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눈이 매서운데 어떨 때는 선하고 어떨 때는 멍하기도 하다." 박진표 감독은 이준영의 다양하고 좋은 눈에 매료되어 캐스팅을 했다고 말했다. 잘생기고 훤칠한 외형 그 이면에 많은 것을 담아낼 수 있는 눈빛이 너무나 매력적이라는 의미다. 그렇기에 이준영은 선역과 악역을 넘나들며 현재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20대 대세 배우로 손꼽힌다. 스스로도 "얼굴 갈아 끼우는 것"이 매력이고 앞으로의 꿈이라고 말할 정도로 다양한 얼굴을 가진 이준영이기에 앞으로 그가 보여줄 활약에 더 큰 기대가 쏠린다.
오는 25일 개봉되는 '용감한 시민'(감독 박진표)은 불의는 못 본 척, 성질은 없는 척, 주먹은 약한 척 살아온 기간제 교사 소시민(신혜선 분)이 선을 넘어버린 안하무인 절대권력 한수강(이준영 분)의 악행을 마주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통쾌한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신혜선과 이준영, 박정우, 박혁권, 차청화 등이 출연했다.
이준영은 빽만 믿고 선 넘는 뻔뻔한 만행을 저지르며 절대권력을 휘두르는 한수강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넷플릭스 'D.P.'(디피), '마스크걸'에 이어 또 한 번 '잘생긴 쓰레기'라는 수식어를 얻게 된 이준영은 마치 돌아버린 것 같은 눈빛과 비릿한 웃음, 괴롭힐 때 나타나는 혓바닥의 움직임, 무자비한 폭행 등 학폭 가해자로 완벽 변신해 시작부터 끝까지 관객들의 분노를 끌어낸다. 여기에 현실적인 연기를 위해 99.9% 액션을 직접 소화하며 몸을 사리지 않는 열정을 뿜어냈다. 다음은 이준영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 악역으로 부각이 많이 되긴 했지만, 작품 필모그래피를 보면 악역, 선역을 넘나들며 굉장히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해왔다. 이렇게 다양한 얼굴을 보여줄 수 있는 자신만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얼굴 갈아 끼우기' 인 것 같다. '이 배우가 이 배우였어?'라는 반응이 많다고 하더라. 저는 그걸 즐긴다. 남을 속이는 행위가 너무 재미있다. 마치 숙제 검사 도장 찍는 것처럼 '내가 잘했구나', '잘 마무리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도전하는 것이 좋다. '모럴센스' 박현진 감독님이 영화를 보시고는 '골든 리트리버가 도베르만이 됐네'라고 하시더라.(웃음)"
- 연기로만 따지면 2017년에 시작을 했으니 6년 정도 됐다. 그 시간 동안 스스로 배우로서 발전된 부분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아버지께서 저에게 항상 냉철하게 '힘 좀 빼라'라고 하신다. 그리로 류승범 선배님을 롤모델로 삼아서 그렇게 연기를 해야 한다고 하신다. 선배님이 너무 멋있지 않나. 그래서 이번 영화를 아버지께서 어떻게 보셨을지 궁금하다. 집에 들어오라고 하시는데 가면 어떤 얘기를 들을지 모르겠다.(웃음) 저는 아버지와 반대로 힘을 많이 뺐다고 생각하고, 이게 발전한 부분이 아닐까 싶다."
- 신혜선 배우 아버지와 이준영 배우 외삼촌이 동창이라고 들었다.
"제가 가수 할 때 외삼촌에게 '내 친구 딸이 배우야'라는 얘기를 들었다. 그때는 나중에 뵐 일 있으면 인사해야겠다는 생각만 하고 누군지는 안 물어봤다. 그러고 이 영화 찍기 전에 외삼촌께 인사를 드리러 갔는데 '내 친구 딸도 영화 찍는다더라'라면서 '용감한 시민'이라고 하시더라. 그때 알았다."
- 신혜선 배우도 처음 얘기를 듣고 누군지는 묻지 않았다고 하던데, 뭔가 서로 비슷한 성향인가 보다.(웃음) 이번에 처음 호흡해본 신혜선 배우는 어땠나.
"그래서인지 가족 같은 느낌이었고 더 가까워졌다. 시사회에서 부모님끼리 인사를 나누시고 같이 놀러 가자는 얘기도 하셨다. 이렇게 빨리 가까워질 수 있나 싶을 정도로 신기했다. 혜선 누나와 촬영할 때 상대 배우에게 '지지 말아야겠다'라는 감정을 많이 느꼈다. 열정적이고 정말 열심히 한다. 그래서 동생된 마음으로 지기 싫더라. 그래서 액션이 잘 녹아들었던 것 같다. 연기할 때도 그렇고 서로 지지 말자는 느낌이었다. 감독님이 '찾았다, 고양이, 야옹'이라고 하는 장면에서 '컷을 놓쳤다'라고 하시더라. 너무 재미있어서 안 끊었다고 하셨는데, 배우로서는 성취감을 느끼는 순간이다. 텐션이 좋았다고 하셨다."
- 혹시 신혜선 배우에게 '지지 말아야겠다'라는 생각을 했단 말을 했나?
"서로 같이 얘기하고 공유했다. 그렇게 말했더니 누나는 막 웃으면서 '해봐라'라고 하더라. 누나는 매체에서 보던 것보다 실제로 마주하니 더 엄청난 아우라가 있어서 '배우고 싶다'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 영화 속 가해 장면은 관객들에게도 불편함으로 다가오는데, 연기 외적으로 봤을 때 어땠나. 혹시 다음에 또 이런 캐릭터 제안이 온다면 어떨 것 같나.
"잘 구현이 됐다는 것에서는 만족감이 있지만 불쾌하고 잔인하고 너무 싫었다. 제 감정이나 생각이 더 성숙해져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지금 당장은 힘들지 않을까 싶다."
- 실제로는 불의를 마주했을 때 어떤 스타일인가.
"여기 회사 분들이 계신데(웃음) 참으라는 얘기를 많이 하신다. 그런데 안 참아진다. '남을 괴롭히는 건 잘 못 된 거 아니냐'라고 해야지, 가만히 보고 있지는 못하겠더라. 그래서 맨날 혼난다."
- '현실판 소시민'인 것 같다.
"그런 것 같다. 그래서 혜선 누나는 일 생기면 저에게 전화하겠다고 하더라.(웃음)"
- 뮤지컬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줘서 호평을 받았고, 춤도 계속 추고 있는데 앞으로 뮤지컬이나 무대에 설 계획도 있나.
"좋은 기회가 주어진다면 지금이라도 준비하고 싶은 마음이다. 언제든 열려 있다."
-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저의 바람은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제가 일할 수 있는 날까지는 계속 많은 분을 속이고 싶다. 새로운 매력을 많이 보여줄 수 있는 배우, 피아노 같은 배우가 되고 싶다. 피아노는 다 잘 어울리지 않나. 그런 배우이고 싶다.
- '용감한 시민'이 어떤 의미의 작품으로 남을 것 같은가.
"되돌아봤을 때 참 의미 있는 작품이 될 것 같다. 처음으로 시작부터 끝까지 마음이 편치 않았던 작품이다. 끝까지 반성하지 않은 한수강이 짜증 나서 쥐어 박고 싶기도 했지만, 엔딩이 저는 개인적으로 통쾌하고 좋았다. 그래서 이런 가해 상황이나 불의에 대해 스스로 더 엄격해질 것 같다."
- 앞으로의 계획, 공개될 작품이 궁금하다.
"마동석 선배님과 영화 '황야', 이재욱 배우와 드라마 '로얄로더' 촬영을 마쳤다. 또 박보검, 아이유 배우와 '폭싹 속았수다' 촬영을 하고 있다. 그리고 표예진 배우와의 로맨틱 코미디인 '나는 대놓고 신데렐라를 꿈꾼다'도 내년에 공개될 예정이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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