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무려 5년이라는 시간 취재에 힘을 쏟았다. 그렇기에 더욱 강렬한 서사와 캐릭터가 완성될 수 있었다고. 게다가 김희애를 위해 대본을 전면 수정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 정도로 각고의 노력이 더해진 '데드맨'이다. 조진웅, 김희애, 이수경 등 믿고 볼 배우들의 열연도 기대 포인트다. '데드맨'이 설연휴 극장가를 사로잡을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19일 오전 서울 메가박스 성수에서 영화 '데드맨'(감독 하준원) 제작보고회가 진행됐다. 현장에는 하준원 감독, 배우 조진웅, 김희애, 이수경이 참석했다.
'데드맨'은 이름값으로 돈을 버는 일명 바지사장계의 에이스가 1천억 횡령 누명을 쓰고 '죽은 사람'으로 살아가게 된 후, 이름 하나로 얽힌 사람들과 빼앗긴 인생을 되찾기 위해 추적하는 이야기다.
봉준호 감독 연출작 '괴물'의 공동 각본을 썼던 하준원 감독의 데뷔작으로, 범죄에 해당하는 명의 도용과 '바지사장' 세계를 소재로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스토리 전개, 얽히고설킨 다채로운 캐릭터 군단 등 독특하고 신선한 범죄 추적극의 탄생을 기대케 한다.
조진웅은 바지사장계의 에이스에서 누명을 쓰고 '데드맨'이 된 남자 이만재 역을, 김희애는 이름을 알리는 데 정평이 난 정치판 최고의 컨설턴트 심여사 역을, 이수경은 이만재의 행방을 쫓는 '이만재는 살아있다' 채널의 운영자 공희주 역을 맡았다.
이날 조진웅은 "처음엔 잘 만든 이야기거리라고 느꼈다. 감독님이 이 영화를 만들기까지 5년 동안 취재를 꼼꼼히 했다"라며 "이런 비극적인 일이 실제로도 있는지, 무서운 곳임을 느꼈다. 실타래를 잘 풀어보면, 어두운 곳에는 손을 대지 말아야 한다는 경각심이 있다. 시나리오 안에 치밀함이 고스란히 녹여져 있다. 인물들로 카테고리를 잘 풀어냈다. 매력적이다"라고 출연을 결정한 이유를 밝혔다.
또 조진웅은 "그 상황에 나를 맡기는 것이 맞고, 그래야 날 것이 나올 거라 생각했다. 감정이 일관되게 흘러가면 안 되겠다 생각하니 신명이 났다"라며 "의상, 분장, 미술 팀이 도움을 줘서 연기할 때 행복했다. 상황 안에서 급변하는 것을 표출할 때는 신명나고 재미있었다"라고 전했다.
이에 김희애는 "그간 많은 작품을 했지만 '데드맨'은 조진웅의 매력을 가장 잘 보여주는 작품일 것"이라며 "처음부터 극을 이끌어가며 나락에 빠져서 관 속에 들어간다. 다른 세상을 본인 상관없이 이끌려가는 걸 끌고 가는데 가장 매력적인 모습을 보여줄거라 저도 기대를 하고 있다"라고 극찬했다.
심여사로 돌아온 김희애는 "그동안 듣도보도 못한 캐릭터다. 정치 컨설턴트를 맡고 있다. 천억 누명을 쓴 이만재를 세상으로 끌어내는 인물이다. 너무 매력적이다. 여배우라면 너무나 탐낼만한 캐릭터다"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이어 김희애는 "하준원 감독님이 '괴물'을 공동 집필해 봉준호 감독님과 친분이 있어서 시나리오를 보여드렸다고 하더라"라며 "심여사는 어떤 배우가 좋을지 의논하다가, 떠오르지 않더라고 했다. 한국 배우엔 매치가 안 되는 거였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김희애는 "저에게 시나리오를 주셨다. 한국화해서 심여사가 나왔는데도, 저에겐 너무 신비롭고 귀한 역할이었다. 너무 행복했다"라고 덧붙였다.
하준원 감독은 "'부부의 세계' 몇 개월 후라 엄청난 작품 제안이 있었을거라 하실거라는 상상을 안 했다. 제작사 대표님이 선배님께 드리자고 해서 말이 되는가 했는데, 연출자의 욕심에 안 해보고 간다면 평생 후회할 것 같았다"라며 "그래서 제작자에게 일주일 시간을 달라고 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다시 대본을 썼다. 그리고 빠른 시간 안에 답을 주셨다. 그 때 기억이 선명하게 남아있다"라고 김희애 캐스팅 비화를 밝혔다.
또 "봉준호 감독님은 대본을 보시고 '들어갈 영화다', '안 들어갈 영화'라는 걸 직관적으로 말씀해주신다"라며 "구체적인 방향이나 캐스팅 조언은 많이 해주셨고, 들어갈 것 같다고 힘을 주셨다"라고 전했다.
변신을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고 한 김희애는 "심여사는 너무나 다채로운 매력을 가지고 있어서 외적으로도 변신이 필요했다. 분장, 헤어팀이 저 아니게, 다른 역할과 가장 다르게 보이게 해주셨다"라며 "배우는 그 전 인물과 다르게 보이는 것이 신나고 재미있는 작업이라 행복했다. 컬러렌즈도 하고, 조금 더 신비감을 줄 때는 디테일하게 했다. 알아봐주시면 좋겠다"라고 강조했다.
이수경은 "아버지가 연루되어 있다가 억울하게 돌아가셨다. 진실을 밝히기 위해 유튜브를 운영한다. 뜨거운 캐릭터"라며 "초중반부터 그 목표만을 향해 달려간 캐릭터가 이만재를 만나면서 바뀌게 된다 그것도 매력이다"라고 설명했다.
하준원 감독은 세 캐릭터를 오케스트라로 설정했다며 "이만재는 진폭을 느끼게 하는 악기, 심여사는 공연의 지휘자, 공희주는 청중의 입장으로 구성을 했다"라고 밝혔다.
"바지사장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는 조진웅은 "취재가 힘들었다고 하는 걸 보니 드러나지 않은 세계가 있지 않았나 싶다"라며 "처음 시나리오를 봤을 때는 잘 꾸며낸 이야기라고만 생각했다. 뉴스를 봤을 때 바지사장이란 언급은 안하는데 잘 뜯어보면 결국 그런거다.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본 기억이 난다. 르포처럼 나올 정도면 만연한 사건 아닌가 싶어서 정신 똑바로 차려야겠다 싶었다"라고 전했다.
김희애 역시 "전문적인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다큐를 보는 것처럼, 어려운 세계를 직접 찾아다니며 조사를 했다고 해서 깜짝 놀랐다"라며 "허구와 진짜가 넘나든다. 뭐가 진짜고 드라마인가 싶을 정도로 팔색조같은 얘기가 나와서 재미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수경은 연기학원에 다닐 때 가장 존경하는 배우로 김희애를 꼽았다고 밝혔다. 또 조진웅의 '뿌리 깊은 나무'를 좋아했다고도 고백했다.
이에 조진웅은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이수경이 캐스팅 됐다는 얘기를 들었다. 주변에서 다들 칭찬을 하더라"라며 "만났을 때 주변 사람들이 왜 이렇게 좋아하냐고 묻기도 했다. 매순간 상황마다 얼굴이 다르다. 탤런트가 많은 친구다. 심지도 있어서 일을 내겠다 싶었다"라고 칭찬했다.
이어 "혼신을 다해 집중할 때는 이런 에너지가 있구나 싶어서 후배지만 많은 것을 배웠다"라고 덧붙였다. 김희애도 "이수경 씨와 같이 출연하게 되어 영광이다. 다음에 또 같이 해달라"라고 러브콜을 보냈다. 하준원 감독 역시 "당참 이면에 내면 연기를 잘하는 배우라, 다음 작품에서도 꼭 다시 만나고 싶다"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데드맨'은 오는 2월 7일 설연휴를 겨냥해 개봉된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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