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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人] 묵직하고 성실하게…'좋은 땅' 염정아가 일군 '밀수'


(인터뷰)배우 염정아, '밀수' 해녀 진숙 役 진중한 리더 변신
못했던 수영 배우고 해녀 연기 완벽 소화, 진숙의 키워드는 '리더'
"사랑스러운 김혜수, 또 같이 작품 하고파…인간적이고 멋진 조인성"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이 영화가 제 필모그래피에 가장 흥행이 많이 된 작품으로 남으면 좋겠다"는 염정아의 바람처럼, '밀수'(감독 류승완)가 500만 돌파에 성공하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올여름 최고 흥행작에 등극한 '밀수'가 특별한 건 지금껏 본 적 없는 해녀들의 이야기를 베테랑 배우들이 혼신의 열연으로 가득 채웠기 때문이다. 그 중심엔 김혜수와 뭉클한 케미를 형성한 염정아가 존재한다. '좋은 땅'이라는 조인성의 설명처럼, 단단한 뼈대를 형성하며 '믿음'을 전하는 염정아다. 실제론 굉장히 귀엽고 사랑스러운 매력이 가득한 염정아는 인터뷰 내내 '밀수', 그리고 촬영 현장에서 함께 한 모든 이들에 대한 애정을 한껏 쏟아냈다.

배우 염정아가 영화 '밀수'(감독 류승완)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아티스트컴퍼니]

'밀수'는 바다에 던져진 생필품을 건지며 생계를 이어가던 사람들 앞에 일생일대의 큰 판이 벌어지면서 휘말리는 해양범죄활극으로, 70년대를 배경으로 해녀들의 밀수판이라는 신선한 소재를 유쾌하면서도 쫄깃하게 담아냈다.

지난달 26일 개봉 이후 관객들의 뜨거운 호평 속 흥행을 이어왔고, 개봉 36일째 5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이와 함께 해외 영화제 러브콜도 계속되고 있어 앞으로의 기록에 대한 기대를 끌어올리고 있다.

염정아는 해녀 리더 진숙 역을 맡아 김혜수, 조인성, 박정민, 김종수, 고민시 등과 연기 호흡을 맞췄다. 진숙은 큰 사건을 겪은 후 해녀들의 생계를 책임지며 힘든 일도 마다하지 않는 인물. 감정을 쉽게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강렬한 카리스마를 뿜어내는 염정아의 탄탄한 연기 내공이 돋보인다. 다음은 염정아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 원래 수영을 못했다고 하던데 수중 촬영은 어떻게 했나.

"아예 수영을 못해서 숨 참는 것부터 했다. 30초부터 시작해서 1분 넘어갈 정도로 했는데, 물 안에 있으니 귀, 눈이 힘든 순간도 있었다. 훈련을 거듭해서 촬영하게 됐는데 닥치니 하게 되더라."

- 그렇게 힘들게 촬영을 했다 보니 결과물을 보고 뿌듯한 마음이 컸을 것 같다.

"수영을 못하던 사람이 진숙을 연기해냈으니 뿌듯하지 않을 수가 없다."

- 수영을 못하다 보니 처음 제안을 받았을 때 고민이 되진 않았나?

"물에 대한 걱정을 늘어놓으니까 감독님이 '직접 다 안 해도 된다'라고 했는데, 결국 내가 다했다. 촬영할 때는 끝나고 매일 수영장을 가야지 하는 마음이었다. 물이 너무 좋고 자유롭다 했는데 그 뒤로 수영장에 한 번도 안 갔다. 다시 예전 염정아가 됐다."

배우 염정아가 영화 '밀수'(감독 류승완)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아티스트컴퍼니]

- 춘자(김혜수 분)와 진숙이 물속에서 당기고 밀어주는 장면이 너무나 아름다웠다.

"물 안에서 수면으로 올라가기 전에 대기하던 상황, 물 안에는 우리 둘만 있다. 할 수 있겠다 싶을 때 큐를 하는데, 눈을 보고 하나, 둘, 셋 하고 올라간다. 언니와 나만 있는 그 순간이 눈물 나는 순간이었다."

- 진숙을 연기할 때 고민이 많이 됐다고 했는데, 어떤 지점이었나.

"가족을 잃고 자매 같은 친구를 의심해야 했다. 진숙이 얼마나 힘들었을까, 불쌍한 마음으로 연기했다. 촬영이 순서대로가 아니다 보니 혜수 언니와도 의견을 많이 나눴는데, 진숙이는 눌러줘야 하는 지점이 있다 보니 고민이 많았다. 표출을 많이 안 하고 눌러 담아야 하고, 진중한 카리스마가 있다 보니 어렵더라."

- 가족을 잃고 오열하던 장면이 진숙에게는 정말 가슴 찢어지던 순간이었을 텐데, 힘들지는 않았나?

"진짜 그 날 죽는 줄 알았다. 너무 슬펐다. 빨간 피를 보는데 눈물이 하염없이 흘렀다. 해녀들 모두 엉엉 울었던 신이다. 혼절하는 것도 감독님이 요구한 대로 연기했는데 완전히 혼이 다 빠져버린 상태였다."

- 김혜수 배우와의 호흡은 어땠나.

"언니는 저희를 엄청 사랑해주셨다. 언니는 칭찬을 정말 많이 하는 분이다. '너는 이래서 좋다', '넌 어쩜 그렇게 잘하니'라며 하루에 칭찬을 몇 번 하는지 모르겠다. '언니 칭찬 그만해'라고 할 정도다. 상대방의 장점을 예쁘게 칭찬해주는데 진심이 느껴진다. 선물도 많이 해준다. 분장실에 늘 아이스박스가 있었는데 집에서 가져온 과일과 과자가 갖춰져 있다. 언제든 꺼내먹으라고 하신다."

- 본인도 식혜 선물로 유명하지 않나.(웃음)

"남편이 식혜를 좋아해서 사다 먹었는데, 쉬는 동안 심심하기도 해서 '놀면 뭐하냐'라는 마음에 직접 만들었다. 그리고 지인들에게 나눠줬다. 그랬더니 나중엔 매일 식혜를 하게 됐는데 요즘은 좀 쉬고 있다."

배우 염정아가 영화 '밀수'(감독 류승완)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아티스트컴퍼니]

- 김혜수 배우에게 들은 칭찬 중 기억에 남는 건 어떤 건가.

"'너는 뭘 많이 안 해도 전달이 되는 배우, 이런 장점을 가진 배우'라는 얘기를 많이 해주셨다. 그게 큰 칭찬이었고 그 힘으로 연기를 했다. 언니가 너무 좋고 의지가 됐다. 잘한다는 얘기를 들으면 더 잘하고 싶어진다. 그래서 언니와 작품을 또 하고 싶다. 그만큼 좋았다."

- 두 배우 모두 90년대부터 승승장구해온 톱스타이지 않나.

"언니는 그때도 멋있었다. 90년대 중반에 '사과꽃 향기'라는 드라마를 잠깐 같이했다. 그때도 멋있고 거침이 없었다. 저보다 두 살 많은 언니인데 범접할 수 없고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그렇지 않고 사랑스러운 분이다."

- 김혜수 배우는 춘자의 키워드로 '생존'을 꼽았다. 진숙의 키워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리더다. 어깨에 책임감을 잔뜩 얹은 리더, 해녀들의 생계까지 걱정하는 리더다. 그래서 장도리 밑에서 일을 할 수 있다. 춘자를 의심해도 작전을 같이한다. 사고를 당한 억척이를 위해 돈을 만들어주려고 한다."

- 조인성 배우가 인터뷰에서 "염정아 선배가 좋은 땅이었고, 김혜수 선배가 태양이었으면 감독님은 비를 내려주셨다. 그래서 우리 캐릭터가 나왔고 꽃이 핀 것"이라고 말했다. '좋은 땅'이라는 것이 '리더'의 의미와 맞닿아있을 것 같은데, 실제 염정아도 그런 면이 있는지 궁금하다.

"책을 많이 읽는 건지, 말을 정말 멋지게 한다.(웃음) 제가 1남 3녀 중 장녀라서 책임감 같은 것이 배어있지 않나 생각한다. 그거 외에는 진중한 편이 아니다. 진숙과 닮은 점은 많지 않다. 제가 진숙같이 묵직하게 자신의 감정을 밀고 나가는 역할을 별로 안 해서 저는 많이 어려웠다."

배우 염정아가 영화 '밀수'(감독 류승완)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아티스트컴퍼니]

- 현장에서 본 조인성 배우는 어땠나.

"너무 인간적이다. 어른스럽고 멋있고 넓은 사람이다. 주변을 참 잘 챙긴다."

- 진숙과 장도리(박정민 분)와의 관계도 흥미로웠는데, '시동'에 이어 다시 호흡을 맞춰본 박정민 배우는 어땠나.

"너무너무 예쁘고 좋아한다. 아끼고 응원한다. '시동'에서 아들 역할을 해서 더 그런 것 같다. 그때는 아들 같았는데, '밀수'에선 머리를 볶고 살을 그렇게 찌워서 왔더라. 바로 장도리로 보였다. 연기를 워낙 잘하는 배우라서 선배로서 얘기하는 것이 필요 없는 친구다. 좀 더 편하게 연기했다. 박정민 연기에 정말 많이 웃었다. 귀여웠고, 어떻게 그렇게 잘하는지 모르겠다."

- '밀수'가 어떤 의미의 작품으로 남길 바라나. 또 스스로 생각하는 본인만의 장점을 꼽아본다면?

"이 영화가 제 필모그래피에서 가장 흥행이 많이 된 작품으로 남았으면 좋겠다. 장점은 성실하고 부지런한 것? 평소 카리스마는 없다. 성실하게 맡은 바 최선을 다한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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