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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人] "'콘유' 리뷰 보는 것이 요즘 취미" 박보영, 이 구역 소통왕


엄태화 감독·박보영·박지후, '벌새' 김보라 감독과 '콘크리트 유토피아' 3차 GV
"눈만 봐도 무서운 이병헌…명화 엔딩 대사 출연 다짐한 가장 큰 이유"
"꼭 전하고 싶었던 명화의 이야기, GV 통해 나눌 수 있어 후련하고 행복해"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질문하고 싶은 것이 있는데, 엔딩을 보는 시선이 희망과 비관으로 나뉘더라. 손 한 번 들어봐 달라."

이 구역 소통왕, 박보영이다. 관객들을 만나 먼저 질문을 건네고, 답을 듣고는 "저 오늘 잘 잘 수 있을 것 같다"라며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또 관객들이 남겨준 리뷰를 꼼꼼하게 보고, 피드백도 살뜰하게 한다. 관객들과 많은 이야기, 다양한 생각들을 나눌 수 있음에 누구보다 행복해하는 박보영이 있어 더욱 빛나는 '콘크리트 유토피아'다.

배우 박보영이 31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 열린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 언론 시사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지난 9일 개봉된 '콘크리트 유토피아'(감독 엄태화)는 대지진으로 폐허가 되어 버린 서울, 유일하게 남은 황궁 아파트로 생존자들이 모여들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재난 드라마로, 이병헌, 박서준, 박보영, 김선영, 박지후, 김도윤 등 '믿고 보는' 배우들이 완벽한 합을 이뤄냈다.

거대한 지진이 모든 콘크리트를 휩쓸고 폐허가 된 도시를 배경으로 아파트 안팎에 살아남은 인간들의 각기 다른 심리와 관계성을 탄탄하게 그려낸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관객들의 큰 호평 속 300만 관객을 향해 돌진하고 있다. 특히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제96회 미국 아카데미영화상 국제장편영화 부문 한국영화 출품작으로 선정되는 쾌거를 이뤘다.

이에 '콘크리트 유토피아'의 엄태화 감독과 배우 박보영, 박지후는 21일 오후 서울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된 개봉 3주차 스페셜 GV에 참석해 관객들을 만났다. 모더레이터는 "벌새"의 김보라 감독이 맡았다.

이날 명화 역을 맡아 끝까지 변하지 않는 신념을 보여준 박보영은 명화의 선택과 엔딩에 대한 솔직한 생각과 선배인 이병헌과의 연기 호흡, 엄태화 감독의 디렉션 등을 솔직하게 고백했다.

- 비밀을 안 명화가 영탁을 응시하는 표정에서 서늘하고 낯선 얼굴을 발견하게 된다. 악인을 그리는 것보다 선인을 구체적으로 그리는 것이 어려웠을 텐데, 가장 깊게 고민한 지점은 무엇인가.

"명화를 준비할 때 캐릭터를 위해 노력한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는데 저는 사실 어렵지 않았다. 그 친구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한 것은 없다. 주변에 있을 것 같은 인물이고, 존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 마음을 행동으로 옮길 때 영탁(이병헌 분)과 부딪히는 부분에 대한 걱정을 중점적으로 했다. 이타심이 강하지만 무조건 선에 있다고 100% 말할 수는 없다. 만약 그랬다면 할머니에게 아들을 찾아주겠다는 장면에서의 얼굴이나 행동이 안 나왔을 거다. 그저 시나리오에 담긴 마음을 따라가려 했을 뿐, 그 외의 다른 노력은 필요하지 않았다. 그래서 개봉한 후 명화 캐릭터를 두고 많은 이야기가 생긴 것이 당황스러웠다. 명화를 남편 민성(박서준 분)이 해온 것에 기대는 캐릭터로 보는 분들이 계시더라. '민성이가 너를 위해 노력하고 고생하는데, 너의 행동 때문에 이 사달이 났다'라는 리뷰도 있었다. 하지만 명화가 '내가 받은 보급품으로도 충분하다'라고 하는 대사가 있다. 자기 힘으로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친구라는 걸 기회가 되면 꼭 말씀드리고 싶었다."

- 이병헌 배우와의 연기 호흡은 어땠나.

"눈만 봐도 무섭다. 그래서 너무 힘들었다. 앞선 인터뷰에서 헷갈려서 갈치라고 했는데, 감독님이 멸치 사진을 보내주시면서 선배님 눈을 멸치 눈으로 생각하라고 하셨다. 그래서 정말 열심히 봤다. 익숙해졌음에도, 사람을 꿰뚫어 본다고 해야 하나. 어떤 생각을 하는지, 어떻게 하려 하는지 다 알고 있는 눈빛이 있는데 그 눈을 마주하는데 용기와 에너지가 필요하다. 하지만 (박)지후가 잘하는 걸 보며 '어려서부터 잘하면 계속 잘하는구나'라고 생각했다."

'콘크리트 유토피아' 박보영이 명화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 엄태화 감독이 반상회 배우들에게 밤에 전화를 돌려서 디렉션을 주기도 했다고 하는데, 세심하게 받은 디렉션이 있었나.

"테이크를 다시 가시는데 그 이유를 모른다. 이제야 말하는 거지만 그래서 생각보다 힘들었다. 감독님도 저도 머릿속에 가지고 있는 낯선 얼굴을 제가 표현해야 한다. 글로 표현된 명화를 제 목소리와 대사로 표현하다 보면 마음에 안 들어서 다시 하라고 하시고, 저도 마음에 안 들어서 다시 하는데 명확한 걸 제시하고 싶지는 않으셨을 것 같다. 그 안에 갇힐까 봐. 그래서 은근히 몰고 갔다고 해야 하나? '저쪽은 아닌 것 같은데, 이쪽으로 가지 않을래?'라며 제가 찾아갈 수 있게 몰고 가신 것 같다. 어떤 걸 원하시나 고민을 했는데 끝나고 촬영한 영상을 보면 "이걸 위해 몰고 간 거구나" 깨닫곤 했다."

- 엔딩에서 명화는 많은 것이 담긴 다층적인 질문을 던진다. 어떤 마음이었는지, 또 명화는 이후 어떻게 살았을 것 같은가.

"감독님과 명화가 잘살고 있을지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는데, 제 생각에 명화는 고난과 역경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그 신념 그대로 살 거라 생각한다. 따뜻한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곳에 당도해서 그것을 펼치고 살고 있지 않을까 싶다. 명화의 마지막 대사 '평범한 사람'을 읽고 이 영화를 해야겠다고 다짐한 가장 큰 이유였다. 그 대사가 머리를 한 대 맞은 것 같이 크게 다가왔고, 그래서 출연하고 싶었고, 보시는 분들에게 질문을 던지고 싶은 마음이었다. '살아도 되냐'고 했을 때 '살면 사는 거지'라며 심플한 대답을 하지 않나. 계속 반복해서 읽으면 감정이 익숙해질 것 같아서 평소엔 생각지 않으려 했고, 찍을 때 그분들의 온도에 맞춰서 연기하려고 했다. 다행히 관객들이 같이 좋아해 주셔서 제가 더 뿌듯해하고 있는 요즘이다."

- 관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명화에 대해 이렇게 얘기를 나눌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는 후련하고 행복했다. 요즘 리뷰를 정말 열심히 챙겨 본다. 읽으면서 '이렇게 생각하는구나'라고 알게 되는데, 리뷰를 보는 것이 요즘 취미이자 시간을 보내는 일이다. 이번 GV도 소감을 남겨주시면 기어코 찾아내서 본 다음에 개인적인 방송을 통해서라도 답변하는 시간을 만들어보겠다. 정말 감사하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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