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배우 김무열이 잔혹함으로 똘똘 뭉친 빌런 백창기로 '천만 배우' 등극을 앞두고 있다. '범죄도시4'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빌런으로 맹활약하며 존재감을 발산한 그다. 다행히 촬영 후 그 캐릭터에서 빨리 빠져나온다는 김무열은 "백창기는 뒤도 안 돌아봤다"라고 말하며 크게 웃었다. 그리고 '범죄도시4' 뿐만 아니라 '스위트홈3', '우씨황후', '노 웨이 아웃' 등 앞으로 공개될 작품에서 또 다른 얼굴을 보여줄 것이라고 예고했다.
'범죄도시4'(감독 허명행)는 괴물형사 마석도(마동석)가 대규모 온라인 불법 도박 조직을 움직이는 특수부대 용병 출신의 빌런 백창기(김무열)와 IT 업계 천재 CEO 장동철(이동휘)에 맞서 다시 돌아온 장이수(박지환), 광수대&사이버팀과 함께 펼치는 범죄 소탕 작전을 그린 영화다.
대한민국 대표 프랜차이즈답게 개봉 전부터 90%가 넘는 예매율을 기록하며 기대를 모았던 ‘범죄도시4’는 13일 만에 8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올해는 물론이고 시리즈 최단기간 흥행 기록을 새롭게 쓰고 있다. 당연히 천만 돌파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얼마나 빠르게 천만을 넘어설지 신기록 경신에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무열이 연기한 4세대 빌런 백창기는 특수부대 용병 출신의 빌런답게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어떤 악행이든 저지르는 피도 눈물도 없는 인물이다. 주 무기는 단검. 캐릭터를 위해 10kg 체중을 증량한 김무열은 누구보다 묵직하고 날렵한 액션으로 상대를 압도하며 시선을 사로잡는다. 다음은 김무열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 장동철과 백창기 중 누가 더 나쁘다고 생각하나?
"둘 다 나쁘다.(웃음) 백창기는 경찰서에서 자기 조직원도 거리낌 없이 찔러 죽인다. 죄책감은 아예 생각을 안 한다. 폭력에 중독됐고 거기서 오는 쾌락을 좇는다. 캐릭터에 몰입하다 보니 언제 어떻게 죽고 싶다는 내용의 글귀까지 쓰기도 했다. 마지막에 마석도가 정의의 한 방을 날리기 전에 웃는다. 캐릭터가 어떤 감정 상태에 놓여 있고 어떤 사람인지 얘기하고 싶은 마음이 있는데, 백창기는 그럴 기회가 없다. 마지막 웃는 얼굴은 제가 보여드리고 싶은 백창기의 다른 면이었다. 제작보고회에서 "백창기의 최후를 기대해 달라"라고 했었는데, 개인적으로는 그 얼굴이었다."
- 그 웃음의 의미는 무엇인가?
"단순한 즐거움이다. 항상 위험에 노출이 되어 있고 죽기 직전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경험도 많이 했을 거다. 마석도와의 대결에서 자신의 최후를 마주하면서 비로소 즐거워하는 거다. 그 얼굴을 찍었을 때 "흉악한 얼굴 때문에 19세가 나오면 어쩌냐"라는 농담을 하기도 했다. '범죄도시' 시리즈가 주는 여러 가지 감상 중에 인상 깊은 것이, 마석도가 정말 강한 사람이고 다 해결해줄 것 같지만 어딘가엔 악인이 있을 것 같다는 외로움 섞인 불안감이 엔딩 크레딧 올라갈 때 느껴진다였다. 악의 불씨가 완벽하게 꺼지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는다. 마석도도 나이가 들고, 혼자다. 끔찍한 악마 같은 범죄자가 다시 나타날 것 같아 뒷모습에서 쓸쓸함을 느끼게 된다. 백창기 웃음에서도 그런 불씨 같은 것이 느껴지길 바란다."
- 악역의 여운이 오래 가는 편인가, 아니면 빨리 털어버리는 편인가?
"저는 빨리 털어낸다. 그 인물에서 빠져나오는 시간이 길지 않다. 들어갔다 나오는 것이 자유롭다. 백창기는 인간성이 바닥이고 끔찍한 사람이라 도망치듯 빨리 빠져나왔다. 뒤도 안 돌아봤다.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지난 작업을 복기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 까맣게 잊고 있었더라. 심리적인 방어이기도 하다. 배우가 좋은 연기를 보여주려면 잘 잊어버려야 하는 것이 요건이다. 저에게서 나오는 연기라 비슷할 수 있지만, 다 똑같을 순 없다. 새롭게 하려고 한다."
- 그렇다면 악역 인기를 할 때 실생활에서 영향을 받기도 했나?
"저는 안 그런 줄 알았는데 주변 사람들이 예민하다는 얘기를 한다. 평소의 행동 같은 것이 전과 다르다고 하더라. 제가 메소드 연기를 하는 배우는 아니라 현실에서 그렇게 신경 안 쓰고, 연기할 때만 집중해서 한다고 생각했는데 관성이 있는 것 같다. 그래서 가끔 그런 말을 듣는다. '범죄도시4'는 10kg 체중 증량을 하다 보니, 운동도 열심히 하고 몸에 에너지가 넘쳐 흐르고 몸도 커졌다. 저는 편한 상태를 유지하는 건데도 남이 봤을 때는 그랬던 것 같다."
- 이번에 상의 탈의 장면이 있었다. 준비했나?
"몸 만들 시간이 별로 없었다. 사실 첫 대본에 상의 탈의가 있었다. 감독님과 얘기를 나눴는데 "이런 거 하지 말자. 스토리적으로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해야지 갑자기 이러면 안 된다"라고 합의가 됐다. 그래서 안 하는 줄 알았다. 그런데 총을 쏜 후 피가 옷에 묻었다. 필리핀 현지에서의 마지막 촬영이었는데 옷을 갈아입자는 얘기가 나왔다. 갈아입는 건 자연스럽기도 하고, 날씨가 너무 더워서 벗어도 될 것 같았다. 그래서 갑자기 그렇게 됐다. 그래서 펌핑을 할 시간도 없었다. 다행히 전작이었던 '스위트홈' 시리즈 촬영 때 몸을 만들어 놨다."
- 넷플릭스 '스위트홈' 시즌2에서 함께 군인 연기를 했던 정석원, 허남준 등도 몸 좋기로 유명한 배우들이다. 이들과 경쟁이 붙기도 했나?
"서로 자극받아서 경쟁이 붙었다. 전체적으로 촬영 일정이 늘어났다. 그래서 저희가 이 정도면 상의 탈의 장면이 있겠다 하는 시기가 빗나갔다. 준비하는 기간이 더 길어졌다. 목표를 설정하면 거기에 맞춰서 최상의 몸 상태를 만들려고 한다. 하지만 시간이 늘어나면 몸이 못 버틴다. 운동을 아무리 해도 근육이 안 나오고 쪼그라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쟁이 붙어서 한계를 넘어섰다. 문경에서 촬영하는데 헬스장이 하나 있다. 촬영하고 운동갈지 고민하다가 밤에 가면 배우들이 다 있다. 문 닫을 시간까지 다 같이 운동하고 오곤 했다."
- 액션 잘하는 배우라는 칭찬이 자자한데, 액션에 대해 욕심이 있는 편인가?
"어려서부터 운동하는 걸 좋아해서 접하게 됐는데, 운동 신경은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액션은 제가 잘해서가 아니라 상대방이 잘 맞춰줘야 잘해 보이고 빛난다. 액션 팀이 전문적으로 저를 띄워주시니까 잘해 보일 수밖에 없다. 저 신인 때 사극 촬영하러 처음 갔을 때 충격을 받았다. 쿵후, 태권도를 해서 운동은 자신 있었고, 아크로바틱도 잘할 때고 체력도 좋았다. 감독님이 제가 안 지키고 잘하니까 마구 굴리시더라. 장칼 연습을 했는데, 싸움을 잘하는 캐릭터가 아니다. 촬영 때는 칼질 한번 못했는데 6명과 싸우는 걸 시키더라. 그때 상대분들이 자기 몸을 던져서 만들어주니까 잘해 보인다는 것을 알게 됐다."
- 단검 액션 연습도 따로 했나?
"'범죄도시4' 때문에 따로 연습하지는 않았다. '스위트홈' 시리즈에서 특수부대 요원이라 그 당시 경쟁 붙어서 운동하고 총기 다루는 것도 배웠다. 밀리터리 덕후가 있는데 세미나를 추천해줘서 근접 전투술 훈련도 받았다. 다양하게 듣고 배울 수 있어서 좋은 기회였다. 검 쓰는 건 20대 때도 배웠기 때문에 전작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 최근 다작을 하고 있는데 앞으로 공개될 작품에선 어떤 모습을 보여줄 계획인가?
"앞으로 '스위트홈' 시즌3가 공개된다. 부대원들을 생각하고 아끼지만 겉으로는 티 내지 않는 따뜻한 인물이다. 티빙 '우씨황후'에선 냉정하고 냉철한 지략가다. 을파소라는 재상이다. 총리 자리에 앉다 보니 재미있었다. 지략가적인 면모를 보여드릴 것 같다. 또 다른 시리즈 '노 웨이 아웃'도 있다. 성공을 위해서라면 수단 가리지 않는 속물 변호사다. 유재명 선배님과 많이 붙는다. 현장에서 합도 잘 맞았고, 재미있는 장면도 많이 나와서 기대를 하고 있다. 역할이 크지는 않지만, 다양한 인물이 엮이면서 다른 그림이 나온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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