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정지원 기자] 가수 남우현이 28일 오후 6시 암 투병 후 처음 발표하는 솔로 앨범으로 팬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선사한다. 그동안 암 투병 소식을 숨겼던 그는 수술 후 인피니트 활동 및 콘서트까지 마치며 고통의 시간을 이겨냈다. 팬들 앞에서 무대 하고 싶어 컴백을 강행했다고 밝힌 남우현은 '화이트리'를 통해 겨울과 어울리는 달콤한 시즌송으로 다채로운 음악색을 선사한다.
남우현은 최근 서울 모처에서 진행된 첫 솔로 정규 앨범 'WHITREE'(화이트리) 발매 기념 인터뷰를 통해 더욱 짙어진 음악적 색채의 배경, 또 가족과 멤버에게만 털어놨던 기스트암 투병, 솔로 활동을 앞둔 설레는 마음을 솔직히 털어놓는 시간을 가졌다. 아래는 남우현의 일문일답 전문이다.
◇솔로 데뷔 7년만 첫 정규 앨범이다.
내 심경도 많이 담겨 있고 하고 싶은 음악도 잘 담아서 뜻깊다. 오랜 시간 팬들이 기다려주셨다. 인피니트 활동도 하고 첫 정규까지, 올해를 여러 챕터로 잘 나눠서 나온 것 같아서 기쁘다.
◇솔로 첫 정규가 이제서야 나온 이유가 있을까.
곡 수도 다양해야 하고 요즘은 정규 앨범 추세도 아니라 미니앨범이나 싱글을 내왔다. 이번엔 새 회사에서 '네가 하고 싶은 것 다 해봐라' 해주셨고 그 덕에 정규로 내가 하고 싶은 음악을 다채롭게 담았다.
◇이번 앨범의 주제는 무엇인가.
'베이비 베이비'는 첫사랑을 만나면 첫눈이 내릴 것 같고 사랑이 이뤄진다는 옛날부터 내려오던 이야기를 담았다. 다른 곡에는 미래와 과거의 이야기를 많이 담았다. '미래에서'는 오래 전부터 '내 미래엔 팬들이 존재할까' 생각했던 그 내용을 담았다. 미래에 가서 널 기다리겠다는 내용이다. '러브 마이셀프'는 과거로 돌아가 나 자신을 사랑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나는 항상 나보다 팀을 사랑했고 팀 위주로 생각했다. 옛날의 나 자신을 만난다면 스스로 사랑하고 가꾸라는 말을 하고 싶다. 그 내용을 담은 노래다.
◇과거의 남우현은 어떤 사람이었나.
나는 나 자신을 사랑하지 않았다. 흘러가는 대로 살기 바빴다. 나를 더 사랑하고 아꼈다면 지금의 남우현은 다른 사람이 돼 있지 않을까. 인피니트로서 굉장히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어쨌든 인간 남우현은 인피니트보단 작지 않나. 그래서 어릴 적부터 체조경기장에서 공연하면 '이 많은 관중이 20년 후에도 있을까'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상상하며 살았다. 지금은 스스로를 사랑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올해 인피니트 활동을 잘 마쳤다. 체조경기장도 매진하며 여전한 저력을 과시했다.
그럼에도 나는 불안했다. 공연장이 가득 차고 매진되고 팬들이 와줘서 감사했지만, 한편으로는 많이 불안해 했다. '내년에도 이럴까?' '내후년에도 이럴까?' 하는, 기쁘지만 불안한 감정이 컸다. 성규는 '좌석 안 차면 작은 데서 공연하면 되지' 했지만 그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는 내 개인의 성향이다. 다른 멤버들도 공연장을 작게 하자고 했었는데, 엘이 '체조에서 다시 만나자고 했는데 왜 엄한 곳에서 하려고 하냐'며 체조경기장을 고집했다. 그 덕에 공연이 성황리에 잘 끝나서 좋았다.
◇새 소속사를 찾으면서 솔로 컴백도 약 2년 만에 이뤄졌다. 시간이 길었다.
회사 옮기면서 현실적으로 어쩔 수 없이 길어진 게 있다. 하지만 회사를 신중히 미팅했다. 8개월 가량 15곳을 만났고, 지금 회사와 손을 잡게 됐다. 그렇게 정규 앨범 얘기를 시작했고 약 10개월 가량 걸렸다.
◇이번 회사가 남우현의 의견을 많이 수용해준 것 같다.
곡을 정말 많이 주셨다. 수백 곡을 받아 들었다. 가사 컨펌, 곡, 다 내가 다 하다보니 어떻게 다 듣고 판단하나 싶었다. 인피니트 준비하며 솔로 준비를 병행했는데, 같이 하다보니 정신이 없었다. '베이비 베이비'도 처음엔 녹음 할까 말까 고민했던 곡인데 어느 순간 타이틀까지 와 있더라. '불장난'과 마지막까지 다퉜던 곡이다. '불장난'은 '냉정과 열정 사이'와 어울리는, 기타 리프의 섹시한 곡이다. 개인적으로는 이 곡을 타이틀로 하고 싶었다. 반면 '베이비 베이비'는 회사 분들과 지인들이 추천했던 곡이다. 호불호가 없는 곡이라는 반응이었다. '불장난'은 나와는 잘 어울리지만 저번과 너무 비슷하다는 말이 많았다. 많은 분들이 신선하고 귀여운 느낌을 선택한 것 같다. 결과적으로는 만족을 한다. '귀염귀염'한 거 지금 아니면 언제 하나. 밝은 노래로 희망을 드리고 싶었다. 이 노래를 들으면서 용기를 갖게 됐다.
◇인피니트 멤버들의 곡 반응은?
다들 베이비베이비가 다들 낫다고 하더라. 일명 '탑백 귀' 이성열 이성종이 베이비를 선택했다. 겨울 시즌송으로 잘 어울린다고 했다. 반면 성규는 내가 쓴 노래인 '캘리포니아'와 '러브 마이 셀프'를 좋아했다.
◇앨범명부터 겨울과 연관이 많이 돼 있다.
노래들을 들으며 상상을 하다보니 눈이 오는 겨울 냄새가 나더라. 눈과 같이 녹여서 가사 쓰면 되겠다 했다. 내 사랑에 눈이 온다는 내용을 담고 싶었다. 그래서 스키 타는 안무도 넣었다.
◇일부러 윈터송 콘셉트를 잡은 것인가.
개인적으로 계절감을 선호한다. 여름이면 여름송, 겨울이면 겨울송, 가을이면 가을송을 내고 싶어한다. 가을에 군입대 할 땐 '가을이 오면'을 발표했다. 하하.
◇팬들에게 '이 노래는 꼭 들어줬으면 좋겠다' 하는 노래가 있다면?
7번 트랙이 단독 작사, 작곡한 노래인데 내 속마음이 많이 들어가 있다. 내면의 이야기가 많이 담겨 있다. 올해 몸이 안 좋아서 자존감이 낮아지고 '이 일을 그만둬야 하나' 고민했을 때, 스스로에게 '괜찮아. 네가 선택한 길이잖아' 하고 격려하는 노래를 만들었다. 힘들고 슬플 때 이 노래를 들어달라. 아주 구구절절하다. 하하.
◇건강이 많이 안 좋았나.
이제는 건강이 좋아져서 말할 수 있는데, 지난 4월 희귀암인 기스트암으로 입원하고 수술을 마쳤다. 2월에 팬미팅과 공연을 한 뒤 바로 개복 수술을 했다. 아직도 흉터가 심하게 있다. 그 시간이 너무 힘들었다. 회복하는 동안 엄청 많은 생각을 했는데 역시 팬들이 가장 보고 싶더라.
◇암 수술을 하고도 인피니트 컴백을 강행한 것인가.
멤버들은 내 몸 회복이 우선이라며 인피니트 활동을 내년으로 미루자고 했다. 하지만 이미 1월에 회사가 설립됐고 콘서트 대관도 마친 상태였다. 나 때문에 그 모든 걸 깰 수 없었다. 무대에서 쓰러져도 공연 하겠다고 했다. 병원에서는 '당분간 쉬어야 한다. 나중 상황을 감당할 수 있냐'고 물었고 나는 일단 했다. 다행히 모든 활동이 무사히 잘 끝났다. 추적검사를 했을 때도 잘 아물었다고 했다. 10개월에 한 번씩 추적검사를 꾸준히 하면 된다. 다행히 지금은 건강해졌다.
/정지원 기자(jeewonjeo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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