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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묘]③ 이도현 발·뱀·험한 것 빌드업·사운드…알수록 더 재밌는 '파묘'의 세계


장재현 감독, 천재이승국과 두 번째 '파묘' GV…N차 관객들의 열띤 호응
"우리 땅과 과거에 집중, 세대가 힘 합쳐 아이와 살아갈 터전 지키는 이야기"
"사운드, 전반부는 불협화음·후반부는 무게감…도깨비불에 힘 가장 많이 줘"
"여자머리 형상 뱀도 실제 제작…부끄럽지 않은 영화 만들겠다는 큰 원동력"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파면 팔수록 신기하고, 알면 알수록 재미있는 '파묘'의 세계다. 영화는 물론이고 비하인드까지 흥미로우니 빠져들 수밖에 없다. 솔직하고 유쾌한 입담에 작품에 대한 열정과 애정이 가득한 장재현 감독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파묘'는 거액의 돈을 받고 수상한 묘를 이장한 풍수사와 장의사, 무속인들에게 벌어지는 기이한 사건을 담은 오컬트 미스터리 영화다. '사바하', '검은 사제들' 장재현 감독의 신작으로, 최민식(상덕 역)과 김고은(화림 역), 유해진(영근 역), 이도현(봉길 역)이 열연을 펼쳤다. 파묘라는 신선한 소재에 동양의 무속 신앙을 담아 스릴과 재미를 동시에 잡았다는 호평을 얻고 있다.

배우 최민식이 영화 '파묘'(감독 장재현)에서 상덕을 연기하고 있다. [사진=(주)쇼박스]

개봉 이후 줄곧 박스오피스 1위는 물론이고, 개봉 18일 만에 800만 관객을 돌파하며 놀라운 흥행세를 보여주고 있다. 조만간 천만 영화에 등극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에 장재현 감독은 지난 13일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관객과의 대화(GV)를 진행하며 관객들이 궁금해하는 부분에 대해 재치있으면서도 유쾌하게 답을 전했다. 특히 이날 모더레이터로 나선 유튜버 천재이승국은 '파묘'에 진심인 관객들의 질문으로만 1시간을 꽉 채우며 유연한 진행력을 뽐내 극찬을 얻었다. 다음은 장재현 감독이 관객들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 교회 집사님으로도 유명한데, '파묘' 이후 교회에서의 위상이 달라졌나?

"서울 와서 처음 다닌 교회를 지금도 다니고 있다. 다행히 보수적인 분위기가 아니다. 연극배우도 많고 흡연자도 많다.(웃음) 학생 때 도움을 받아 교회에서 단편영화를 찍기도 했다. 빚이 많다. '검은 사제들'과 '사바하'는 종교적 담론이 있는 영화라 명분이 꽤 있었다. 주인공이 목사고 천주교는 이웃이기도 하다. 이번엔 종교에 관한 영화가 아니다. 우리 땅, 과거에 대한 것이니 오해는 말아 달라고 했다. 성경 구절도 나오니 배타적으로 생각하지 말아 달라고 했다. 그런데 목사님이 영화를 보시고 일명 '국뽕'이 차오르셨다. 예배할 때 설교 토크도 같이 하기로 했다. 면피했구나 싶었다.(웃음)"

장재현 감독과 천재이승국이 '파묘' 메가토크(GV)에서 관객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주)쇼박스]

- 어떤 마음으로 기도를 하며 준비를 했나? 영화를 만들 때 꼭 지켜야겠다고 했던 마음가짐이 있나?

"5년 동안 준비를 하다 보니 처음 다짐했던 것은 중간에 희미해진다. 처음엔 우리 땅, 과거 두 개에 집중하면서 했는데, 나중엔 잘 만들고 싶어서 나무 하나하나까지 세세하게 보면서 만들었다. 그런데 개봉하면 처음으로 돌아간다. 관객들은 처음 기획한 것을 느끼더라. 항일코드가 그렇게 있지 않다고 생각하고 만들었다. 많이 집중하지 않았고 너무 도드라지지 않도록 노력했다. 영화를 신나고 오락적으로 만들고 싶었다. 잘 만들 생각만 했다. 그런데 관객들이 집중했던 처음의 두 가지를 알아주더라. '내가 이렇게 만들고 싶었지'라며 5년 전으로 다시 돌아갔다."

- '상덕이 모든 문제'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비가 와도 그냥 화장했으면 됐을 테고, 화림이 덮자고 했을 때 그냥 파지 않았으면 됐을 텐데, 상덕이 모든 일을 만들었다고 하는 반응도 있었다. 어떻게 생각하나?

"시나리오엔 더 꼰대스럽고 고지식한 사람이었다. 다 허락을 받아야 하고 앞뒤가 꽉 막힐 정도로 투철한 직업의식을 가진 사람이다. 상덕이 관을 꺼내야 한다고 했기 때문에 끝까지 책임을 지게 된다. 그렇지 않으면 끝까지 밀어붙이는 원동력이 부족할 거라고 생각했다. 직업적인 꼰대 마인드로 해야 했다. 사실 보살의 시체를 발견하고 오열하는 장면이 있었다. 돼지가 잔인하게 죽어있는 장면도 편집이 됐다. 감정을 불태워서 죄책감을 느끼고 가야 하는 캐릭터다. 병실에서 "땅이야!"라며 설득하는 장면을 찍기가 힘들다. 그게 없으면 다시 산에 가는 원동력이 안 산다. 열을 내는 것이 아니라 날카롭게, 팩폭으로 찍어야 했나 하는데 그 신이 심리적으로는 어려웠다. 잘못하면 관객들에게 강요하는 신이 된다. '파묘'에는 그런 신이 없다. 분위기, 분위기, 정보, 정보, 사건 이런 식으로 간다. 배우들은 케미로 싸우는 연기를 해야 연기했다고 느끼는데 보고 놀라는 것만 찍으니까 배우들이 조금 답답해했다. '잘하고 있나?'라는 생각이 든다. 그 장면은 배우들을 100% 풀어주고 자유롭게 찍게 했다. 거의 끝에 찍었고 라이브하게 담았다. 평소 안 쓰던 방식으로 찍어서 그런지 생각보다는 뜨겁게 나왔고, 그런 것이 있어야 뒤에 목숨을 걸고 가는 원동력이 된다고 생각했다."

배우 김고은이 영화 '파묘'(감독 장재현)에서 화림을 연기하고 있다. [사진=(주)쇼박스]

- 캐릭터 구축에 신경을 쓴 부분은 무엇인가?

"나이대가 중요했다. 장의사와 풍수사는 꼬장꼬장하다. 요즘은 없어지는 직업이다. 반면 잘 나가는 무속인은 젊고 화려하다. 좋은 차를 타고 다니는데 트렁크 열어보면 닭 피가 있다. 나이 든 세대와 중간 30대가 힘을 합쳐서 아이를 구하고, 그 아이들이 살아갈 터전을 지키는 개념으로 세대를 이어주고 싶었다."

- 죽음에 대한 생각을 계속 하게 된 영화였다. 장재현 감독은 죽었을 때 매장과 화장 중 어떤 걸 선택할지 생각한 것이 있나?

"저는 명확하다. 어머니는 비싼 곳에 매장할 거다. 저에게 도움이 될 수 있으니까.(웃음) 제가 죽으면 깔끔하게 화장을 할 거다. 풍수사님과도 얘기를 했는데, '어머니는 좋은 곳에 모시고 너는 화장해라'라고 하시더라. 명당자리 찾는 비용이 비싸다. 서민은 좋은 곳을 할 수가 없다. 명당자리를 1년에 한 개 해준다. 진짜 유명한 사람이 와서 봐달라고 하면, 그 사람의 태어난 곳부터 시작한다. 태어난 곳이 가장 좋다고 하더라. 거기서부터 넓혀가면서 명당을 찾는데, 그곳을 발로 표시를 한다. 그곳에서 10cm도 벗어나면 안 된다. 그래서 그 땅을 사려고 하면, 당연히 주인이 안 판다. 그 주인과 친하게 지내서 땅을 사고 묘를 파는 건데, 저는 그런 명당을 딱 한 번 봤다. 핏줄이 있다. 혈토다. 무기질이 진짜 뛰어난 땅인 거다. 매장할 때 시신이 땅에 붙을 수 있게 관 밑부분을 뗀다. 그러면 한 달도 안 되어 흙으로 돌아간다. 풍수사도 지질 연구를 한다. 그래서 교수님을 만나는 것 같다. 그분들은 무속인들과 사이가 안 좋다. 딴따라라고 생각하더라. 극에서도 뒷담화 같은 걸 하는데, 친하면서도 같이 엮지 말라고 하더라."

- 야생 여우는 우리나라엔 거의 없는 거로 알고 있는데, 어떤 세계관으로 등장하게 된 건지 궁금하다. 특히 상덕과 화림만 여우를 보는데, 그들에게만 보이는 요괴 같은 것인가?

"여우는 요괴가 아니다. 야생 여우는 몇십 년 전부터 보호가 되어 우리나라엔 거의 없는 거로 안다. 제가 CG를 싫어하는데 구하다 구하다 실패했다. 불법으로는 할 수 없다. 어쩔 수 없이 CG 도움을 받았다. 저도 공부를 하면서 거의 없다는 걸 알게 됐다. 여우를 자연스럽게 보여주면서 분위기를 잡으려고 했다. 제가 효율에 집착하다 보니 동시에 나무도 보여준다. 그리고 후반 음양사와도 매칭을 시켰다. 여우는 우리나라에서 좋은 의미의 동물은 아니다. 무덤을 파고 음지에 산다. 밤에는 음지에 있고 낮에 활동하기 위해서 무덤을 판다. 그래서 무덤가에 여우가 좋지 않다는 얘기가 있어서 넣었고 우연히 그 둘만 본 거다."

배우 이도현이 영화 '파묘'(감독 장재현)에서 봉길을 연기하고 있다. [사진=(주)쇼박스]

- 엔딩 크레딧에 봉길 발 대역이라고 되어 있는데 어떤 장면인가?

"제가 CG를 싫어한다. 봉길이 발이 꺾이는 장면이 있다. 그래서 발이 많이 꺾이는 분을 모셨고, CG로 조금 더 틀었다. 자세히 보면 발가락이 예쁘지 않다. 이도현은 잘생겼다."

- 말라비틀어진 나무가 많이 나온다. 어떤 의미인지 궁금하고 후반 관에서 험한 것이 나온 후 철사 모양도 그런 것을 의도한 것이 있는 건가?

"얻어걸린 느낌도 있는데, 관의 철사는 나뭇가지를 생각하지는 않았다. 미술팀과 논의를 할 때 음양과 오행을 담자고 했다. 초반에는 물이 많이 나온다. 또 최대한 나무를 많이 넣었다. 뒤에는 드럼통에 불을 넣고, 전기난로도 나온다. 쇠와 불이다. 그렇게 오행을 많이 담으려고 노력한 것이 보인 것 같다. 묘를 보며 주변 나무가 점점 썩어있다. 가까이는 말라비틀어지고, 점점 썩어간다. 나쁜 땅에 가면 주변이 누렇고 소나무도 그 부분만 썩어있다. 그게 잘 보이려면 멀리서 찍어야 하는데 상덕의 감정선을 따라가지 못해 긴장감이 떨어진다. 그래서 잃는 것이 더 많겠다 싶어 쓰지 못해 아쉽긴 하다."

- 캐릭터 이름 중 지인의 이름을 사용한 것이 있나?

"제 친구들이 있다. 보국사 8명에 독립군 중 알려지지 않은 분들의 이름을 넣었는데 너무 그렇다는 생각이 들어서 제 친구 중 아버지가 국가유공자인 분들 위주로 선별해서 사용했다. 비하인드로 '사바하'에 나오는 살인범 중 세 명은 제 친한 친구의 이름이다."

배우 유해진, 최민식이 영화 '파묘'(감독 장재현)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주)쇼박스]

- 사운드가 인상적인데, 강조하고자 했던 부분은 무엇인가?

"큰 콘셉트는 전반부는 불협화음이다. 저음을 최소화했다. 후반부는 거의 저음 위주로 무게감을 가진다. 크게 그렇게 잡았다. 음악은 마지막에만 넣었고, 거의 다 소리다. 관을 뜯는 소리, 쇠 부딪히는 소리, 드라이아이스가 돌아다니는 소리 등 그런 걸로 베이스를 만들었다. 업체 대표님과 저는 항상 싸운다. 저는 화림이 창고에 있을 때 '험한 것'이 나타나며 내는 쿵쿵 소리가 싫다. 아무 소리도 안 나는 것이 좋다. 하지만 대표님은 관객들에게 그런 걸 팍팍 줘야 한다고 하셨다. 제가 마이너한 취향이라 대표님과 싸우는데, 극장에서 보면 대표님이 맞다. 저 혼자 예술 하는 거다. 그래서 늘 그 대표님과 작업을 한다. 제가 마이너하다 보니 상업적인 음악감독과 해서 밸런스를 맞추려고 한다. 제가 힘을 많이 준 건 도깨비불이다. 소리로 스크린을 태울 것 같고, 침이 죽 흐를 정도다. 경문 소리도 일본 스님을 찾아 온종일 녹음하면서 공을 많이 들였다. 극 속 배우들처럼 멍하니 볼 거라고 했는데, 상영관 사운드가 안 좋더라. 이 소리는 몰입이 확 되거나 아주 우습거나 둘 중 하나라 사운드가 중요하다. 그래서 저는 일주일에 두 번씩 극장을 돌아다니며 '파묘'를 봤다. '사바하' 때 많이 못 본 것이 후회되다 보니 이번에는 많이 보자고 했다. 그런데 계속 스피커 체크만 하고 있더라. 그게 좀 아쉽다."

- 혹시 사운드가 좋은 곳을 알려 줄 수 있나?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건 가장 사운드 좋은 관에선 '듄: 파트2'를 하고 있다."

- 극 구성을 두 개의 파트로 나눈 이유는 무엇인가?

"질문을 많이 받았고 호불호도 굉장히 많이 갈려서 괴로웠다.(웃음) 실제 파묘를 하다 보면 흙에서 몇십 년 된 장갑이 나온다. 그 당시 인부 거다. 가족들이 넣어놓은 것도 나온다. 이 시대의 것이 아니다. 타임머신으로 들어가는 것 같다. 흙도 그 당시에 덮은 것이다. 그렇게 과거로 가게 된다. 두 개의 이야기가 아니라 '파고 또 파고'의 느낌이다. 제가 기술이 많이 없어서 두 개로 단절이 되게 만들었는데 100년 전, 300년 전으로 간 거다. 그래서 첩장 구조로 이야기가 끊겨야 했다. 앞의 혼령과 뒤의 정령은 표현법이 달라야 한다고 생각했다. 뒷부분에 대해선 모두가 시나리오 단계부터 반대하고 걱정했다. 직접 보여주는 것이 이상하지 않냐고. 저는 에너지를 여기에 다 쏟았다. 관 큰 거 나오고 누군가 죽고, 깨서 나가보니 돼지가 죽었다. 그런 후에 투구 보여주고 발 보여주고 목소리가 들린다. 그런 식으로 엄청난 빌드업을 해서 안 불편하게 다가가게 했다. 빌드업이 진짜 길었다. 어느 순간은 한계가 있고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다는 걸 알았고, 대신 오컬트 색을 잃지 말자며 밀어붙였다. 그래서 이렇게 따라와 주셨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 '검은 사제들'을 기대하면서 '사바하'를 봤는데 "뭐야?"라고 하셨다. 이번에는 "'사바하' 좋았지"라면서 보러왔다가 "이건 뭐야?"라고 하시더라. 힘들다. 이게 맞나 싶고 해서 초반엔 좀 예민했다."

배우 김민준이 '파묘'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주)쇼박스]

- 화림이 병실에서 봉길의 상처를 보더니 "문신을 피해갔네"라고 한다. 그 한자 사이 영문이 있는데 그건 배우의 것인가?

"영어로 적힌 건 배우의 문신이다. CG가 비싸기도 하고 지울 필요 있나 싶어서 그냥 뒀다."

- 네 명의 생시도 많이들 궁금해한다. 설정한 것이 있나?

"60대, 50대, 30대로 나이 배열을 했고, 제가 40대다.(웃음) 화림은 90년생, 봉길은 93년생이라고 시나리오에 적었다. 상덕과 영근은 민식, 해진 선배의 나이다. 실제 민식 선배가 범띠다. 실제로 보면 호랑이 같다. 상덕의 호는 '호안'이다. 풍수사의 호는 '안(眼)'이 많다. 최고 경지에 이른 사람을 신안이라고 하는데, 상덕은 호랑이니까 호안이라고 했다."

- 앞부분 친일파 할아버지가 창문으로 들어온다. 그렇게 설정한 이유가 있나?

"뱀파이어가 창문으로 들어오곤 하는데, 우리나라도 그런 설화가 있다. 창문을 열어서 온다기보다는 허락을 받는 개념이라고 하더라. 우리도 제사 지낼 때 창문을 다 연다. 재미있게 하려고 넣은 설정이다. 찍은 후에 이런 설정을 담은 드라마('악귀')가 나왔더라. 그래서 거부감이 없었던 것 같다. '아기는 대답을 못 하는데 어떻게 하지?'라는 고민이 생겼다. 시나리오에 아기가 창밖에 비친 할아버지를 보고 씩 웃는다. 그런 후 카메라가 돌아가면 할아버지가 안에 들어가 있는 거로 했다. 보면 아기를 안고 창가로 가고 아기가 씩 웃는다. 그거 찍으려고 종일 찍었다. 3초는 웃어야 하는데 1.5초만 웃는다. 그래서 CG로 연장을 했다. 할아버지가 거울에 비쳐서 씩 웃는다. 마음의 허락을 구하는 거다."

배우 유해진, 이도현, 김고은, 최민식이 영화 '파묘'(감독 장재현)에서 열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주)쇼박스]

- 여자 얼굴 형상을 한 뱀이 등장한 이유도 궁금하다.

"이장을 하다 보면 구렁이가 묘를 해친다. 구렁이가 관 안에 똬리를 틀고 있는 것이 무섭다고 한다. 오래 여기에 있었으면 밑에 있는 관의 영향을 받지 않았을까 싶었다. 봉길이가 뱀을 태우는 신에서 원래는 화림이 대사가 있다. 뱀을 보고 '요기 때문에 저렇게 변한 것 같다'라고 한다. 그걸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알 것 같아서 대사를 뺐다. 그리고 뱀이 등장하면 장르의 변주를 희석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앞으로 이웃 나라와 관련된 것이 나올 것 같은 느낌을 준 거다. 재미있는 에피소드는 그 뱀(누레온나)을 실제로 만들었다. 진짜 머리털 하나까지 다 심어서 만들었고, CG로 움직이게만 했다. 그걸 제가 가지고 있다. '소공녀'의 전고은 감독님을 볼 때마다 누레온나 얼굴이다. 그래서 얼굴 모델을 부탁했다가 거절당했다. (웃음)"

- 묘의 형상도 따온 것이 있나?

"롤모델인 묘가 있었다. 관리가 안 되고 뒤에 으슥한 나무가 있다. 두꺼운 나무가 있어서 그늘이 져야 느낌이 사는데, 우리는 세트를 지을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평범하지만 이상하게 보여주자는 방식으로 하고 사운드를 더해 효과를 얻었다."

- 관객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는데 인기를 실감하나?

"헬스 트레이너들이 사인을 받더라.(웃음) N차 관람도 굉장히 많이 하셔서 영화를 만드는데 큰 부담이 된다. 요즘은 영화가 아예 선택을 못 받거나 많이 보거나 양분화가 되는 것 같다. 그래서 더 잘 만들어야겠다는 좋은 부담이 생긴다. 영화를 여러 번 봐도 부끄럽지 않은 완성도로 만들어야겠다. 제가 완성본을 보면 바꾸고 싶은 곳이 150군데는 있다. 오답 노트처럼 첫 장면부터 잘 찍었어야 했다며 사소한 실수가 많이 보인다. 그게 여러 번 보면 다 보인다. 그래서 더 잘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고, 이것이 다음 작품에 대한 원동력이기도 하다. 그럴 일은 없겠지만 만약 영화가 완벽하다는 생각이 들면 그걸 깨고 싶지 않아서 은퇴하고 싶을 거다. 그래서 더 큰 원동력이 되고, 이렇게 많이 봐주시는 것이 고맙다. 관객들 사랑을 많이 받아서 다음 주(19일) 최민식 선배와 같이 GV를 또 한다. 최대한 많이 뵙고 얘기를 나누고 싶다."

장재현 감독과 천재이승국이 '파묘' 메가토크(GV)에서 관객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주)쇼박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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