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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人]② '노량' 이규형 "백윤식과 첫 촬영 짜릿, 치열했던 2023년"


(인터뷰)배우 이규형, '노량: 죽음의 바다' 왜군 장수 아리마 役 강렬 변신
"소름 돋았던 야간 해전, 이순신 장군의 악몽 울컥하고 가슴 아파"
"조선 쪽과 연기 못한 건 아쉽지만, 가장 많은 인물 만나…백윤식 존재감 압도"
송강호·변요한과 함께 한 '삼식이 삼촌'→'보스'·'핸섬 가이즈'…2024년도 '열일'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드라마와 영화 촬영은 물론이고 예능 출연과 뮤지컬 복귀까지, 2023년 정말 치열하게 달린 이규형이다. 그리고 '노량'을 통해 2023년의 마지막을 의미 있게 장식했다. 여전히 뜨겁게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노량' 속 아리마 캐릭터로 강렬한 연기 변신을 감행했던 이규형은 2024년에도 배우로서 힘있는 행보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20일 개봉된 '노량: 죽음의 바다'(감독 김한민/이하 '노량')는 임진왜란 발발 후 7년, 조선에서 퇴각하려는 왜군을 완벽하게 섬멸하기 위한 이순신 장군의 최후의 전투를 그린 전쟁 액션 대작이다.

배우 이규형이 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감독 김한민)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롯데엔터테인먼트]
배우 이규형이 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감독 김한민)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롯데엔터테인먼트]

'노량'은 1,761만 명이라는 대한민국 역대 박스오피스 대기록을 수립한 '명량', 2022년 여름 최고 흥행작이자 팬데믹을 뚫고 726만 관객을 기록한 '한산: 용의 출현'에 이어 '이순신 3부작 프로젝트'의 대미를 장식하는 작품이다.

'노량'의 배경이 되는 '노량해전'(음력 1598년 11월 19일)은 임진왜란 7년간의 수많은 전투 중 가장 성과 있는 승리를 거두며 전쟁의 종전을 알린 전투로, 조선, 왜 그리고 명나라까지 합류해 총 약 1,000여 척이 싸운 역사적 해전이다. 김한민 감독은 여러 사료를 기반으로 영화적 상상력을 조합해 지금까지 본 적 없는, 100분 해상 전투 액션을 완성해 놀라움을 선사했다.

김윤석은 '명량' 최민식, '한산: 용의 출현' 박해일에 이어 이순신 장군 역을 맡아 묵직한 리더십과 인간애를 전하며 깊은 울림을 안긴다. 그리고 백윤식, 정재영, 허준호, 김성규, 이규형, 이무생, 최덕문, 안보현, 박명훈, 박훈 그리고 문정희 등 이름만 들어도 신뢰가 가는 배우들이 총출동해 탄탄한 라인업을 완성했다. 여기에 안성기, 공명, 여진구, 이제훈 등이 특별출연으로 깊이를 더했다.

이규형은 왜군 선봉장 고시니(이무생 분)의 오른팔이자 책사인 아리마 역을 맡았다. 아리마는 언변에 능한 왜군 장수 아리마는 쉽게 벗어날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자신의 목숨을 걸고 시마즈(백윤식 분) 군에게 향해 필사의 지원을 요청하고자 하는 인물. 이에 이규형은 파격 분장, 일본어 연기까지 소화하며 존재감을 발산했다.

관객들의 뜨거운 호평 속 '노량'은 개봉 11일 만에 300만 관객을 돌파했으며, 11일째 박스오피스 1위를 놓치지 않고 있다. 예매율 역시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어 앞으로의 기록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다음은 이규형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배우 이규형이 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감독 김한민)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롯데엔터테인먼트]
배우 이규형이 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감독 김한민)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롯데엔터테인먼트]

- 김한민 감독과 아리마 캐릭터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나눴나?

"감독님이 말씀해주신 건, 아리마는 언변에 능하고 임기응변이 강하다. 말로 사람을 홀릴 수 있는 인물이다. 그렇기에 고니시는 자신의 계획이나 의중을 잘 전달할 수 있는 인물은 아리마밖에 없다고 생각했고, 중요한 순간에 아리마를 보낸다. 계획에서 벗어나는 일을 마주했을 때 기지로 그걸 헤쳐나갈 수 있는, 믿을 만하고 똑똑한 인물이다. 그래서 책사로 표현됐다. 말을 정말 잘해야 하는 인물이라 일본어를 열심히 해보겠다고 했다."

- 일본어 준비 과정은 어땠나?

"일본인 연기자인 남자 선생님이 전체 톤을 녹음해주셔서 그걸 들으며 계속 외웠다. 또 다른 선생님 3분이 같이 도와주셨다. 신에 대한 분석부터 같이 있다. 한국말이라면 어디에 강세를 두고 숨을 어디서 쉬어야 하는지를 당연히 아는데, 일본어는 어디에 감정을 실어야 하는지 모르다 보니 어려웠다. 화가 나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또 화가 나지만 참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드라이하게 표현하려면 어떻게 하는지. 단어 하나도 다 대비를 해야 했다. 한국말이면 상대의 말을 듣고 나오는 리액션이 자연스러울 텐데, 일본어는 미리 유추해서 선생님께 일일이 다 물어봤다. 그러면 그에 따른 호흡을 디테일하게 알려주셨다."

- 연기할 때 가장 힘들었던 장면은 무엇인가?

"수군이 쫓는 와중에 사선을 넘고 뛰어와 지원 병력 요청하는 장면이 제 첫 촬영인데, 백윤식 선생님에게 급박하게 말을 해야 한다. 그런데 일본어 자체가 띄어읽기가 없다. '왜 숨을 안 쉬지?' 했는데 쭉 말을 한다고 하더라. 시마즈를 끌어들이지 못하면 죽은 목숨이다 보니 감정적으로 격해지는 신이고, 시마즈 앞에서는 여유를 부릴 수가 없다. 그래서 그 장면이 가장 어렵지만 짜릿했던 촬영이었다."

- 시마즈의 카리스마가 엄청났다. 이번에 백윤식 배우와 같이 연기할 때 어땠는지 궁금하다.

"사람을 압도하는 에너지와 존재감이 있더라. 그 자체로 연기할 때 도움이 많이 됐다. 시마즈는 살마군의 대장이다. 저는 저 나름대로 고니시라는 주군을 모시고 있고, 왜군을 점령하는 선봉대로서 큰 역할을 하는 인물이다. 여기도 악명이 높은 전쟁 영웅이지만, 피가 다른 것 같았다. 사람을 죽이는데 눈 깜빡 안 하는 인물이 시마즈라 두려움의 대상이기도 하다. 고니시와는 다른 카리스마를 가지고 있다. 그런 인물을 대하는 것이다 보니 백윤식 선생님의 존재감 자체가 큰 도움이 됐다."

배우 이규형이 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감독 김한민)에서 언변에 능한 왜군 장수 아리마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롯데엔터테인먼트]
배우 이규형이 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감독 김한민)에서 언변에 능한 왜군 장수 아리마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롯데엔터테인먼트]

- 반대로 이순신 장군 쪽과는 같이 연기를 못해서 아쉬움도 있지 않았을까 싶다.

"그 부분이 아쉽다. 대장분들은 마주칠 일이 없는 상황이기는 하다. 조선 장군들과도 연기를 해보고 싶었지만, 그래도 그중에서는 제가 제일 많이 다른 진영을 돌아다니며 다양한 인물을 만났기 때문에 가장 행복한 캐릭터가 아닐까 싶다."

- 혹시 아리마 외 탐나는 캐릭터도 있나?

"어떤 역할이든 다 탐이 난다. 하지만 그런 엄두도 안 나는 것이 모두 너무나 잘해주셨다. 김성규, 안보현, 박훈 등 모두 훌륭하니까 감히 엄두를 낼 수 없다. 특별출연한 분들도 다 대단한 분들이다."

- 아리마의 결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자기 몫을 다 한 것 같다. 전쟁의 흐름상 고니시도 아리마의 처참한 결말을 보고 본국으로 돌아가는 결정을 내리게 된 것 같다. 고니시 입장에서는 멀리서 전투를 지켜보며 계속 고민을 했을 거다. 하지만 아리마를 보고, 북소리에 조선의 기세가 살아있다는 것을 느끼며 판도를 뒤엎지 못하겠다는 판단이 서지 않았을까. 그래서 아주 중요한 장치였다고 생각한다. 영화에는 돛대에 매달려 눈을 뜨는 것만 나왔는데, 사실은 포탄을 맞아 죽는 장면도 촬영했다. 작품 길이상 편집이 됐다."

- 혹시 또 편집된 장면이 있나?

"초반에 30kg 되는 갑옷을 입고 해안가를 엄청 뛰었다. 그 신이 필요하다고 해서 추가 촬영을 했는데 편집이 됐다. 피와 살을 깎는 느낌으로, 심혈을 기울여 찍었다. 편집해야 했던 감독님이 가장 힘들지 않았을까 싶다."

배우 이규형이 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감독 김한민)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롯데엔터테인먼트]
배우 이규형이 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감독 김한민)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롯데엔터테인먼트]

- 시나리오를 먼저 읽기는 했지만 촬영하지 않은 장면도 많다 보니 영화를 보면서 놀라웠던 지점도 많았을 것 같다. 감탄 나왔다 하는 장면이 있다면?

"조선 수군이 대비하고 있다가 선제공격을 한다. 그때 배 하나가 있다가 불이 확 일어난다. 그 불빛에 매복해있던 조선 수군이 드러나고 화포를 쏜다. 속도가 달라서 멀리 빛이 먼저 보이고 소리가 늦게 들린다. 불빛이 나오고 1초 뒤에 소리가 나온다. 그리고 적의 선봉대를 초토화시키는데 그 전투가 소름 돋더라. 그 다음은 원테이크 백병전이다. 삼국의 병사를 보여주고 이순신 장군으로 이어지는 신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인상적이었다. 여진구 배우가 나온 이순신 장군의 악몽도 빼놓을 수 없다. 아들이 죽는데, 왜군의 원혼이 뒤에서 끌어당겨 이를 지켜볼 수밖에 없는 아버지의 악몽이 너무 가슴 아팠다. 저런 아픔을 내내 간직하면서 7년 동안 전쟁을 치웠다. 이순신 장군뿐만 아니라 죽고 죽이는 것이 일상인 전쟁이 무려 7년이나 됐다. 그리고 이를 승리로 이끌고 돌아가셨다는 것이 울컥하더라. 만약 이순신 장군을 비롯해 희생한 그분들이 없었다면 지금의 우리도 존재하지 못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더 울컥했던 것 같다."

- 향후 공개될 작품은 어떤 것이 있나? 또 '서울의 봄'이 위기의 영화계를 살렸고, '노량' 역시 그 뒤를 잇고 있는데 어떤 마음인지도 궁금하다.

"송강호 선배님, 변요한 배우와 드라마 '삼식이 삼촌'을 찍었고, '서울의 봄' 제작사의 영화 '핸섬 가이즈'에 출연했다. 또 정경호, 조우진 배우와 찍은 코미디 영화 '보스' 촬영을 마쳤다. 어마어마한 특별출연이 있을 테니 기대해 달라. 그동안 영화계가 너무 힘들어 개봉을 못 하고 있던 작품이 많았다. '서울의 봄'이 잘 되어서 영화계 활로를 뚫어줘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노량'이 이를 잘 이어받아 관객들의 발길을 끌어낼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 같다."

- '노량' 뿐만 아니라 tvN 예능 '장사천재 백사장2', 뮤지컬 '몬테크리스토'까지 다양한 활동을 이어온 해였는데 올해를 돌아보면 어떤가?

"늘 그렇지만 뮤지컬, 드라마, 영화, 예능까지 안 쉬고 달려왔던 것 같다. 올해가 가기 전에 '노량'으로 인사를 드릴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정말 올해도 치열하게 살았다. 2024년에 오픈되는 것들도 있는데 지금의 기운을 잘 이어받아 잘 풀리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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