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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人]② "군백기? 보란듯이 열심히" 김명수, 해병대→'넘버스' 값진 경험


(인터뷰)배우 김명수, 제대 후 복귀작 '넘버스' 회계사 장호우 役 열연
"해병대서 강연·모범해병상 수상…'넘버스' 위해 회계법인 참관하며 연기 준비"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이렇게 텐션이 높은 성격인가, 싶을 정도로 활기찬 에너지를 뿜어낸다. 그래서 혹시 예능 프로그램 촬영 중이냐는 말이 나오기도. 모든 질문에 적극적으로 대답하고, 재치와 유머가 깃든 리액션에 인터뷰 내내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군백기를 끝내고 배우, 그리고 인피니트로 돌아온 김명수의 남다른 열정과 특유의 여유가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지난 29일 종영된 MBC 금토드라마 '넘버스: 빌딩숲의 감시자들'(이하 '넘버스'/극본 정안 오혜석, 연출 김칠봉)은 고졸 출신 회계사가 거대 회계법인의 부조리에 맞서 가장 회계사답지만 가장 회계사답지 않은 방식으로 정의를 실현해가는 휴먼 오피스 활극이다. 회계법인 안에서 벌어지는 부조리를 파헤치고, 이에 맞서 정의를 구현하기 위해 나선 회계사들의 이야기는 팽팽한 긴장감을 선사했다.

배우 김명수(인피니트 멤버 엘)가 MBC 금토드라마 '넘버스: 빌딩숲의 감시자들' 종영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루크미디어]
배우 김명수(인피니트 멤버 엘)가 MBC 금토드라마 '넘버스: 빌딩숲의 감시자들' 종영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루크미디어]

김명수는 국내 빅4 회계법인 중에서도 단연 원탑인 태일회계법인에 입사한 최초이자 유일한 고졸 출신 회계사 장호우 역을 맡아 열연했다. 장호우는 뛰어난 기억력과 관찰력, 그리고 회계사에게 가장 필요한 숫자에 대한 감각과 탁월한 임기응변 능력, 여기에 한때 경찰을 꿈꿨을 정도로 남다른 정의감을 갖춘 인물. 한번 마음먹은 건 어떻게든 해내고야 마는 똘기와 독기의 캐릭터다.

2010년 인피니트로 데뷔한 후 '주군의 태양', '군주-가면의 주인', '미스 함무라비', '단 하나의 사랑', '어서와', '암행어사: 조선비밀수사단' 등에서 배우로 활약한 김명수는 지난해 8월 해병대 만기 전역했다. 2년 간의 공백기 끝 '넘버스'로 복귀한 김명수는 최진혁과 브로맨스 케미를 형성하는 동시에 그만의 방식으로 통쾌한 결말을 그려내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또 그는 극한의 상황 속 시시각각 변하는 인물의 감정선과 성장을 섬세하게 연기해 시청자들의 호평을 이끌었다.

이에 김명수는 '넘버스' 종영을 앞두고 진행된 조이뉴스24와의 인터뷰에서 군 생활을 통해 얻은 값진 경험부터 장호우 역을 연기하기 위해 기울였던 노력과 만족도를 솔직하게 전했다.

- 회계 드라마다 보니 어려운 용어도 많이 나왔는데 어떤 준비 과정을 거쳤나.

"처음 대본을 봤을 때 회계사가 어떤 일을 하는지 정확하게 몰랐고 용어도 알지 못했다. 그래서 이번 작품으로 많은 것을 얻었다. 여의도에 있는 회계법인에서 참관을 하면서 어떤 일을 하는지 알게 됐다. 정장만 입을 줄 알았는데 캐주얼도 많이 있으시더라. 그 일에 종사하는 분들과 질의응답을 하면서 업무에 대해서 많은 얘기를 들으며 준비를 했다. 예전에 '미스 함무라비'에서 판사를 맡았을 때도 참관을 했었다. 연기 준비를 할 때 최대한 정보를 많이 얻으려 하고 이번에도 사전 준비를 많이 했던 편이다."

- 이 역할을 통해 일상에서도 도움을 받은 부분이 있나.

"재무제표 등 용어를 많이 알게 됐다. 드라마는 스토리가 들어가다 보니 현실과는 좀 떨어져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넘버스'는 현실 반영을 많이 했고, 복장부터 용어까지 실제로 참고를 많이 하려고 했다. 그러다 보니 많이 공부한 것 같다는 평도 많았다."

배우 김명수(인피니트 멤버 엘)가 MBC 금토드라마 '넘버스: 빌딩숲의 감시자들' 종영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루크미디어]
배우 김명수(인피니트 멤버 엘)가 MBC 금토드라마 '넘버스: 빌딩숲의 감시자들' 종영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루크미디어]

- 감독님은 어떤 디렉션을 해주셨나.

"초반에 호우의 과거 이야기가 나온다. 고등학교 시절, 해빛건설 장사장(남명렬 분)의 죽음으로 인해 복수심을 안고 태일 회계법인에 입사하는 걸로 드라마가 시작된다. 20대, 30대의 다른 톤, 사건 후 심경 변화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또 회계사가 됐을 때도 톤이 달라진다. 그런 얘기를 감독님과 많이 했다. 또 드라마 속 시제가 많이 왔다 갔다 한다. 3회에서 입찰제안서 두 개를 준비하지만, 처음엔 우리만 알고 시청자들은 모르게 한다. 나중에 보여주는데, 어느 정도까지 표현해야 하는지 단계 조절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다."

- 군백기가 있었다 보니 연기적으로 감을 찾는 시간도 필요했을 것 같다.

"2년 공백기가 있었지만, 솔직히 저는 그 차이를 못 느꼈다. 사전에 군대에 가면 일이 그리워진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그래서 군대 들어가기 직전까지 팬미팅을 하고, 솔로 앨범도 내고, 전역 직전까지 촬영해뒀던 유튜브 영상이 나왔다. 준비를 많이 하고 갔었다. 연기적으로도 찍어놓은 결과물이 있었다. 다른 분들처럼 공허함이 갑자기 오기도 했지만, 그건 전역하기 직전이었다. 제가 군 내에서 명령받은 임무가 있었다. 군대에서 후임인 상병들을 모아놓고 '건강한 해병 생활'이라는 강연도 했고, 대대장님이 시킨 임무도 있었다. 신병들에게 길라잡이 역할을 했다. 우리 대대엔 뭐가 있는지 설명하고, 고민이 있으면 얘기하고 소통을 해야 한다는 얘기도 했다. 선임들이 짬이 차면 말을 놓는데, 저보다 10살 어린 선임들이었다. 그리고 제가 병장이 되면 띠동갑인 친구들이 들어온다. 아들이라고 표현하기도 하는데, 20대 초반에 군대를 많이 가지 않나. 그런 친구들은 사회생활이 많지 않기 때문에 군대를 마치고 나가면 뭐든 다 잘할 것 같은 마음이 생긴다. 그래서 '밖에 나가면 네가 생각했던 것만큼 세상이 쉽지 않을 수 있지만 거기에 낙담하지 말라'는 얘기도 많이 해줬다. 병장 되고 연기에 대한 갈증이 생겼을 때는 휴가를 나가 사전에 많은 준비를 했다. 구체적인 안이 정해지지 않았어도 제 미래에 대해 스케치를 했다. 1년 플랜을 짜놓았기 때문에 그런 것에 대해서는 못 느꼈다."

- 연기에 대한 만족도가 크다는 의미로 받아들여도 되나.

"아쉬움은 남지만 항상 준비했고, 최선을 다했다. 그래서 후회는 없지만, '이 장면에서 다른 방식으로 했으면 어땠나'라는 생각을 하긴 한다. 감정신이라고 한다면 소리를 질러 표출할 수도 있지만 담담하게 할 수도 있다. 그런 식의 다른 표현법에 대해 아쉬움이 남는 것 같다."

- 해병대에서의 많은 경험이 전역 후 연기를 할 때 도움이 된 부분이 있나.

"제가 나이가 들어서 군대에 갔기 때문에 다른 20대 초반보다는 큰 경험치를 받진 못했다. 대신 크게 얻은 건 사회생활을 하면 성격군이 비슷해진다고 생각한다. 저는 MBTI가 ISTJ다. 이렇게 적극적으로 말을 하는 성향이 아니고 소극적, 내성적인 사람인데 대외적인 성격이 만들어진 거다. 이렇게 인터뷰에서 얘기하고 나면 집에 가서 기절한다. 이렇게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비슷한 성격군이 생기지만, 날것의 상황에선 개개인의 성향, 성격이 다르다. 거기서 많은 것을 배웠다. 군대는 계급 사회다 보니 나이 어린 선임을 모셔야 한다. 그렇게 저만이 느낄 수 있는 경험을 한다. 사람을 대하는 것에서 경우의 수가 많다 보니 또 다른 방식을 배우게 됐다."

배우 김명수(인피니트 멤버 엘)가 MBC 금토드라마 '넘버스: 빌딩숲의 감시자들' 종영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루크미디어]
배우 김명수(인피니트 멤버 엘)가 MBC 금토드라마 '넘버스: 빌딩숲의 감시자들' 종영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루크미디어]

- 선임, 혹은 후임들과 연락하고 만나기도 하나.

"어제도 연락하고 다음 달엔 다 같이 술을 마시기로 했다."

- 연예계에도 해병대 출신이 많은데 혹시 그들과 모임이 있나.

"그렇지는 않다. 인맥이 없으면 그러기 쉽지는 않은데 그럼에도 같은 해병대라는 동질감이 있다. 샤이니 민호 형과는 스타일리스트가 같아서 '잘하고 와'라고 해주셨다."

- 군 생활을 정말 열심히 한 것 같다.

"저는 훈련을 받는 것 외에 맡은 일이 많았다. 후임들을 위한 강연도 하고. 모범해병상도 받았다. 이건 인스타그램에도 올렸다.(웃음) 군 생활을 정말 열심히 했는데, 보여지는 사람이다 보니 못하면 말이 나오니까 보란 듯이 열심히 했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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