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임팩트를 지닌 빌런 백창기, 전편보다 큰 웃음을 갖고 컴백한 장이수, "뭔가 이유가 있지 않겠냐?"라는 어록을 남기며 더욱 강해진 핵주먹으로 돌아온 마석도 등이 열연한 영화 '범죄도시4'가 이번 주말 천만 돌파를 앞두고 있다.
'범죄도시4'는 3편에 등장한 신종 마약 사건의 3년 후를 다룬 이야기로 파타야의 살인 사건과 온라인 도박 사이트를 모티브로 제작한 영화이다. 사건의 배경인 2015년대, 직업의 특성, 지리적 배경 등은 등장인물의 패션을 통해서도 잘 나타나 있어 보는 재미를 더한다.
몸이 더욱 커진 마석도(마동석 분)는 무스탕을 입고 등장한다. 무스탕의 올바른 발음은 머스탱에 가깝다. 레트로의 유행을 타고 겨울이면 무스탕을 여기저기서 볼 수 있다. 연예인들의 공항 패션으로도 자주 등장하는 무스탕이란 명칭은 6.25 전쟁 당시 사용된 P-51 전투기 이름이다.
당시 공군 조종사들에게는 보온성이 좋은 가죽 재킷이 공급되었고, 그 재킷이 뭐냐는 질문에 한 호주 군인이 "This is Mustang.(이건 머스탱입니다)"이라고 답한다. 그는 공군기를 묻는 질문으로 착각해 이같이 대답했는데, 덕분에 재킷 이름이 된 것이다. 무스탕은 한국에서만 통용되는 패션용어이며, bomber coat(항공 점퍼–겨울용), shearling coat(시어링 코트)라고 한다. Shearling은 '깎은 양털'이라는 뜻으로 가죽 코트 안에 양털이 있어 이렇게 부른다. 최근 레트로에 맞춰 세련된 디자인으로 출시되고 있다. 예전에는 털이 있는 보온성 재킷도 bomber jacket이라고 했으나 요즘은 주로 얇고 빳빳한 옷감으로 된 재킷을 말한다. 마석도의 항공 재킷은 짙은 갈색의 몸을 더욱 크게 보이는 퍼(fur)안감과 컬러(collar)부분도 퍼가 풍성한 재킷이다.
백창기가 입은 셔츠 중 헨리(Henley) 셔츠는 우리가 주로 차이나 칼라라고도 말하는 셔츠로 플래킷(placket) 부분이 심플하고 일반 드레스 셔츠에 있는 칼라 부분이 없어 캐주얼하면서도 세련된 이미지를 보여 준다. 이 셔츠는 영국 옥스퍼드셔(Oxfordshire)에 위치한 헨리 온 템즈(Henley-On-Thames)라는 지역에서 사공들이 입어 유래가 된 것을 그 지역 조정 선수들이 유니폼으로 입어 대중화 되었다. 명칭은 지역 명을 사용하여 헨리라고 부른다. 영화 속 백창기는 피 묻은 흰색 헨리를 벗고 온 몸의 문신을 드러낸다.
IT 업계의 CEO를 맡은 장동철(이동휘 분)는 시종일관 톰 브라운(Thom Browne)만 입고 등장한다. 미국 디자이너인 톰 브라운은 미국의 전통적인 컬러인 레드, 화이트, 네이비를 트라이 컬러(tricolor)로 조합하여 톰 브라운 제품이라는 것을 즉시 식별할 수 있는 시그니쳐로 유명하다. 짧은 바지, 타이트한 남성 슈트의 획기적인 디자인으로 패션계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영화 속 장동철은 2015년에 크게 유행했던 톰 브라운을 통해 소유욕을 표현하고자 하는 의도로 이 브랜드만 입었다고 한다. 톰 브라운의 고급스러움은 오히려 입는 이들의 직업과 이미지로 인해 현재는 약간의 이미지 손상은 보고 있는 브랜드이기도 하다.
톰 브라운만큼이나 영화를 통해 PPL(product placement)인 듯 착각하게 하는 또 다른 브랜드는 장이수가 입고 등장하는 구찌(Gucci)이다. 화려한 색감과 큰 구찌 로고로 촌스럽지만 왜지 정감 있는 구찌 오빠의 이미지를 연출하며 관객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 한다.
범죄도시4의 4인방은 뭔가 이유 있는 패션을 선보이며 아이템과 브랜드를 영화 속에서 잘 활용하였다. 천만 관객을 연이어 기록하는 범죄도시 시리즈에는 정말 뭔가 이유가 있는 듯하다.
◇ 조수진 소장은 베스트셀러 '패션 X English'의 저자로 국내에서 손꼽히는 영어교육 전문가 중 한 명이다. 특히 패션과 영어를 접목한 새로운 시도로 영어 교육계에 적지 않은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펜실베니아 대학교(UPENN) 교육학 석사 출신으로 '조수진영어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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