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진(blue jeans)이라는 명칭은 청바지의 원료인 면직물 데님(denim)이 나는 곳인 아탈리아의 제노아(Genoa)와 관련이 깊다. 지역명인 제노아를 영국식으로 Gene 또는 Jean이라고 발음하게 되었고 바지는 pants와 같이 항상 복수형을 쓰기에 복수 접미사인 s를 붙여 진스(Jeans)가 되었다. 더욱 흥미로운 건 청바지는 청색이 아닌 갈색에서 출발했다는 것이다. 갈색 바지에 인디고 페라(Indigofera)잎에서 추출한 파란색 염료를 입혀 만든 것이 지금의 블루진이 된 것이다.
청바지를 대표하는 브랜드인 리바이스(Levi's)는 독일 태생인 리바이 스트라우스(Levi Strauss)가 설립한 회사로 1850년대 미국 샌프란스시코에서 시작된 골드러시(Gold Rush)의 수혜를 입은 기업 중 하나다.
블루진이 탄생하기에 세 가지의 번뜩이는 세 가지 아이디어가 청바지의 역사를 만들었다. 첫 번째, 갈색 바지에 파란색의 인디고 색을 입힌 것이다. 금을 캐기 위해 전 세계에서 몰려드는 광부들에게 튼튼한 마차의 천막으로 바지를 만들어 팔기 시작한다. 스트라우스는 그 갈색 천막에 인디고(Indigo)색을 입혀 팔기 시작하면서 대성공을 거두게 된다. 두 번째는 주머니 부분이 자주 뜯어지는 것을 보안하기 위해 탄생한 발명품 하나가 청바지 디자인에 한 획을 긋게 된다. 청바지는 광부들이 하는 일에 맞게 다자인의 변화를 거듭하게 된다. 1873년 재단사인 제이콥 데이비스(Jacob Davis)가 주머니 가장자리에 붙이기 위해 만든 금속의 리벳(rivet)이 바로 그것이다. 리벳은 헐거워 진 주머니 부분을 단단하게 하는 것 뿐만 아니라 청바지를 대표하는 디자인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세 번째는 제품명에 501이라는 일련번호를 사용한 아이디어다. 천을 보관하고 있던 상자 번호를 처음으로 의류 제품명에 사용하면서 Levi's 501이 탄생하였다. 이는 1890년대 공식적 출시되면서 현재까지 품질과 내구성으로 가장 잘 알려진 청바지로 그 역사와 전통이 2 세기를 걸쳐 이어져 오고 있다.
블루진의 유래에 이어 레트로 열풍을 타고 유행하고 있는 청청패션에 대해 알아보자. 아래 위 모두 청색으로 연출하는 '청청 패션'은 영어로 더블 데님(double denim), 데님 온 데님(denim on denim), 혹은 캐네디언 턱시도(Canadian tuxedo)라고도 한다. 더블 데님은 '두개의 데님'. 데님 온 데님 또한 '데님 위에 또 데님'과 같이 그 의미를 추측할 수 있지만 캐네디언 턱시도라는 명칭이 흥미롭다. 1951년 미국 배우 빙 크로스비(Bing Crosby)가 상하의 모두 데님을 입었다는 이유로 벤쿠버의 한 호텔에서 입장이 거부된 일이 생겼다. 이 일화를 전해들은 리바이스 사가 그를 위해 특별한 데님 턱시도를 제작하였고 이는 청청패션을 일컫는 명칭으로 사용되었다. 과거 빙 크로스비에서 시작한 청청패션은 현대에 리한나(Rihanna), 카니예 웨스트(Kanye West), 지지 하디드(Gigi Hadid)와 같은 패셔니스타들이 연출하여 힙한 버전의 더블 데님으로 각종 패션 잡지를 장식하기도 하였다.
데드코어(dadcore)는 우리말에 '아재패션'으로 해석되며 아빠(dad)와 normcore의 core를 합친 합성어로 아빠가 입은 친근한 스타일을 일컫는 말이다. 청바지와 청재킷의 디자인, 색상, 패턴과 같은 미세한 차이가 부모님 세대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다소 겸손한 청청패션으로 연출되기도 한다. 예를 들면, 하이웨이스트(high waist), 스트레이트 핏(일자 핏), 플란넬 셔츠(flannel shit)의 체크 무늬(check patterns)에 따라 청청패션이 아재패션으로 보이기도 하니 힙한 데블 데님을 연출하길 원한다면 함께 곁들이는 운동화, 모자, 악세사리를 잘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다.
"좋은 패션은 혁명이 아니라 진화(Good fashion is evolution, not revolution.)"라는 말처럼 블루진은 수백년 동안 패션의 역사와 함께 하고 있다. 청청패션을 입고 멋도 더블(double)로 내어보면 좋을 듯하다.
◇ 조수진 소장은 베스트셀러 '패션 X English'의 저자로 국내에서 손꼽히는 영어교육 전문가 중 한 명이다. 특히 패션과 영어를 접목한 새로운 시도로 영어 교육계에 적지 않은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펜실베니아 대학교(UPENN) 교육학 석사 출신으로 '조수진영어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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