터필드 4세 백작이 입었던 데서 유래한 명칭으로 길이는 무릎 밑까지 다소 긴 것이 특징으로 검사의 반듯한 이미지에 한 몫을 했다.

인상적인 컬러의 단무지 투피스로 마지막 회를 장식한 좋은 엄마였던 영순의 편지, 정씨(강말금 분), 박씨 (서이숙), 청년회장(장원영 분)의 깨알 같은 연기로 선물과 같은 드라마인 '나쁜 엄마'를 보는 내내 '나는 행복했다'.

조수진영어연구소 소장

◇ 조수진 소장은 베스트셀러 '패션 X English'의 저자로 국내에서 손꼽히는 영어교육 전문가 중 한 명이다. 특히 패션과 영어를 접목한 새로운 시도로 영어 교육계에 적지 않은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펜실베니아 대학교(UPENN) 교육학 석사 출신으로 '조수진영어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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