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황금어장'의 '라디오 스타' 코너는 김구라 캐릭터의 정점을 보여준다.
김구라의 캐릭터라 할 수 있는 막말과 비난, 조소와 험담 등이 코너의 성격으로 자리잡아 제작진도 '잔혹한 토크쇼' '독한 토크' '막방송' '못된 토크' 등 자막을 통해 스스로의 성격을 규정한다.
김구라식 토크는 '무덤덤하게 내뱉는 독설의 쾌감' '가식 따위 벗어 던진 통렬한 직설화법' '정형화되거나 정제되지 않은 실감나는 화법' 등으로 어필한다.
지난 9일 방송된 '라디오 스타' 이승철 편에서도 김구라의 '못된 토크'는 '두부' 등 발언을 통해 또 한번 빛을 발했다.
김구라의 아웃사이더식 토크는 윤종신의 깐죽거림, 신정환의 편들기와 비난, 김국진의 당황스러운 반응 등과 연계돼 '라디오스타'를 이끌어간다.
신정환은 "김구라, 당신 때문에 우리 프로가 상을 못받는다"는 애드리브로 김구라가 프로그램에 미치는 영향을 간접적으로 시인했다.
이는 김구라 식 토크의 거칠고 투박함 때문에 비록 더 많은 시청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지는 못하지만, '라디오 스타'의 컬트적 매력을 즐기는 시청자들에게는 한없이 통쾌한 토크쇼가 되는 것이 '라디오 스타'의 운명이란 점에 대한 은연 중 비유다.
천상지희 더 그레이스의 멤버들이 출연했던 '라디오 스타'에서 김구라가 보여준 '혀 빨리 놀리기'는 일부 시청자들에게는 불쾌했겠지만, '천편일률적인 버라이어티에 식상함을 느끼는' 또 다른 시청자들에게는 어처구니 없이 재미있고 웃긴 에피소드가 된다.
불만 가득한 얼굴로 내뱉는 정제되지 않은, 가시 돋힌, 정곡을 찌르는 김구라식 토크에 방송가는 열광하고 있다. 그리고 시청자들 또한 그 '날 것'의 묘미에 서서히 길들여져 가고 있다.
지금은 전 국민적 사랑을 받고 있는 MBC '무한도전'도 '무모한 도전'이던 당시에는 컬트적 재미로 소수 열혈팬의 사랑을 받았다는 점을 기억한다면, 지금 '라디오 스타' 또한 모든 시청자들을 잡으려는 노력보다는 김구라식 토크의 맛을 살려 코너의 개성과 색깔을 더 분명히 내기 바란다.
조이뉴스24 박재덕 기자 avalo@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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