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서진이네2' 4회가 시청률 10%를 코앞에 두고 19일에 방영될 예정이다. 더운 날씨인 남미 멕시코에서 분식을 판 '서진이네'에 이어 설산과 오로라로 유명한 북유럽 아이슬란드에서 곰탕을 판다는 것만으로도 방영 전부터 큰 기대를 모았다. 멕시코의 꽃무늬 셔츠와는 달리 추위에 따뜻한 K Food를 요리하고 서빙하는 종업원들의 패션을 보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격식을 갖춰 말하지 않는 속어는 주로 세 가지 이유에서 유래한다. 첫째, 유사한 모양(similar shape), 둘째, 운율(rhyming), 세 번째는 완곡화법(euphemisms)이다. '서진이네2' 출연진들이 착용하는 비니(beanie), 곱창 머리끈(sruchies), 과잠(varsity jacket), 반다나(bandanna)와 같은 아이템 명칭과 댄디 룩이 이 세 가지의 용어 탄생과 어떻게 관련되는지 살펴보자.
유사한 모양에 근거한 비니(beanie)는 최우식이 즐겨 착용하는 아이템이다. 유사한 모양 때문에 'bean(콩)'은 20세기 초에 사용된 미국 속어로 '머리(head)'를 의미한다. 또한 중세 시대에 추위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바우드(baud)라고 하는 '양모'로 머리 장식을 만든 데서도 유래되었다. 속어는 단어의 사운드뿐만 아니라 의미까지 유머러스하면 비공식적으로 사용되다가 공식화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레트로 느낌의 액세서리인 '곱창 밴드'는 유사한 모양 때문에 생긴 재미있는 명칭이다. 곱창의 주름처럼 '돌돌 구기다(scrunch)'라는 동사와 관련되어 영어에서는 '스크런치(scruchies)'라고 불린다. 하지만 그 근원을 알고 보면 유사한 모양이 아니라 사실상 운율(rhyming)로 인한 속어이다. 1987년에 이를 발명한 로미 레브슨(Rommy Revoson)가 상품 특허 당시 그의 애완견 푸들의 이름인 Scunci를 상품명으로 등록하였다. 그 후 사람들인 점차 이를 Scruchie라고 발음 하였고 이것이 구부려진 모양과 유사한 운율 때문에 현재까지 스크런치라고 불리고 있다.
종업원들의 외출복으로 자주 등장하는 바시티 재킷(varsity jacket) 또한 유사한 운율 때문에 생긴 속어이다. university의 운율인 varsity는 ‘대학’을 뜻하는 영국 영어에서 유래되었다. 큰 알파벳이 새겨진 대학 점퍼인 바시티 재킷은 'letterman jacket'이라고도 불린다. 이 재킷은 가축 처리된 소매(leather sleeves), 골지로 된 소매와 허리밴드 (ribbed cuffs and waistband), 가슴에 새겨진 양모 이니셜(wool initials embroidered on the chest)이 특징이다. 1860년대 하버드 대학교 야구팀이 회색 플란넬 셔츠에 H를 새겨 만든 것이 바시티 재킷의 시초였다. 그 후 스포츠에 참여하거나 다양한 교외 활동에서 학교를 대표하는 아이템으로 미국 학생들 사이에서 크게 인기를 끌며 스포츠 정신과 학교 자부심을 심어 주기 위한 재킷으로 현재까지 사랑 받고 있다.
정유미는 주로 머리에, 최우식은 목과 머리에 묶는 꽃무늬 반다나(bandanna)가 눈에 띈다. 반다나는 영어가 아닌 힌두어 'bāṅdhnu'에서 파생되었다. 이는 인도에서 사용되는 염색 기술을 일컫는 용어이며 꽃무늬라고 하는 페이즐리(Paisley) 패턴은 페르시아(Persia)에서 유래되었다. 이 염색법과 디자인은 인도식 기법으로 대중화되어 힌두어인 반다나가 그 의미와 운율 때문에 아이템 명칭으로 사용된 것이다.
마지막으로 완곡화법의 이해를 돕기 위해 그루밍 족을 예로 들어 보자. 의류 고객이 남성보다는 여성이 압도적 이였던 과거와는 다르게 자신을 가꾸는데 돈을 아끼지 않는 남성을 한국어에서는 완곡하게 '그루밍(grooming)족'이라고 부른다. 반면, 영어에서 '그루밍'은 애완동물의 털을 다듬는 것을 의미한다. 그루밍족과 유사한 영어 단어를 굳이 찾는다면 '메트로섹슈얼(metrosexual)'이 그에 해당한다. 1994년 영국의 저널리스트 마크 심슨(Mark Simpson)이 'metropolitan'과 'sexual'을 결합하여 외모에 신경을 많이 쓰는 도시 남성을 묘사하기 위해 The Independent 신문에 처음 사용한 것에서 유래되었다.
'서진이네2'의 남성 출연진들이 연출하는 패션은 단연 댄디룩(Dandy Look)이다. 댄디즘(dandyism)은 18세기 후반과 19세기 초 영국에서 시작되었다. 영국의 상징적 인물인 뷰 브러멜(Beau Brummell)가 화려하지 않으면서 단정한 미니멀리즘에 대한 관심을 당시 남성 패션의 기준으로 설정하였다. 그 후 댄디즘은 패션뿐만 아니라 삶과 사고방식을 나타내는 용어로도 사용되고 있다.
이와 같이 패션과 용어의 탄생에는 흥미로운 연결고리가 있기에 앞으로 남은 '서진이네2'를 시청하면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잘 우려낸 곰탕으로 아이슬란드를 따뜻하게 녹일 '서진이네2'의 고공행진을 예상하며 일잘러(일 잘하는 사람)인 박서준이 보여줄 4회가 기대된다.
◇ 조수진 소장은 베스트셀러 '패션 X English'의 저자로 국내에서 손꼽히는 영어교육 전문가 중 한 명이다. 특히 패션과 영어를 접목한 새로운 시도로 영어 교육계에 적지 않은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펜실베니아 대학교(UPENN) 교육학 석사 출신으로 '조수진영어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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