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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人]② "누군가의 상처 되지 않으려" 박혜수, '너와나'에 담은 책임감


(인터뷰)배우 박혜수, 영화 '너와 나'로 3년 만 스크린 복귀
학폭 논란 딛고 '너와 나'로 전한 사랑과 책임감 그리고 용기
'너와 나' 통해 얻은 사랑, 반려견과 운명적으로 만나…"사랑하며 풍요로워져"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이후 3년 만 복귀에 나선 박혜수는 인터뷰 내내 혹시라도 '너와 나'에 누가 될까봐 조심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다가도 어느 새 세미가 된 것처럼 하은, 그리고 김시은에 대한 얘기만 나오면 두 눈을 반짝이며 신이 나서 칭찬을 쏟아냈다. 마치 하은이를 좋아한다고 소리치던 세미처럼, 온 마음 다해 '너와 나'를 사랑한다고 말하는 박혜수였다.

그리고 자신을 완전히 믿고 사랑해준 '너와 나' 팀을 위해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 나아가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영화 홍보를 위해 도움이 된다면 뭐든 하겠다는 의지도 굳건했다. '너와 나'에 책임감을 꾹꾹 눌러 담은 박혜수가 앞으로 배우로서 얼마나 성장한 모습을 보여줄지, 그가 보여준 진심이 오롯이 빛날 수 있길 바라는 순간이다.

배우 박혜수가 영화 '너와 나'(감독 조현철)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고스트스튜디오]
배우 박혜수가 영화 '너와 나'(감독 조현철)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고스트스튜디오]

지난 25일 개봉된 '너와 나'(감독 조현철)는 서로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마음속에 담은 채 꿈결 같은 하루를 보내는 고등학생 세미(박혜수 분)와 하은(김시은 분)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로, '차이나타운',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D.P.' 등 영화와 시리즈를 넘나들며 대중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배우 조현철이 처음으로 장편 영화의 각본과 연출에 도전한 작품이다.

부산국제영화제 첫 공개를 시작으로 서울독립영화제, 무주산골영화제, 정동진독립영화제 등 다양한 영화제에 초청돼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특히 '너와 나'는 박혜수가 2021년 학폭 논란 이후 처음으로 참여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큰 관심을 모았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GV에 참석 이후 1년 만에 공식석상에 나선 박혜수는 학폭 의혹과 관련해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으로 형사 고소를 진행 중이라는 사실을 알리며 "제 입장은 변함이 없고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는 뜻을 확고히 했다.

학폭 의혹 정면돌파에 나선 박혜수는 '너와 나' 홍보를 위해 무대인사, GV 등에 참석하며 적극적으로 관객들과 소통할 예정이다. '너와 나'는 박혜수를 둘러싼 논란과 별개로 조현철 감독만의 독보적인 감수성과 탄탄한 연출력, 배우들의 열연, 애틋하고 아름다운 스토리를 담으며 극찬을 얻고 있다. 박혜수 역시 세미 역을 맡아 생동감 있고 맑게 반짝거리는 소녀의 얼굴을 그려내 짙은 여운을 남긴다. 다음은 박혜수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 노래방에서 '체념'을 부르는 장면도 빼놓을 수가 없는데, 완곡이 다 담길 거라 예상치 못해서 중반 지나서는 좀 당황하기도 했다. 특히나 배경화면으로 세미와 하은이 신나게 놀고 있는 장면이 깔리는데, 노래는 또 너무 애절하다 보니 오히려 좀 과하지 않나 싶기도 했다. 연기한 입장에선 어떻게 생각하나?

"저도 그 장면에서 호불호가 갈리는 것을 알고 있다. '필요한 장면이다', 혹은 '완곡은 좀 과하지 않나'로 나뉘더라. 하지만 저는 완곡으로 나와서 너무 좋았다. 제가 이 영화를 지금까지 8번 정도 봤는데, 사실 저도 처음엔 낯설고 100% 확신이 들지 않았다. 하지만 4~5번째부터는 이게 정말 필요한 장면이었다는 생각과 함께 이해가 됐다. 감정적으로 와닿더라. 연기할 때 '체념'이 워낙 부르기 어려운 노래이긴 하지만 감정에 집중해서 불러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대본엔 '감정이 터진다' 정도로만 되어 있었고, 우는 타이밍을 정하지 않았다. 그런데 정말 자연스럽게 눈물이 나더라. 두 번 정도 불렀다."

- 영화 전면에 드러나는 건 아니지만, 세월호 참사라는 가슴 아픈 사건을 다루고 있다 보니 주연 배우로서 가지는 책임감도 있었을 것 같다. 어떻게 임했나?

"이런 작품에 참여하는 것이 의미가 있고 저에게 있어서도 소중한 작업이지만 이 영화를 보시는 그 누구에게도 상처가 되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 책임감을 느꼈던 것 같다. 그래서 세미를 표현하는데 있어서 진짜 같은, 저기 어딘가에 있을 것 같은 세미를 만들려고 노력했다. 저는 8번 정도 봤다 보니 세미를 연기적으로 바라보는 단계는 지났다. 어딘가 운동장을 뛰어노는 학생으로 인식이 되더라. 그래서 더 애틋하고 마음이 아프고, 하은이와 인사를 할 때 떠나보내기 싫은 마음으로 바라보게 되더라."

배우 박혜수가 영화 '너와 나'(감독 조현철)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고스트스튜디오]
배우 박혜수가 영화 '너와 나'(감독 조현철)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고스트스튜디오]

- 그렇다 보니 더 엔딩에서의 "사랑해"가 참 애틋했다. 세미가 하은에게 전하고 싶었던 "사랑해"부터 온 세상 목소리로 세미에게 전하는 "사랑해"까지, 정말 많은 사랑이 담긴 영화였다. 풀숲에 눈 감고 누워있는 장면을 8분 정도 찍었다고 들었는데 어떤 마음이었나.

"짧은 시간이지만 긴 시간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꿈과 현실, 그 경계에 있는 것 같기도 하고 내가 존재하는 것이 맞는 건가 싶은 생각도 들었다. 사실 그렇게 자연 속에 눈을 감고 누워있는 일이 흔하지 않지 않나. 저에게 그런 시간이 있었던 것이 세미를 연기하는 것과 별개로 박혜수에게도 굉장히 평화롭고 좋은 순간이었다."

- 혹시 평소에도 마음의 평화를 찾기 위해 하는 취미 생활이나 습관 같은 것이 있나?

"산책을 많이 하고 많이 걷는다. 2시간 동안 사람 없는 길을 걸어 다니곤 한다. 제가 '너와 나' 끝나고 유기견을 데리고 왔다. 제가 '너와 나'를 만난 것이 운명이듯이 이 또한 운명이라고 생각한다. 만날 인연이었던 것 같다. 강아지와 교감하고 사랑하면서 제 삶이 풍요로워졌다."

- 반려견을 어떻게 만나게 된 건가?

"노래방의 상상신이 마지막 촬영이었는데 제주도에서 촬영했다. 촬영을 끝내고 한 두 달 동안 제주도에서 지냈다. 그때 유기견 봉사를 다녔다. 그러다 서울 가서 임시 보호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서 데리고 왔는데 막상 해보니 너무 힘들더라. 그런데 서서히 마음을 열고 저를 친구로 인식하고 받아주는 과정을 겪게 됐다. 임시 보호 끝내고 보내야 하는데 너무 사랑하는 마음이 생겨서 못 보내겠더라. 그래서 제가 키우기로 했다. 지금은 너무 잘 지내고 있고, 저는 안 먹는 영양제도 그 아이는 챙겨 먹인다. 너무 예쁘고 귀엽다."

- '너와 나'가 배우로서도, 삶에서도 굉장히 큰 의미로 남겠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작품에 임할 때 적극적으로 캐릭터를 분석하고 다양하게 생각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연기적으로 새로운 방향성 제시가 된 것 같다. 연기가 부족하더라도 되든 안 되든 꺼내 볼 수 있는 용기가 생겼고, 그것이 성장의 거름이 된 것 같다. 그리고 영화를 보신 분들이 잊고 있거나 모른 체했던 사랑을 다시 한번 꺼내는 계기가 되는 영화가 됐으면 좋겠다."

배우 박혜수가 영화 '너와 나'(감독 조현철)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고스트스튜디오]
배우 박혜수가 영화 '너와 나'(감독 조현철)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고스트스튜디오]

- 사랑 표현을 많이 하는 편인가?

"이 영화를 만나고 저도 사랑이 많아졌다. 예전엔 친숙한 단어가 아니었는데, 이제 불편하지 않고 표현하고 이야기하는 것이 너무나 자연스럽고 익숙해졌다. '너와 나' 팀의 영향인 것 같다. 정말 모든 배우, 스태프들이 한마음이 된 것 같다."

- 조현철 감독이 인터뷰에서 정말 한없는 사랑과 믿음을 전하기도 했다. 아직 해결되지 못한 일(학폭 의혹)이 있는데, 그런 조현철 감독의 공개적인 지지가 큰 힘이 됐을 것 같다.

"그전에도 그랬지만 감독님을 비롯해 '너와 나' 팀에 다시 한번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오랫동안 계속 감사할 것 같다. 그 일이 다 해결이 된 상태에서 개봉이 됐다면 더 좋았을 텐데, 그러지 못해서 '너와 나' 팀에 죄송한 마음이다."

- 앞서 말했듯 '너와 나'를 만나면서 배우로서도 많은 변화, 성장이 있었을 거라 생각된다. 학폭 관련해서 해결할 일이 남아있다 보니 조심스러운 상황이긴 할 테지만, 지금 가지고 있는 목표 지점이나 계획이 있다면 말해달라.

"'너와 나' 홍보를 위해 무대인사, GV 등 최대한 많은 것을 하면서 많은 분을 만나고 싶다. 그것이 다 끝나도 나면 차분하게 '너와 나'와 인사를 하며 보내주려고 한다. 그리고 일상을 좀 되찾고 박혜수를 다시 마주하는 시간을 가지며 건강한 정신과 건강한 몸을 가꾸는 것에 집중할 것 같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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