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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진의 패션잉글리쉬] 가을 가을한 모자


[조이뉴스24 김양수 기자] 자동차와 관련된 콩글리시 중, 핸들(handle), 액셀러레이터(accelerator), 크락션(klaxon), 백미러(back mirror), 본네트(bonnet), 심지어 빠꾸까지 모두 영어로 알고 있는 분들이 많다. 핸들(steering wheel), 악셀러레이터(gas pedal), 크락션(horn), 백미러(rear view mirror), 본네트(hood), 후진하다(back up)가 올바른 영어 표현이다. 여기서 bonnet은 영국영어에서는 자동차 후드로도 사용되지만 미국영어에서는 챙이 큰 모자로 의성어인 flop(파닥 파닥거리다)을 사용한 floppy hat으로 챙이 큰 모자를 부르는 명칭이다.

보닛햇 [사진=White Sands]

쌀쌀한 요즘 날씨에 찾게 되는 패션 아이템 중 하나가 바로 모자다. 여름에는 햇볕 가리기, 겨울에는 바람 막기의 목적도 있지만 패피들은 멋과 기능 두 가지를 모두 충족하는 모자를 찾게 마련이다. 눈길을 끄는 모자를 구매하고자 명칭을 보면 그 명칭과 유래가 흥미롭다.

챙이 없는 털모자 비니(beanie)는 머리를 따뜻하게 해주면서 일에 방해를 주지 않는 디자인 때문에 산업 혁명이 한창이었던 미국, 영국 노동자들이 즐겨 착용하였다. '콩'으로 알고 있는 단어 'bean'은 모양이 머리와 비슷해서 인지 20세기 초 미국 속어로 '머리'라는 의미를 지녔다. 20세기 중반까지 미국 대학에서는 신입생들을 의미하는 속어인 dink를 대신하기도 했으며 대학생들이 쓰는 털모자를 dink 또는 beanie 라고 불렀다. 현재는 스웨덴 브랜드인 아크네 스튜디오(Acne Studios)가 출시한 비니(beanie)가 연예인들의 털모자로 인기를 끌며 얼굴 위 네모난 얼굴 로고를 한 비니를 착용한 사진을 social media에 올리며 그 유행을 이어가고 있다.

BTS 뷔가 즐겨 쓰는 캉골(Kangol) 모자는 브랜드명이 모자를 대표하는 보통명사가 되었다. K는 knitting(뜨개질), ANG은 앙고라(angora), OL은 양모인 wool에서 각각 글씨를 따와 Kangol이라는 명칭이 탄생하였다. 캥거루를 로고로 사용한 것은 단순히 브랜드 명 발음적으로 비슷하기에 인식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마케팅 목적에서 시작된 것으로, 캉골사는 호주와 전혀 연관성이 없는 영국 기업이라는 점도 흥미롭다.

방탄소년단 '다이너마이트' 뮤직비디오 [사진=다이너마이트 뮤직비디]

버킷 햇(bucket hat)은 쉽게 접어 좁은 공간에 보관할 수 있다는 높은 실용성 때문에 1차 세계 대전 때 군대에서 채택되었다. 챙이 아래로 향해 있는 디자인 때문에 비와 햇빛을 가려 주어 어부와 농부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기 시작하였다. 1980년대부터 1990년대에 힙합 문화가 유행하면서 팝과 영화 아이콘 스타들이 착용하여 대중들에게 큰 사랑을 받기 시작하였다. 버킷 햇으로 유명한 화이트 샌즈(WHITE SANDS)는 감각적이며 트랜디한 모자를 디자인하며 판매하는 한국대표 모자 전문 브랜드로 사개절용인 버킷햇(bucket hat), 겨울용 이어머프 보닛햇(earmuffs bonnet hat) 등 봄, 여름, 가을, 겨울의 계절 변화를 모자로 알려 주는 제품 런칭 준비가 한창이다.

노동자, 군인, 어부, 농부의 실용적인 모자에서부터 팝 아티스트들의 필수 아이템에 이르기 까지 세기를 넘는 모자 여정은 패션 스테이블(fashion stable)로의 지속적인 매력을 입증하는 듯하다.

조수진영어연구소 소장

◇ 조수진 소장은 베스트셀러 '패션 X English'의 저자로 국내에서 손꼽히는 영어교육 전문가 중 한 명이다. 특히 패션과 영어를 접목한 새로운 시도로 영어 교육계에 적지 않은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펜실베니아 대학교(UPENN) 교육학 석사 출신으로 '조수진영어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김양수 기자(lia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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