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지난해 '헌트'로 신인감독상을 휩쓸었던 이정재에 이어 이번엔 정우성이 감독 데뷔 출사표를 내밀었다. '보호자'의 감독이자 주연 배우로 돌아온 정우성이 김남길, 박성웅 등과 함께 8월 극장가를 꽉 채울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24일 오전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보호자(감독 정우성) 제작보고회가 진행됐다. 현장에는 정우성 감독, 배우 김남길, 박성웅, 김준한, 박유나가 참석했다.
'보호자'는 10년 만에 출소해 몰랐던 딸의 존재를 알고 평범하게 살기를 원하는 수혁(정우성)과 그를 노리는 이들 사이의 이야기를 그린 액션 영화다.
정우성 감독의 장편 영화 데뷔작인 '보호자'는 제47회 토론토 국제영화제, 제55회 시체스 국제판타스틱영화제, 제42회 하와이 국제영화제 등 유수의 해외 영화제에 초청돼 일찌감치 주목받았다.
인물의 감정을 담아낸 '보호자'만의 스타일리시하고 유니크한 액션과 배우들의 호연이 눈에 띈다는 평가로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정우성운 평범한 삶을 꿈꾸는 남자 수혁 역을 맡았으며, 성공률 100%의 해결사, 일명 세탁기 우진 역의 김남길, 수혁이 몸담았던 조직의 보스 응국 역의 박성웅, 열등감에 시달리는 조직의 2인자 성준 역의 김준한, 우진의 파트너이자 사제 폭탄 전문가 진아 역의 박유나가 열연을 펼친다.
이날 정우성은 감독 데뷔에 대해 "실감이 안 난다. '제작보고회 잘하면 되지'하고 왔는데 막상 현장에서 대면하니까 떨리기도 한다. 어떤 영화로 보여질지 막연한 두려움도 있고 만감이 교차한다"라고 고백했다.
또 정우성은 "처음엔 배우로서 제안을 받았다가 연출까지 하게 됐다"라며 "이야기가 단순한 구조다. 어디서 봤을 법한 구조의 이야기다. 배우가 아닌 감독으로서 이 작품을 대할 때 어떤 시선으로 다가갈지 고민이 컸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편안하면서도 정해져 있는 큰 틀에서 벗어나지 않는 익숙한 이야기에서 도전의 기회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도전을 했다"라고 덧붙였다.
"처음 시나리오 받았을 때 부담스러웠다"라고 운을 뗀 김남길은 "현장에 대해, 배우에 대해 너무 많이 알고 있는 감독님이지 않나. 쉽게 못가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쉴 틈이 없었다. 굉장히 숨막혔다"라며 "'헌트'와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라고 고백했다.
또 그는 "우리가 봤을 법한 흔한 이야기인데 다름에 대해 표현한다고 했다. 이 시나리오 안에서 여태까지 보지 않았던 캐릭터 재미있을 것 같았다"라며 "세탁기라는 별명을 가진 인물을 전형성에서 벗어나서 다른 인물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니가 제격이다'라고 해주셔서 참여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제가 시나리오를 읽고 재미있을 것 같다고 얘기했다. 제가 워낙 우성이 형을 사랑하고 개인적으로 형의 작품을 보면서 배우의 꿈을 키우기도 했다"라며 "감독님으로 만나는 것이 숨막히는 느낌이 있을 뿐이지 다른 건 다 좋았다"라고 전했다.
이에 정우성은 "그것이 저도 부담이다. 좋은 감정을 가진 동료 배우가 현장에서 모든 감정은 배제하고 새로운 환경에서 관계 성립을 해야 한다. 그래서 저도 어려운 상대였다"라고 말했다.
또 김남길은 자신이 연기한 우진에 대해 "전형적인 킬러에서 벗어난 인물"이라며 "더러운 것을 빨아주는 것이 세탁기인데, 집단의 더러운 일을 해줬던 킬러"라며 "일반적이지 않은 킬러다. 종잡을 수 없고 천진난만하고 순수함 속 잔혹함이 있다. 잘 모르기 때문에 어디로 튈지 몰라서 무서운 인물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김남길은 "다른 느낌에 대한 고민을 했는데, 평소 감독님에게 보여주는 모습이 있다. 그것을 살리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제 연기가 어땠어요?'라고 물어보는 것이 아니라 감독님이 모니터를 보고 웃으면 '됐어, 오케이'라고 생각했다"라고 덧붙였다.
이런 김남길에 박성웅은 "연기 안 한 것 같은데? 평소에 개소리 잘낸다"라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자 김남길은 "저 그런 사람 아니다"라며 "강아지 흉내를 잘 낸다기 보다는, 우리만의 언어로 듣고 싶지 않은 것을 거절하는 방식을 아이처럼 표현했다"라고 설명했다.
정우성은 김남길 캐스팅에 대해 "저랑 같은 작품에서 만난 적이 없다. 그럴 법한 적도 있었지만 사적인 자리에서 많이 봤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남길이 제 앞에서 하는 표현 방식이 있다. 익살스럽고 사랑스럽다. 제가 연기한 수혁은 답답하고 무겁다. 그걸 덜어줄 수 있는 반대의 인물을 생각하면 김남길이 딱 제가 원하는 우진이었다"라고 밝혔다.
또 "캐스팅을 할 때 사적인 친분, 동료로서의 시간 때문에 더 조심스럽다. 시나리오를 보낼 때 제가 먼저 연락하는 것이 맞는지 고민스럽더라"라며 "사적 감정이 아니라 각자 맡은 부분에서 생각을 해야 한다. '형이니까 도와줘야지' 하면 온전한 의기투합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 마음으로 캐스팅을 했다"라고 덧붙였다.
박성웅 역시 감독으로 만난 정우성에 놀라웠다고. 그는 "이정재도 그렇지만 저 분들은 어떻게 지금까지 이 위치를 지키는지 부럽고 존경스러웠다. 그런데 현장에서 진정한 갑을 관계임을 느꼈다"라며 "손발을 묶어놓고 '이거 하지 마라', '손 올리지 마라'라고 한다. 처음 디렉션을 줬을 때 디테일이 살아있는 감독님이라고 느꼈다"라고 고백했다.
정우성은 "박성웅은 사적인 마음으로 행보가 좌지우지되는 의리파다. 절대 그 마음으로 들어오면 안 된다고 해서 저는 연락을 안 했다. 프로듀서가 했다"라며 "역시나 '우성 형이면 해야지'라며 호탕한 마음으로 접근을 해줬다. 그것을 넘어서기 위해 현장에서 입증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다"라고 캐스팅 과정을 공개했다.
이에 박성웅은 "원래 다른 배우였는데 김남길이 '나쁜놈은 박성웅이지'라고 해서 제가 됐다고 하던데"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자 정우성은 "그렇게 응국을 결정 짓지 않았다. 제가 신장이 크니까 저에 대적할만한 피지컬과 제 앞에 섰을 때 저를 누를 수 있는 카리스마의 배우이기 때문에 당연히 박성웅일 수밖에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또 정우성은 "김준한을 '박열'에서 굉장히 좋게 봤다. '지푸라기라도'에서 저랑 붙는 신이 없었는데 현장에서 김준한의 분량을 봤을 때 인상적이라 궁금했다. 나중에 같은 작품에서 같이 연기할 수 있었으면 했고, 이 캐릭터는 무조건 러브콜을 보내야겠다고 생각했다"라고 김준한을 캐스팅한 이유를 밝혔다.
김남길과 김준한은 이런 정우성에 무한 사랑을 고백했다. 김남길은 "더 사랑하게 됐다"라며 "눈물이 날 정도로 저를 이해해주는 이야기, 조금 더 편하게 해도 된다는 식의 위로를 받는 이야기를 해주셨다. 이런 말을 정우성 감독님과 카메라 감독님 딱 두 분에게 들었다. 굉장히 좋았던 감정이 더 깊어졌다"라고 말했다.
김준한 역시 "저 역시 더 사랑하게 됐다. 남길이 형과 '누가 더 사랑하나' 할 정도다"라며 "남길이 형은 감독님을 '내 남자'라고 하는데 저도 내 남자라고 하고 싶다"라고 전했다. 또 그는 "존경심이 더 커졌다. 동생처럼 아껴주는 것도 많아서 앞으로 배우 생활을 하는데에서도 든든한 형을 얻은 것 같다. 그래서 믿기지가 않는다"라고 정우성에 대해 애정을 드러냈다.
'보호자'는 오는 8월 15일 개봉된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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