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고품격 엔터테인먼트 경제지 조이뉴스24가 창간 20주년을 맞아 9월30일부터 10월8일까지 2024년을 빛낸 드라마, 예능, 영화, 배우, 가수 등을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에는 엔터테인먼트사·방송사 재직자, 영화 및 방송 콘텐츠 제작자, 연예부 기자 등 업계 종사자 200명이 참여했다. 조사 결과를 부문별로 소개한다.[편집자]
2024년에도 스크린에는 이름만 들어도 "아!" 탄성이 터져 나올 만한 개성 강한 캐릭터가 쏟아졌다. 배우들의 열연을 통해 탄생한 캐릭터는 서사에 힘을 더하는 동시에 파고드는 재미를 안겨주며 관객들의 N차 관람을 이끌었다. 그중 단연 최고는 지난해 연말부터 올 초까지 흥행몰이한 '서울의 봄' 전두광, 그리고 오컬트 장르의 새 역사를 쓴 '파묘' 이화림이다. 두 캐릭터 모두 황정민과 김고은의 새 인생 캐릭터로 자리매김하며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 울분 터진다...'서울의 봄' 황정민, 소름 끼치는 전두광
지난해 말부터 올 초까지 스크린은 '서울의 봄'으로 가득했다. '서울의 봄'은 1979년 12월 12일 수도 서울에서 일어난 신군부 세력의 반란을 막기 위한 일촉즉발의 9시간을 그린 영화로, 김성수 감독의 탄탄한 연출과 배우들의 열연 등 극찬을 얻으며 1312만 명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중에서도 황정민이 연기한 보안사령관 전두광은 러닝타임 내내 관객의 분노와 울분을 이끌며 영화와 그 시대에 빨려 들어가게 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을 모티브로 한 전두광을 연기하기 위해 황정민은 엄청난 노력이 요하는 특수분장으로 외형부터 캐릭터에 100% 이입했다.
또 눈빛과 표정으로 인물의 심리 상태를 완벽하게 표현하는 동시에 러닝타임 내내 엄청난 존재감과 몰입감을 선사했다. 워낙 쉽지 않고 부담감도 큰 캐릭터다 보니 황정민은 연기하는 내내 극도의 예민함을 유지할 수밖에 없었다고.
김성수 감독은 "황정민이 '정말 잘하고 싶다. 악인의 끝판왕 보여드리겠다. 어떻게 해야 하나'라고 하더라"라며 "민머리 분장을 했는데, 주름의 특징을 다 살리는 분장으로 가자고 해서 연구를 많이 했다. 전체 가발을 시도했는데 처음엔 매일 4시간씩 했다. 나중엔 빨라져서 3시간 반 정도 걸렸는데 황정민은 '빨리하지 말고 완벽하게 해달라'라고 했다. 지독한 분이다. 그렇게 지독한 완벽주의자가 없다"라고 감탄했다.
또 그는 "정의로운 인물과 대립할 만한 아우라를 표현하기 때문에 악인이 매력적으로 보이게 된다. 모든 인간은 다 인간적인 면모가 있다"라며 "그런데 황정민은 그런 요소가 인물에 개입되는 틈을 차단하더라. 표정을 보일 때도 주변 사람을 이용하기 위해 궁리하거나 가족, 아내가 나오는 장면에선 일부러 등지고 앉아서 시선을 주고받는 장면을 차단하는 방식으로 연기했다"라고 황정민의 놀라운 캐릭터 표현력을 칭찬했다.
이 같은 황정민의 노력에 관객들은 암담했던 우리의 과거를 마주하며 더욱 분노했고, '서울의 봄'에 뜨겁게 열광했다. 이어 황정민은 제60회 백상예술대상에서 남자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하며 다시 한번 배우로서의 높은 역량을 인정받았다. 업계 종사자들의 선택도 황정민의 전두광이었다. 전두광은 설문 결과 55표를 얻어 영화부문 최고의 캐릭터 1위를 차지했다.
황정민은 연예 업계 종사자들에게도 원픽으로 꼽히며 올해 최고의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서울의 봄' 역시 최고의 영화 1위에 올랐다. 이에 황정민은 조이뉴스24에 "제게 주어진 역할로 열심히 연기했을 뿐인데 많은 분께서 '최고의 배우'로 뽑아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 지금껏 이런 무당은 없었다, '파묘' 김고은의 이화림
김고은이 연기한 '파묘' 이화림은 설문 결과 40표를 얻어 영화 최고의 캐릭터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2월 개봉된 '파묘'는 거액의 돈을 받고 수상한 묘를 이장한 풍수사와 장의사, 무속인들에게 벌어지는 기이한 사건을 담은 오컬트 미스터리 영화로, '검은 사제들', '사바하' 장재현 감독의 세 번째 작품이다.
김고은은 장재현 감독의 장기가 제대로 발현된 '파묘'를 통해 배우 인생 처음으로 천만 배우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영화에서는 연기력과 별개로 좋은 흥행 성적을 내지 못했던 김고은은 '파묘'로 강력한 한 방을 날리며 '믿보배'로 우뚝 섰다.
특히 김고은의 무당 화림 변신은 영화 개봉 전부터 큰 화제를 모았다. 김고은의 신들린 대살굿 장면이 너무나 강렬했기 때문. MZ무당 콘셉트에 맞게 잘 짜인 비주얼과 말투는 물론이고 극이 진행될수록 깊어지는 감정선과 굿 장면은 보는 내내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이에 김고은은 제60회 백상예술대상 여자 최우수상을 품에 안았다.
◇ 잘 만든 애니메이션 파워, 하츄핑과 불안이
'사랑의 하츄핑' 하츄핑과 '인사이드 아웃2' 불안이는 설문 결과 각각 14표를 받아 영화 최고의 캐릭터 공동 3위에 올랐다.
'사랑의 하츄핑'은 운명의 소울메이트를 찾아 나선 '로미'와 '하츄핑'의 첫 만남을 그린 애니메이션 영화다.
어린이 관객들의 원픽으로 손꼽히는 '사랑의 하츄핑'은 한국 애니메이션 영화가 지난 12년간 넘어서지 못했던 100만 흥행의 벽을 뛰어넘은 것은 물론 최종 스코어 122만 명을 기록하며 역대 한국 애니메이션 흥행 2위 자리에 차지했다.
하츄핑은 늘 로미와 함께 다니며 애교 넘치는 로열핑으로, 사랑과 배려가 넘치는 성격이다. 모든 티니핑 중 유일무이하게 모든 회차와 시즌에 출연 중일 정도로 인기 캐릭터다.
'인사이드 아웃2' 역시 잘 만든 애니메이션 파워를 보여줬다. '인사이드 아웃2'는 13살이 된 라일리의 머릿속 감정 컨트롤 본부에 '불안', '당황', '따분', '부럽'의 낯선 감정들이 새롭게 등장하면서 평화롭던 일상이 깨지고 다시 시작된 위기와 모험을 다룬 애니메이션 영화다.
국내에서 개봉 40일 차에 80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것은 물론 역대 디즈니·픽사 흥행 1위라는 대기록을 세웠고, 최종 스코어 879만 명을 기록했다.
불안이는 2편에 새롭게 등장한 캐릭터로, 미래를 계획하고 대비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기존 감정인 소심과 역할이 겹치는 것 같지만, 소심과 달리 라일리 눈에 보이지 않는 것, 아직 닥치지 않은 더 먼 미래의 상황에 대비하는 역할이다.
'범죄도시4' 마석도(마동석)와 '핸섬가이즈' 상구(이희준)는 각각 10표, '범죄도시4' 장이수(박지환)와 '파묘' 윤봉길(이도현), '핸섬가이즈' 재필(이성민)은 각각 6표를 얻었다.
이 외에 '파일럿' 한정우(조정석), '베테랑2' 박선우(정해인), '무도실무관' 이정도(김우빈), '탈주' 리현상(구교환)은 3표씩 받았다. 또 '서울의 봄' 이태신(정우성), '인사이드 아웃2' 슬픔이, 기쁨이, 소심이, '범죄도시4' 백창기(김무열), '리볼버' 하수영(전도연), 정윤선(임지연) 등이 거론됐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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