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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결산]⑨ 전국민이 분노했다…뜨거운 '서울의 봄', 천만 그 이상의 의미


김성수 감독이 완성한 2023년 최고의 수작…천만 앞둔 '서울의 봄'
실화 바탕의 스토리·연출·연기, 빈틈 하나 없이 완벽한 141분
분노 이끈 황정민의 전두광, 미친 연기 향연…'인생 연기' 정우성의 30년 만 천만 타이틀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2023년 연예계는 스타들의 사건·사고 소식이 매일같이 쏟아졌다. 각 분야별로 의미 깊은 뉴스도 많았지만, 스캔들이 쏟아지며 소란스러웠다. 마약 스캔들과 음주욵전 등 구설수에 휘말린 스타들이 충격과 실망을 자아냈고, 우리 곁을 떠난 스타들로 슬픔에 젖었다. 핑크빛 열애와 결혼 결실로 축하를 받았고, 결별과 이혼으로 놀라움을 안겼다. 가요계는 팀 탈퇴와 해체, 재계약 소식이 끊이질 않았고, 꽁꽁 얼어붙은 극장가에는 활력을 불어넣은 작품도 나왔다. 올 상한 해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연예계 뉴스를 짚어봤다.[편집자주]

'극장의 봄'이 되었으면 한다는 바람이 제대로 이뤄졌다. '서울의 봄'이 높은 완성도를 바탕으로 온 국민의 마음을 들끓게 만들며 천만 영화라는 의미 있는 행보를 걷고 있다. 조만간 천만 영화에 등극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가운데, 올해 최고의 영화라는 찬사가 아깝지 않은 '서울의 봄'은 여전히 관객들의 가슴을 뜨겁게 달아오르게 하고 있다.

배우 황정민과 정우성이 '서울의 봄'에서 전두광, 이태신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배우 황정민과 정우성이 '서울의 봄'에서 전두광, 이태신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서울의 봄'(감독 김성수)은 1979년 12월 12일 수도 서울에서 일어난 신군부 세력의 반란을 막기 위한 일촉즉발의 9시간을 그린 영화로, 한국 영하 사상 처음으로 12.12 군사반란을 다뤄 제작 단계부터 큰 기대를 모았다. 황정민과 정우성, 이성민, 박해준, 김성균, 정동환, 김의성, 안내상 등 연기 잘하는 배우들이 총출동했으며, 여기에 정만식, 이준혁, 정해인이 특별출연으로 힘을 보탰다.

한시도 긴장감을 놓을 수 없는 스토리와 김성수 감독의 탁월한 연출력, 배우들의 빈틈없는 호연으로 "올해 최고의 영화"라는 찬사를 얻으며 뜨거운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1월 22일 개봉 이후 28일 동안 압도적인 수치로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킨 '서울의 봄'은 개봉 30일 만에 942만 관객을 돌파했다. 개봉 5주차 신작 개봉이 이어지고 있음에도 여전히 평일 1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모으고 있으며 빠르면 이번 주말인 24일, 혹은 크리스마스인 25일에는 천만 돌파를 이뤄낼 것이라는 전망이다.

올해 '범죄도시3'가 천만 영화에 등극하긴 했지만, '서울의 봄'이 써 내려간 흥행 기록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 팬데믹 이후 시리즈물이 아닌 단일 작품이 이 같은 성적을 낸 건 '서울의 봄'이 유일하다. 특히 '서울의 봄'은 위기 상황을 맞은 극장가에 그야말로 '작품의 힘' 하나로 단비가 된 작품이다. 또 "젊은 관객들이 이 영화를 통해 역사의 문을 스스로 열고 들어가서 역사를 찾아보길 바란다"라고 했던 김성수 감독의 바람처럼 영화의 시대 배경을 잘 모르는 2030 세대도 '서울의 봄'을 통해 뼈아픈 우리 역사를 알게 되고 함께 분노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렇게 전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이어주는 역할을 해냈고, 결국 여전히 한국 영화는 뜨겁고 극장 영화가 존재해야 한다는 것을 제대로 입증해낸 '서울의 봄'이다.

김성수 감독과 배우 황정민, 정우성이 '서울의 봄' 촬영장에서 치열하게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김성수 감독과 배우 황정민, 정우성이 '서울의 봄' 촬영장에서 치열하게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 절대 잊어서는 안 될 역사, 분노만큼 몰입감 넘치는 스토리의 힘

'서울의 봄'을 지탱한 가장 큰 힘은 역시 실화가 주는 묵직함이다. 이제는 검색 한 번만 해보면 누구나 다 알 수 있을 정도의 1979년 12월 12일 군사반란을 모티브로 하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결말이다. '역사가 스포일러'이기 때문에 과연 그날 밤 9시간 동안 일어난 일이 과연 흥미로울까 하는 의문도 존재했다. 하지만 김성수 감독의 선택은 탁월했다. 역사를 바탕으로 상상력을 가미한 그는 실존 인물과 허구의 인물을 조화롭게 배치해 영화적 재미를 최상으로 끌어올렸다.

'이런 일이 진짜 일어났다고?'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믿기지 않는 일투성이고, 그래서 마치 한 편의 블랙코미디를 보는 듯 하다. 선악이 명확하게 구분이 되다 보니 전두광(황정민 분) 무리를 향한 분노, 울분과 함께 이태신(정우성 분)이 이끄는 진압군을 응원하게 되는 지점도 영화에 몰입하게 되는 이유로 손꼽힌다. 반란군의 승리의 기록으로 보일 것을 우려해 진압군의 장군 이야기로 선악을 구성한 것이 신의 한 수였다. 현실을 그대로 반영한 결말 역시 '서울의 봄'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완벽히 맞아떨어진다고 할 수 없다. 통쾌함이 없기 때문에 씁쓸한 마음으로 다시 한번 역사와 진정한 군인 정신을 보여준 의로운 이들을 되새길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다.

◇ 집요함과 치밀함으로, 김성수 감독 놀라운 연출의 힘

배우들이 입을 모아 말할 정도로 '집요함 끝판왕'인 김성수 감독의 연출자로서의 장점이 '서울의 봄'을 통해 최고점을 찍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빈틈 하나 없이 완벽하고 또 완벽한 완성도다. 마치 관객이 1979년으로 들어가 있는 듯한 현실감이나 역사를 전혀 모르더라도 무리 없이 극에 빠져들 수 있는 몰입감이 가득하다. 시간 순서대로 반란군과 진압군을 교차시켜 보여주는 방식은 자칫 잘못하면 산만하거나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서울의 봄'은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는 긴장감이 러닝타임 141분 동안 휘몰아친다. 특히 작전 내용을 알기 쉽게 해주는 지도의 활용과 헤어스타일, 의상은 물론이고 작은 소품 하나까지도 세밀함이 돋보인다.

CG 역시 알고 보면 더 놀랍다. 탱크 같은 경우 사용허가를 받지 못해 결국 탱크 윗부분을 만들고 아랫부분은 CG를 사용해 영화를 완성했다고 한다. 또 여름에 촬영했기 때문에 극 속에서 보이는 눈발과 입김 역시 모두 CG라고 한다. 김성수 감독은 "함께 일을 한 CG 회사에 입김이 잘 나오는 분이 있어서 영화의 전체 대사를 다 하게 했다. 그리고 그 입김을 대사에 맞게 집어넣었다"라고 입김 탄생 비하인드를 전했다. 영화에 나오는 주요 인물만 60여 명이라 김성수 감독 역시 배역 이름을 다 외우지도 못할 정도였다고. 그 정도 많은 인물이 나왔음에도 누구 하나 모난 구석 없이 완벽한 밸런스를 맞춘다는 점 역시 김성수 감독의 탁월한 리더십과 탄탄한 연출력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황정민과 정우성, 이성민을 비롯해 연기 잘하는 배우들이 '서울의 봄'을 꽉 채웠다.  [사진=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황정민과 정우성, 이성민을 비롯해 연기 잘하는 배우들이 '서울의 봄'을 꽉 채웠다. [사진=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황정민·정우성부터 특출 정해인까지, 미친 연기의 힘

캐릭터를 구현한 배우들의 막강한 힘은 러닝타임 141분의 소름을 유발한다. 보안사령관 전두광으로 완벽 변신한 황정민은 신들린 연기를 보여준다. 4시간이 걸린다는 민머리 분장을 비롯해 마치 뱀처럼 욕망으로 번뜩이는 눈빛과 서늘한 표정은 잊을 수 없는 강렬함을 선사한다. 이런 황정민에 대적하는 수도경비사령관 이태신 역 정우성 역시 인생 연기를 완성했다. 실제 정우성의 모습을 많이 투영해 만들었다는 김성수 감독의 말처럼 정우성은 이태신의 올곧은 군인 정신을 섬세하면서도 깊이감 있게 연기해냈다. "정우성이 안 하면 이 작품 엎을 것"이라고 했을 정도로 정우성을 향한 김성수 감독의 믿음은 강했고, "나의 첫 번째 감독님"이라며 김성수 감독에게 무한 존경을 표하는 정우성의 진심은 묵직했다.

두 사람뿐만 아니라 이성민, 박해준, 김성균, 정동환, 안내상, 김의성 등 '믿보배'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은 배우들이 분량 상관없이 대거 출연해 완벽한 연기 합을 이뤄냈다. 특별출연한 정만식, 이준혁, 정해인까지도 압도적인 존재감으로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안겼다. 그야말로 미친 연기의 향연이다. 너무나 현실적으로 그날 밤을 그려낸 배우들이 있기에 관객들의 가슴이 더 뜨거워질 수 있었다.

◇ 김성수 감독·정우성 첫 천만 간다…뜨겁게 일렁이는 관객의 힘

영화를 완성하는 건 결국 관객이다. 아무리 잘 만든 영화도 봐주는 사람이 없다면 아무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서울의 봄'의 성공 역시 관객이 있기에 가능했다. 그렇기에 김성수 감독과 '서울의 봄'의 배우들은 개봉 4주차까지 무대인사를 진행하며 관객들을 직접 만나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중에서도 정우성은 지난 17일까지 진행된 217번의 무대인사에 모두 참석하며 엄청난 열정을 뿜어냈다. 물론 '서울의 봄'만 해당하는 이야기는 아니다. 정우성은 이전 작품의 무대인사도 열성을 다하며 관객들에게 진심 어린 감사를 전하는 배우로 유명하다. 그리고 이번 '서울의 봄'은 감기에 걸린 상태에도 올출석이라는 진기록을 세울 뿐만 아니라 역대급 팬서비스를 보여주며 다시 한번 정우성의 남다른 책임감과 진정성을 확인케 했다.

그 가운데 벌써 940만 명이 '서울의 봄'을 선택했고, 이제 진짜 천만 초읽기에 들어간 상태다. 배우 인생 30년이 된 정우성이 '천만 배우' 타이틀을 거머쥘 날이 머지않은 것. 이미 천만 달성에 성공한 바 있는 이성민은 무대인사를 다니며 정우성이 천만 배우가 되길 간절히 바란다는 마음을 계속해서 피력해왔다. 정우성 역시 주변에서 천만을 언급하니 "욕심을 좀 부려도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하기도. 특히나 오랜 인연의 김성수 감독과 정우성이 나란히 '천만' 타이틀을 얻게 된다는 점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

'서울의 봄' 포스터. [사진=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서울의 봄' 포스터. [사진=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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