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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NOW]② '음반 재고 껴안기' 갑론을박…지고 있는 조회수 마케팅


[조이뉴스24 정지원 기자] 매년 수십 팀이 데뷔하고, 수백여 팀이 컴백하는 K팝 가요계, 대중에게 노래 하나 알리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닌 세상이 왔다. 과거처럼 '좋은 노래가 입에서 입으로 퍼지는' 역주행 방식은, 일 년에 고작 한두 곡만 선택받는 '천운의 이벤트'가 됐다. 그렇다면 이 넓고 넓은 가요계 시장에서 업계 관계자들은 노래를 알리기 위해 어떤 마케팅 방식을 선택하고 있을까. 어딘가 미묘하고 어딘가 찜찜하지만, 위법도 편법도 아니라 하는, 음원과 음반 마케팅의 현 실태를 살펴봤다.

◇음반, '초동 끌어 쓰기' 문제없지만…"창고 박아놓기는 문제"

음원 쪽에서 'SNS 바이럴 마케팅'이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면, 음반 쪽에서는 '재고 껴안기'가 지적받고 있다. 미리 구매해서 바코드까지 찍어 판매 처리가 된 음반 재고를 반품하지 않고 어딘가에 박아놓는다는 뜻이다. 팬 사인회를 수십 번 수백 번 해서 물량을 다 팔아버리는 것과는 다르다. 팔리지 않은 재고를 창고에 박아 놓고 팔린 척한다면 그건 그때부터 문제가 된다.

"국내 모 창고에 모 회사 가수들의 음반이 가득 쌓여 있다더라", "해외 어디 작은 섬에 K팝 가수들의 CD가 쌓여 있단다" 식의 업계 우스갯소리도 이 사태를 대변하는 말이다.

덧붙여 설명하자면 '초동 끌어 쓰기' 역시 유구한 음반 판매 마케팅의 방식 중 하나다. 이미 수많은 가요 기획사가 하는 보통의 마케팅 방식으로, 예약 판매를 열고 컴백 이후에 예정된 팬 사인회 일정을 미리 공개한 뒤, 팬들이 해당 팬 사인회 일자와 판매처에 맞게 음반을 미리 구매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아이돌 그룹 및 아이돌 출신 솔로 가수들은 당연하게 진행하고 있는 방식이지만, 일각에서는 "음반의 총판이 중요하지, 초동을 끌어모으는 게 뭐가 중요하냐?"고 지적하는 관계자들도 적지 않다.

유튜브 로고
유튜브 로고

◇지고 있는 마케팅도 있다…"유튜브 조회수는 매력 없어"

SNS 바이럴 마케팅이 소위 '뜨고 있는' 마케팅 방식이라면, '지고 있는' 마케팅 방식도 존재한다. 바로 유튜브 조회수 마케팅이다.

과거 가요 기획사는 유튜브에 공개하는 자사 아티스트 뮤직비디오에 '유튜브 바이럴'을 돌렸다. 관계자에 따르면 '1억 원에 n 천만 뷰'라는 기본적 금액이 존재한다. 이는 가수, 시기, 지역에 따라 변동 가능성이 있다. 유튜브를 많이 보는 국가인 미국 한국 일본 같은 경우는 바이럴 마케팅비가 비싸 같은 금액을 써도 뷰 수가 줄어들고, 상대적으로 홍보비가 저렴한 동남아시아나 중동은 같은 금액을 써도높은 뷰수를 마케팅할 수 있다.

하지만 K팝이 전세계적으로 사랑을 받으면서, 인기 아티스트의 경우엔 유튜브 마케팅 없이도 조회수가 충분히 잘 나오는 시대를 맞았다. 또 유튜브 조회수가 높다고 감탄하는 시대도 지났다. 해외 반응만 좋아도 1억 뷰 뮤직비디오를 여러 작품 거느릴 수 있다. 더 이상 n 천만 뷰에 목숨을 걸지 않는 것이다. 자연스럽게 유튜브 조회수 마케팅은 빠른 속도로 '지는 마케팅'이 됐다.

다만 유튜브 마케팅이 완전히 사장된 건 아니다. 조회수 대신 유튜버들이 노래 혹은 가수를 언급하는 방식으로 유튜브 마케팅은 변화하고 있다. 가요기획사가 SNS 바이럴 마케팅 업체에 일정 금액을 지불하면, 업체가 컨택한 유튜버들이 자신의 SNS나 콘텐츠에서 노래나 가수를 홍보하는 방식이다. 물론 그 유튜버들이나 인플루언서들은 그에 상응한 대가를 받을 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료광고 표기는 없다.

◇"합법적 마케팅?…시장 질서 흐트러트리는 일 없어야"

합법적 마케팅이라고 해서 모든 걸 용인해야 하는 건 절대 아니다. 적어도 시장 질서를 흐트러트리거나 대중의 신뢰를 떨어뜨릴 만한 '과도한 마케팅'은 주의해야 한다.

이 현상들을 날카롭게 보고 있는 대중의 눈은 여전히 살아있고, 체감과 다른 음원 차트는 여전히 횡행하고 있으며 이를 합법이라 치부하기엔 어딘가 켕기고 씁쓸한 구석이 분명 존재하기 때문이다.

거금을 투자해 SNS 바이럴 마케팅으로 '초고속 스타'를 만드는데 성공한다면, 앞으로 이런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어디 있을까. 우리의 체감과 동떨어진 스타들이 생기는 게 K팝 시장에서 과연 유의미한 일이 될 수 있을까. 업계 질서를 흐트러트리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계자들의 경계와 대중의 비판적 목소리가 필요하다.

/정지원 기자(jeewonjeo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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