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2023년에도 다양한 장르와 소재, 놀라운 연기를 보여준 영화가 줄을 이어 관객들을 만났다. '범죄도시3'가 천만 돌파에 성공했고, 여름과 추석 연휴 눈과 귀가 즐거운 대작들도 많이 등장했다. 재미는 물론이고 사회적인 문제를 들여다보고 함께 토론을 나눌 수 있는 영화들도 많았다. 그 속에서 배우들의 새로운 얼굴을 발견하는 재미도 쏠쏠했다. 특히 남다른 존재감을 드러내며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배우로 우뚝 선 고민시와 김시은, 고규필이 있어 올해 극장가가 더욱 빛이 날 수 있었다.
◇ 1위 고민시, 스크린까지 씹어먹은 '밀수' 고옥분
'밀수'에서 고옥분을 연기했던 고민시는 설문 결과 67표를 얻어 올해 영화 부문 라이징 스타 1위에 등극했다. '밀수'는 바다에 던져진 생필품을 건지며 생계를 이어가던 사람들 앞에 일생일대의 큰 판이 벌어지면서 휘말리는 해양범죄활극으로, 총 514만 명을 동원한 올여름 최고 흥행작이다.
고민시가 맡은 옥분은 밀수판에 대한 모든 것을 수집하는 군천시 정보통으로, 다방 막내로 시작해 남자, 여자 할 것 없이 특유의 친화력으로 군천 바닥의 정보를 꿰뚫으며 춘자(김혜수 분)와 진숙(염정아 분)에게 도움을 주는 인물이다. 고민시는 당당함과 유쾌함이 매력인 옥분을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소화해 내 호평을 이끌었다. 특히 강렬한 갈매기 눈썹과 은갈치 한복 등 70년대 다방 직원을 완벽하게 구현해낸 파격적인 비주얼 변신은 관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또 김혜수, 염정아와 완성한 삼각 워맨스 케미, 박정민과의 코믹 호흡도 '밀수'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재미 포인트로 손꼽혔다.
김혜수, 염정아, 조인성 등 쟁쟁한 선배들에 전혀 밀리지 않고 오히려 어깨를 나란히 하며 독보적인 존재감을 뽐낸 고민시는 제32회 부일영화상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했으며,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식 사회자로 나서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배우로 우뚝 섰다. 앞으로 진행될 제59회 대종상영화제 여우조연상 후보, 제44회 청룡영화상 여우신인상 후보에 올라 수상에 대한 기대감을 더하고 있다.
올해 가장 주목받는 라이징 스타로 선택받은 고민시는 최근 조이뉴스24와의 인터뷰에서 "'밀수'로 너무 많은 감사와 사랑을 받아서 저에게는 의미가 깊은 해였다"라며 "2년 전 촬영을 했던 여름이 너무 좋았다. 선배님들과 촬영하며 삶에 대해서도 많은 것을 배웠다. 그것만으로도 많은 것을 얻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너무 많은 분이 '밀수'와 옥분이를 좋아해 주시고 칭찬을 많이 받을 수 있어서 정말 감사하다"라고 감격 어린 소감을 밝혔다.
◇ 2위 김시은, '다음 소희'로 신인상 싹쓸이...놀라운 신예의 탄생
'다음 소희'로 호평을 이끈 신예 김시은은 설문 결과 20표로 올해 영화 부문 라이징 스타 2위에 올랐다. 지난 2월 개봉된 '다음 소희'는 당찬 열여덟 고등학생 소희(김시은 분)가 현장실습에 나가면서 겪게 되는 사건과 이를 조사하던 형사 유진(배두나 분)이 같은 공간, 다른 시간 속에서 마주하게 되는 강렬한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2017년 1월 전주의 한 통신사 콜센터 현장실습생 사망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김시은은 '다음 소희'에서 현실의 부조리함에 부딪히며 변화되는 고등학생 소희의 감정선을 깊이감 있는 연기로 표현해내 평단의 극찬을 받았다. 극 구성상 전반부를 거의 혼자 이끌어야 했던 김시은은 첫 주연작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섬세하고 묵직한 열연으로 관객들의 시선을 꽉 붙들었다. 이에 김시은은 제59회 백상예술대상, 제43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제32회 부일영화상, 제43회 황금촬영상까지 각종 신인상을 휩쓸며 남다른 저력을 과시했다.
김시은은 최근 개봉된 '너와 나'로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배우 조현철의 첫 장편 연출작인 '너와 나'에서 하은 역을 맡은 김시은은 박혜수와 연기 호흡을 맞추며 짙은 감성 열연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울리고 있다. '너와 나'에 특별출연해 김시은과 연기 호흡을 맞춘 배우 박정민은 "조용히 나타나서 아름답게 피어난 들꽃 같은 배우다. '다음 소희', '너와 나' 모두 훌륭한 연기를 보여줬다”라고 김시은을 극찬했다. 이어 "한 명의 배우가 첫 등장에서 빛이 나는 건 비교적 쉽다. 하지만 다음 작품에서 기대를 충족시키는 건 어려운데, 어린 신인 배우가 자신을 증명하며 잘 해냈다”라며 "같이 연기하면서도 열정이 느껴졌다. '선배에게 지지 말아야겠다'라며 힘있게 연기하는 것을 보면서 많이 놀랐다"라고 김시은을 거듭 칭찬했다.
이런 극찬과 응원 속 단단하고 차분하게 자신의 길을 걸어가고 있는 김시은은 현재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2 촬영에 한창이다. 그는 최근 진행된 조이뉴스24와의 인터뷰에서 "감사하게도 '다음 소희'로 신인상을 주셔서 큰 격려가 됐다"라며 "또 '너와 나'에서 받은 행운, 격려를 안고 앞으로 잘 나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 3위 고규필, '범죄도시3'로 초롱초롱 빛난 라이징 스타
고규필은 총 16표를 얻어 영화 부문 라이징 스타 3위를 차지했다. 지난 5월 개봉된 '범죄도시3'는 대체불가 괴물형사 마석도(마동석 분)가 서울 광역수사대로 이동 후, 신종 마약 범죄 사건의 배후인 주성철(이준혁)과 마약 사건에 연루된 또 다른 빌런 리키(아오키 무네타카)를 잡기 위해 펼치는 통쾌한 범죄 소탕 작전을 그린 영화다.
고규필은 '범죄도시3'에서 초롱이 역을 맡아 마동석과 남다른 코믹 케미를 발산했다. 격투기 선수 출신으로 남다른 덩치를 자랑하는 초롱이는 온몸을 휘감은 용 문신과 딱 붙는 티셔츠, 형광 반바지, 명품 클러치로 시선을 강탈한다. 여기에 특유의 허세 넘치는 성격을 담아냈다. 고규필은 설명만 들으면 거부감이 들 수도 있을 법한 초롱이를 미워할 수 없는 사랑스러움과 귀여움으로 맛깔스럽게 연기해내 관객들의 마음을 꽉 사로잡았다. 이에 '범죄도시' 시리즈에서 활약해온 장이수(박지환 분)의 빈자리를 완벽히 채우며 '범죄도시3' 흥행에 일조했다는 평가를 얻었다.
'범죄도시3'는 개봉 32일 만에 1천만 관객을 돌파하며 대한민국 영화 사상 30번째 천만 영화, 역대 21번째 천만 한국영화가 됐다. 또한 한국 영화로는 '신과함께-죄와 벌', '신과함께-인과 연'에 이어 시리즈 연속 쌍천만을 돌파하는 대업을 달성했으며, 시리즈 통합 무려 3천만 관객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 같은 놀라운 기록 행진과 함께 고규필 역시 큰 주목을 받으며 드라마와 영화뿐만 아니라 예능에서도 맹활약 중이다.
이 외에도 '길복순' 이연이 8표로 4위, '더 문' 도경수와 '귀공자' 김선호, 강태주 '리바운드' 이신영이 각 6표를 얻어 공동 5위에 이름을 올렸다. 또 박지후와 안재홍, 고윤정, 김성철, 유선호, 이준혁, 박정민, 이도현, 손석구, 전종서, 김동휘, 이솜, 김민, 박서준, 박진영, 변우석 등도 선택을 받았다. 하지만 '없음'이라는 기권 표가 무려 26표가 나와 아쉬움을 남겼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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