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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 속 '왕의 여자', 시청자 감성을 울린다


'이산' 송연과 '태사기' 이지아가 보이는 사랑법

신분을 뛰어넘는 사랑은 역시 현대극에서보다 사극에서가 더 애절하고 감동적이다.

여자가 남자를 사랑하는 것에 어떤 조건이 있을까 만은 여기 두 여인은 그렇지 않은가 보다. 신분의 차이로 인해 사랑하는 마음마저 스스로 억제하는 여인들, 드라마 '이산'의 성송연과 '태왕사신기'의 수지니다.

MBC 월화드라마 '이산'의 송연(한지민 분)은 세손인 이산이 역모사건을 해결하는 데 큰 공을 세우고 궁에 불려가 붓을 선물 받으며 화원이 되라 격려까지 받고난 뒤 어릴 적 추억이 연모의 정으로 발전한다. 이어 이산의 빈궁인 효의왕후와 담소 후 빈궁 처소에서 만난 이산을 보고 흔들리는 마음을 의식하며 스스로 연모의 정을 부정한다.

어릴 적 위기에 봉착했을 때 자신의 다친 팔에 감아준 이산의 술띠를 어루만지며 송연은 이 감정이 우정이나 고마움이 아니라 임금이 될 자에 대한 연모임을 스스로 확인한다. 하지만 이것이 가장 가슴 아프게 하는 대목. 어느샌가 송글송글 맺힌 눈물과 마음 속으로 되뇌는 "내가 왜 이러지? 미쳤어"라는 독백은 아프고 슬픈 송연의 심정을 잘 표현했을 뿐 아니라 보고 듣는 이의 마음도 아프게 한다.

MBC 수목드라마 '태왕사신기'의 수지니(이지아 분) 역시 임금에 대한 연모의 정을 드러낼 수가 없어 애달파 한다. 담덕을 '거시기님'이라 부르며 물심양면으로 그를 돕고 애틋한 정을 쌓아온 수지니는 관미성에 잡혀간 자신을 임금이 혼자의 몸으로 구하러 온 것에 대해 사랑을 확인하고자 하지만 '그럴 리 없다'며 흔들리는 마음을 추스른다.

한갓 어린 백성이 임금을 연모한다거나 역으로 임금이 자신을 좋아한다거나 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는 생각에서다. 지난 7일 방송분에서는 으슥한 계곡 근처에 홀로 앉아 "나 때문에 혼자 몸으로 왔단 말인가? 왜 그랬는지 물어볼 수도 없고, 분명히 고구려의 임금으로서 관미성을 접수하러 왔다고 말할 테고…"라며 쉼 없이 떠들어댄다. 자신의 심정을 푸념처럼 털어놓는 독백은 '이산'에서 보여준 송연의 독백처럼 쓸쓸하고 애절하게 느껴진다.

그 때는 그럴지도 모르겠다. 신분의 차이를 뛰어넘는 사랑이 이뤄지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 만큼 어려운 일이기에 신분이 상대적으로 낮은 당사자 입장에서는 스스로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고 욕심을 버릴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올라가지 못할 나무는 쳐다보지도 말라는 것처럼. 따라서 이 두 여인의 임금에 대한 연모는 가슴 아프다. 시대적 상식에서는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기 때문이다. 금기시 된 사랑이기에, 그래서 더욱 드라마틱하다.

하지만 드라마 상에서 이뤄질 수 없는 사랑이란 없다. 분명 담덕은 수지니를 사랑하고 있다. 그저 겉으로 적극적인 표현을 하지 않을 뿐. 또 이산은 송연을 사랑하고 있다. 하지만 이산은 빈궁인 효의왕후가 있고, 송연에 대한 마음이 사랑인지 아닌지 아직 확실하게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뿐이다.

하지만 최근 방송분을 통해 보면 담덕이나 이산도 수지니와 송연에 대한 감정이 사랑임을 스스로 깨닫기 시작했다. 각각의 사랑은 드라마 곳곳에서 애틋하고 절절하게 드러난다. 다만 확연히 드러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표현되고 있다. 또 이것이 두 드라마를 이끌어가는 스토리라인 가운데 멜로 구도에 해당하며,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감성을 자극하는 가장 중심적인 스토리의 핵이다.

두 드라마는 현재 월화, 수목드라마를 장악하고 시청자들의 뜨거운 반응에 힘을 받아 인기 상승세를 굽히지 않고 있다. 이는 주인공들이 목숨을 걸고 적과 대치하는 급박한 스토리가 전개되는 가운데 이들의 멜로라인이 스토리의 또다른 한 축을 형성하면서 은근하게 드러나 시청자들의 감성을 자극하고 있기 때문이다.

두 여인의 사랑이 애절한 만큼 그 사랑이 어떻게 싹을 틔우고 꽃을 피워나가고 열매를 맺는지에 대해 시청자들은 더 큰 기대를 걸고 지켜보고 있다. 앞으로 두 드라마가 남녀주인공의 관계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이뉴스24 문용성기자 lococo@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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