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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원더랜드', 눈물 쏙 빼는 탕웨이·예뻐서 더 슬픈 수지x박보검


김태용 감독·탕웨이 부부의 두 번째 영화 '원더랜드'…6월 5일 개봉
사랑하고 보고 싶은 사람을 복원하는 AI 기술, 현 시대와 딱 맞는 질문
탕웨이·수지·박보검·정유미·최우식 그리고 공유까지, 환상의 캐스팅
다소 부족한 서사의 아쉬움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환상의 캐스팅, 그야말로 눈이 즐겁다. 탕웨이와 공유가 썸타는 것처럼 계속 만나고, 수지와 박보검이 연애를 한다고 하니, 안 보고 싶을 수 없다. 여기에 눈물 쏙 빼는 감정 교류, 묵직한 질문까지 던진다. 영화적 재미로만 따지면 분명 아쉬움이 존재하지만, 그럼에도 충분히 볼 만한 가치가 있는 '원더랜드'다.

'원더랜드'는 죽은 사람을 인공지능으로 복원하는 영상통화 서비스 '원더랜드'를 통해 사랑하는 사람과 다시 만나는 이야기다. '가족의 탄생', '만추' 등 탄탄하고 섬세한 연출력으로 평단과 관객들의 사랑을 받으며 작품성을 인정받은 김태용 감독의 신작이며, 탕웨이와 수지, 박보검, 정유미, 최우식 그리고 공유가 출연했다.

배우 수지와 박보검이 영화 '원더랜드'에서 호흡을 맞추고 있다. [사진=주)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배우 수지와 박보검이 영화 '원더랜드'에서 호흡을 맞추고 있다. [사진=주)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2020년 박보검이 입대하기 전 모든 촬영을 마쳤지만, 팬데믹을 비롯해 여러 가지 상황으로 개봉이 미뤄졌고, 촬영 4년만 드디어 관객들을 만나게 됐다. 하지만 이 덕분에 탕웨이부터 박보검까지, 모든 배우가 한자리에 모여 홍보 일정에 나설 수 있게 돼 '전화위복'이 됐다.

극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어린 딸에게 자신의 죽음을 숨기기 위해 '원더랜드' 서비스를 의뢰한 바이리(탕웨이 분), 오랫동안 깨어나지 못한 남자친구 태주(박보검 분)를 우주인으로 복원해 행복한 일상을 나누는 정인(수지 분), 그리고 '원더랜드'의 수석 플래너 해리(정유미 분)와 신입 플래너 현수(최우식 분)의 이야기가 중심이 된다.

해리와 현수는 '원더랜드'를 찾는 사람들이 소중한 기억을 이어갈 수 있도록 바쁜 하루하루를 보낸다. 어린 시절부터 인공지능 부모님과 교감해온 해리는 이용자들의 상황을 더욱 세심히 살피고, 현수는 의뢰받은 서비스에서 뜻밖의 비밀을 발견하면서 마음이 쓰인다.

어느 날 의식불명 상태의 태주가 기적처럼 깨어나 정인의 곁으로 돌아온다. 이제 행복할 것만 같았던 두 사람. 하지만 태주는 다시 마주하게 된 모든 것이 낯설어 혼란스럽고, 정인의 마음에도 조금씩 균열이 찾아온다.

배우 탕웨이가 영화 '원더랜드'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주)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배우 탕웨이가 영화 '원더랜드'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주)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배우 수지와 박보검이 영화 '원더랜드'에서 호흡을 맞추고 있다. [사진=주)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배우 수지와 박보검이 영화 '원더랜드'에서 호흡을 맞추고 있다. [사진=주)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원더랜드'에서 발굴 현장을 누비는 고고학자로 복원된 바이리는 딸과의 영상통화를 통해 친구 같은 엄마가 되기 위해 노력하지만 갑작스럽게 서비스가 종료되면서 예상치 못한 오류가 발생한다.

영화는 옴니버스물이기 때문에 생기는 장단점이 명확하다. 일단 탕웨이, 수지, 박보검, 정유미, 최우식, 공유를 한 영화에서 모두 볼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특히 수지와 박보검이 완성한 초반 연인 케미는 아름다운 영상미, 음악과 더해져 눈과 귀가 즐겁다. 실제 사귀냐는 말이 나올 정도로, 보고만 있어도 흐뭇해지는 지점이 분명히 있다. 게다가 영어로 대화하는 공유와 탕웨이의 투샷을 언제 또 볼 수 있겠나 싶다.

엄마이면서 딸이기도 한 바이리의 서사는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한다. 엄마와 딸이 보면 좋을 영화로 추천하고 싶다. 정유미와 최우식이 완성한 해리, 현수의 이야기는 AI 소재에 대한 흥미를 끌어내는 동시에 특유의 웃음 코드를 형성한다.

AI를 다루고 있지만,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느끼는 감정, 다양한 관계성이 중심이 되다 보니 구태의연하거나 어렵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는 것도 장점이다. 기술을 장황하게 설명하고 담아내기보다는, 인물의 상태나 감정에 더 집중한 연출이 돋보인다.

배우 정유미와 최우식이 영화 '원더랜드'에서 호흡을 맞추고 있다. [사진=(주)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배우 정유미와 최우식이 영화 '원더랜드'에서 호흡을 맞추고 있다. [사진=(주)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영화가 남기는 여운은 짙고, 메시지는 묵직하다. 인간은 언젠가 죽게 되어 있고, 누군가는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내기 마련. 그리고 이제는 AI가 낯설지 않아진 시대, '원더랜드' 서비스를 신청하겠느냐는 질문이 마냥 뜬구름 잡는 이야기가 아니게 됐다. 그렇기에 엄마와 딸, 할머니와 손자, 연인 등 각 캐릭터가 처한 상황에 더욱 깊게 공감하며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나라면 어땠을까?'라는 물음을 던지게 된다.

하지만 한정적인 시간 속 너무 많은 인물을 그려내다 보니 서사의 깊이감이 부족하다. 우리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엄마와 딸의 관계와는 달리, 연인인 태주와 정인의 이야기는 다소 불친절하다는 인상을 줘 아쉬움이 남는다.

배우들은 제 역할을 잘 수행한다. 누구 하나 모난 구석 없이 캐릭터에 딱 맞는 연기를 보여준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길이 가는 건 탕웨이다. AI임에도 탕웨이의 감정선에 집중해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울고 웃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갑자기 툭툭 나타나는 성준 역 공유와의 눈 맞춤은 설렘 포인트다. 그래서 바이리와 성준은 어떻게 됐을까? 그 이후가 더 궁금해지는 엔딩이다.

배우 공유와 탕웨이가 영화 '원더랜드'에서 호흡을 맞추고 있다.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배우 공유와 탕웨이가 영화 '원더랜드'에서 호흡을 맞추고 있다.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배우 박보검과 수지가 영화 '원더랜드'에서 호흡을 맞추고 있다. [사진=(주)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배우 박보검과 수지가 영화 '원더랜드'에서 호흡을 맞추고 있다. [사진=(주)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풋풋함과 예쁨만 담당하는 줄 알았던 박보검과 수지는 후반 섬세한 감정 연기로 예상보다 더 큰 슬픔을 그려낸다. 박보검은 밝고 다정다감한 AI와 묘하고 아슬아슬한 느낌이 가득한 현실 태주를 넘나들며 상반된 매력을 보여준다. 후반부 금방이라도 무너져내릴 것 같은 처연한 표정과 눈빛이 잊히지 않을 정도로 박보검의 강점이 돋보인 '원더랜드'다.

6월 5일 개봉. 러닝타임 113분. 12세 이상 관람가.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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